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 경기 광주시 곤지암에 있는 도자기박물관을 구경할 기회가 있었다. 도자기의 문외한이라 해도 한번 돌아보면 도자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역사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알 수 있다. 흙으로 빚어 600~800℃의 불에 구운 조악한 수준의 토기(土器)에서부터 800~1,000℃의 온도로 구운 도기(陶器), 1000℃ 내외의 온도로 구운 석기(炻器), 1,100℃ 이상의 고온에 구운 것을 자기(瓷器)라 부른다. 총칭해서 도자기(陶瓷器)라 한다. 청자는 1,100℃, 백자는 1,400℃의 고온에서 굽는다. 좋은 도자기를 만들
[골프한국] 미국의 장타자 렉시 톰슨(29)이 지난 달 29일 US여자오픈 대회장에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밝힌 1주일 뒤 호주의 살아있는 전설 캐리 웹(49)은 미국 뉴저지주 갤로웨이의 시뷰 베이코스에서 열린 LPGA투어 샵라이트 클래식에 출전했다. 한창나이의 한 선수는 은퇴를 얘기하는데 그보다 20세나 많은 노장은 현역에 복귀한 것이다. 톰슨은 US여자오픈 공식 기자회견에서 “계속 카메라 앞에 서고 열심히 연습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비판받아 힘들었다. 골프선수로 산다는 것은 많은 것을 요구하며 외롭기까지 하다.
[골프한국] 최상호 선수(69)는 내가 직접 인사를 나누고 한 테이블에서 식사한 프로선수 2명 중 한 명이다. 다른 한 명은 최경주 선수(54)로 관훈클럽 토론회를 계기로 인사를 나누었다. 2002년 초로 기억된다.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시즌 개막 직전 선수들을 모아 원활한 투어 활동을 위한 교육을 겸한 교양 강좌에 외부 강사로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골프에 입문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기량 면에선 사실상 초보나 다름없었던 내가 강사로 초청받은 것은 졸저 ‘달마가 골프채를 잡은 까닭은’ 덕분이었다. 지인의 권유로 골프에 발
[골프한국] ‘Baby Elephant Syndrome’(아기 코끼리 증후군)이란 말이 있다. ‘코끼리 사슬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6톤이 넘는 거구로 정글을 누비는 모습에서 코끼리는 자유를 누리는 무적의 상징처럼 보인다. 그러나 어릴 때 사람에게 붙잡혀 서커스단에 팔려 가면 조련사의 지시에 복종하는 애완용 동물로 전락한다. 서커스단의 조련사는 어린 코끼리를 길들이기 위해 뒷다리를 쇠사슬이나 밧줄로 묶어 말뚝에 매어 둔다. 코끼리는 도망치려 몸부림치다 스스로 쇠사슬을 끊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쇠사슬 끊는 것을 포기하고 만다. 시
[골프한국] 6월 3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의 랭커스터CC에서 끝난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한국 선수들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출전선수는 일본과 함께 20명으로, 미국(48명) 다음으로 많았으나 거둔 성적은 참담했다. 일본의 경우 2021년 필리핀 국적으로 출전해 우승한 사소 유카가 이번에는 일본 국적으로 우승하는 등 톱10에 3명, 톱20에 5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에 비하면 한국선수의 성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김세영, 전인지, 최혜진, 양희영, 이소미, 주수빈 등 6명이 기권 또는 컷 탈락했고
[골프한국] 태극낭자 21명이 31일부터 나흘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의 랭커스터CC에서 열리는 제79회 US여자오픈에서 금맥 채굴에 나선다.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이다. 이 대회는 LPGA투어 메이저 중 한국 선수가 11번이나 우승, 한국선수와 인연이 깊다. 메이저 대회 중 미국을 제외하고는 한국이 최다 우승국이기도 하다. US여자오픈은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로 시련을 겪던 1998년 박세리가 맨발의 투혼을 보이며 극적인 연장전 우승을 차지하며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준 대회다. 당시 연장전 상대는 태국의 아마추어 추아시리폰.
[골프한국] 투어 선수와 아마추어 골퍼 사이에 스윙 모션의 차이는 누구나 인지할 수 있을 만큼 너무도 명확하다. 지난 칼럼 에서 아마추어 골퍼의 스코어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스윙의 일관성이 확립되어 있는가'의 여부인데 반해, 프로 선수들은 상황인지 능력과 창의적 의사결정 능력 등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언급했다. 어려서부터 훈련해온 투어 프로들의 스윙 모션을 몸에 익혀 일관성 있는 스윙 기술을 구사하는 것이 주말 골퍼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골프한국] ‘다윗과 골리앗’은 성경에만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24~27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콜로니얼CC(파70)에서 열린 PGA투어 찰스 슈와브 챌린지에서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 벌어졌다. 물론 1대1 맞대결은 아니었지만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7)와 무명의 데이비스 라일리(27)의 경쟁이라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PGA투어 통산 10승의 스코티 셰플러는 2022년 3월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뒤 무려 80주 넘게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PGA투어 최강자다. 올 시즌에만 벌써 RBC 헤리티지, 마스터스, 더 플레
[골프한국] 구력 20여년의 S는 스스로 어떤 골퍼와도 어울려 라운드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40대 중반이라 아래위 15세 정도의 차이는 자연스럽게 극복하며 어울릴 수 있고 기량 면에서도 80대 초반을 치니 싱글이나 90대를 치는 사람과도 즐겁게 라운드할 수 있었다. 골프 품격을 따지자면 2등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규칙을 엄수하고 동반자를 배려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누구나가 동반하기를 원하는 골퍼임을 자부했다. 중소기업을 알차게 경영하는 그는 기업경영 측면에서는 물론 골프에서도 폭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
[골프한국] 골프는 오랜 기간의 훈련이 필요한 스윙 기술과 홀 공략의 전략적 판단 능력이 결합되어야 좋은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다. 언젠가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투어 정상 수준에 있는 선수들이 보여주는 경기력의 핵심은 '물리적 스윙 기술의 완성도'보다 상황에 맞도록 어떤 샷을 구사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창의적인 판단 능력'이 더 중요하다. 이러한 창의적 능력은 타이거우즈와 같은 최고의 선수들이 보여주는 트러블 상황에서의 경기력에서 더욱더 명확해진다. 반면 아마추어 골퍼의 스코어를 만드는 핵심은 소프트웨어적인 면보다 '스윙 일관성이
[골프한국] 마스터스 토너먼트, PGA챔피언십, US오픈, 디오픈을 세계 골프의 4대 메이저라 일컫는다. 여기에 상금이 가장 많은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더해 5대 메이저라 부른다. 프로 골퍼라면 누구나 메이저 대회에서 한 번이라도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한 해에 4대 메이저를 석권하면 그랜드 슬램이라 한다. 구성(球聖) 바비 존스(1902~1971)만이 한 해에 당시의 4대 메이저(US오픈, US 아마추어 챔피언십, 디오픈, 브리티시 아마추어 챔피언십)를 모두 석권하는 진정한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평생에 걸쳐 4대 메
[골프한국] 최경주가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생애 가장 감동적인 생일 파티를 열었다. 최경주는 54번째 생일날인 19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GC에서 열린 KPGA투어 SK텔레콤 오픈 4라운드에서 박상현(41)과의 연장 접전 끝에 우승했다. 최경주는 5타 차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했으나 3타를 잃으면서 박상현과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 홀(파4)에서 열린 연장 첫 경기에서 최경주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옆 개울로 보냈다. 기적적으로 공은 개울 가운데 지름 2m 크기의 작은 섬에 살아 있었다. 최경주는
[골프한국] ‘연습 외에는 왕도가 없다.’골프를 잘 치기 위한 비결을 묻는 사람들에게 하는 고수들의 말이다. 많은 주말 골퍼들이 라운드 후 간단한 팁을 기대하기도 하고 골프에 임하는 자세 같은 고차원의 골프 철학을 듣고 싶어 하지만 실천이 없는 ‘귀로 듣는 골프 비법’은 바람처럼 사라지기 마련이다. 아무리 단순명료한 팁이라도 스스로 실천해 육화(肉化)하지 않는 한 약발은 금방 사라진다. 고수의 손에 끌려 골프의 밀림을 구경한다고 해도 밀림을 벗어나면 영화를 보고 난 뒤처럼 아득할 뿐이다. 그러나 골프연습장의 풍경을 보면 ‘연습 외에
[골프한국] 스윙은 지문과 같아서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고 한다. 누구나 선수를 닮은 기량을 꿈꾸며 이상적인 스윙을 가진 선수를 모델로 삼아 연습에 몰두하지만 비슷할지는 몰라도 결코 같은 스윙을 터득할 수는 없다. 사람마다 타고난 성정과 신체조건, 운동 습관, 성장배경 등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카르마(Karma·業)가 다르기 때문이다. 스윙만이 아니라 골프를 하는 스타일도 천차만별이다. 비슷한 연령대에 같은 레슨프로의 지도를 받으며 연습을 했어도 실제 라운드에서는 차이가 난다. 초기엔 비슷하게 보여도 라운드 횟수가 늘어나면
[골프한국] 엘리트 스포츠를 필두로 수많은 선수들이 기량 향상을 위해 훈련과 연습을 반복하며 구슬땀을 흘린다. 특히 엘리트 선수들의 훈련과정을 세밀하게 살펴보면 반사 신경의 단련에 매진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반사 신경이란 선수들이 급작스럽게 다가오는 볼이나 주먹 등을 순간적인 순발력으로 처리하는 빼어난 테크닉을 얘기한다. 가령 야구 유격수나 내야수의 경우 볼이 빠른 속도로 자신에게 날아 올 때 반응하는 속도나 처리하는 방식은 뇌에서 지시를 내리기 전 반사 신경으로 이를 받는 행위 등을 말한다. 배구나 탁구도 마찬가지다. 구기
[골프한국] 5월 3~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PGA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 대회에는 많은 한국 선수들이 출전, 우리 골프팬들의 관심이 높았다. 최근 들어 소식이 감감한 한국 선수 우승 기대감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유일하게 아마추어로 출전한 영국 국적의 17세 한국교포 크리스 김(한국이름 김동한)에 대한 기사가 많이 쏟아졌다. 캐나다의 테일러 펜드리스가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하며 합계 23언더파 261타로 벤 콜스에 한 타 차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김성현 안병훈이 20언더
[골프한국] 뒤늦게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 직장 동료가 있었다. 여느 늦깎이 골퍼처럼 그도 주위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골프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하면서 미루다가 마지못해 골프채를 잡았다. 처음엔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다 곧 연습만 많이 한다고 생각대로 되는 운동이 아님을 감지했다. 핸디캡이 낮은 골퍼들이 얼마나 부단히 갈고 닦는가를 목격하고 나서는 골프에 서서히 빠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골프가 이런 것이구나!’하고 홀연히 깨달은 것은 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60대의 친척을 만나고 나서다. 그 친척은 60대 중반의 나이
[골프한국] LPGA투어에서 활동하다 은퇴한 한국 선수는 많지만 유소연(33)만큼 화제가 된 경우는 드물다.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더 셰브론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가 열린 22일 텍사스주 우들랜드의 더 클럽 칼턴우즈의 18번 홀 주위에서 벌어진 풍경은 골프 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이 대회를 끝으로 LPGA투어에서 은퇴하는 유소연이 18번 홀로 걸어오자 이미 경기를 끝낸 선수들과 갤러리들이 홀 주변에 몰려나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넬리 코다(25)의 5연승이 빅 뉴스였지만 유소연을 떠나보내는 선수와 갤러리들의
[골프한국] 남녀 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26)와 스코티 셰플러(27)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스코티 셰플러는 지난주 열린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그린 재킷을 차지하면서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이어 3연승을 거두었다. 3연승도 대단한 데 넬리 코다(26)는 22일 텍사스주 우들랜드의 더 클럽 칼턴우즈에서 막을 내린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더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우승, 최근 5개 대회 연속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두 선수가 PGA투어와 LPGA투어에서 연승을 거두며 질주하는 기세는 폭주하는
[골프한국] 지구촌 별들의 골프 제전인 제88회 마스터스가 압도적인 경기를 펼친 스카티 셰플러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으나 그 여운은 쉬 사라지지 않고 있다. 어렵게 출전권을 확보한 선수들은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결의로 혼신을 다했으나 상당수는 컷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선두권에서 우승 경쟁을 벌이던 강력한 후보들도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코스가 숨기고 있는 발톱의 희생자가 되었다. 마스터스의 드높은 명성은 어쩌면 아름답기 그지없는 골프 코스에 감춰진 함정 탓인지도 모른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마스터스의 명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