21일 국회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윤상직 유치위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21일 국회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윤상직 유치위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 투표가 2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1월 28일이 D-DAY이다.

재계 총수들은 남은 기간 동안 엑스포 유치 성공을 위해 ‘워크홀릭’으로 지낼 수밖에 없다. 61조원의 경제적 효과와 50만개의 일자리 창출, 기업 브랜드 가치 상승 등 유‧무형적 가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사업비 1조 달러를 들여 건설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네옴시티 조성’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네옴시티 수주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어서 ‘오일머니’의 유혹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은 엑스포 투표를 앞두고 국내외 곳곳에서 막바지 부산엑스포 유치 전략을 수립하고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가장 주목받는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다. 최 회장은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해외 출장길에 나선다. 부산엑스포 민간 유치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그는 거의 매달 해외로 발걸음을 옮겨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들을 돌며 표심을 끌어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내달 열리는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도 BIE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연다. 막판까지 그룹 역량을 집결해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매년 명절 때마다 해외 사업장 방문에 나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이달 외국으로 나서 막판 부산엑스포 유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부산에 건설과 제과 등 주요 계열사의 생산 시설을 두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부산엑스포 유치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당분간 국내에 머물며 엑스포 유치 전략 수립에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의 엑스포 유치 도전은 2014년부터 시작됐다. 일수로 계산하면 3000일이 훌쩍 넘는다. 최대 경쟁 도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다.

사우디는 시기상으로 우리나라의 경쟁국이자 협력의 대상이기도 하다. 미래도시 ‘네옴’의 수주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달 중순에는 국내 10대 그룹 총수들이 사우디를 방문한다. 가장 활발한 엑스포 유치 활동을 펼쳐야 하는 시기에 경쟁국을 찾는 것이다. 이때는 개최지 결정을 한 달 가량 앞둔 시점이어서 엑스포 유치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온다.

지난해 11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총수 8명이 국내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2시간 가량 차담회를 가진 바 있어 양측의 친밀도는 꽤나 높은 상황이다.

이에 최 회장은 지난 14일 울산포럼 폐막 직후 취재진을 만나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엑스포 유치 경쟁과 우리 기업의 네옴시티 수주가 서로 얽힐 일이 없다는 얘기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낸 윤상직 유치위 사무총장도 “수주 사업과 엑스포 유치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