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9일 경기도 삼성전자 기흥 캠퍼스를 방문해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9일 경기도 삼성전자 기흥 캠퍼스를 방문해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재계가 새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중동을 찾는다. 세일즈 외교 대상국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낙점하고 오는 21일 발걸음을 옮긴다.

20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중동 방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은 139곳의 기업 및 단체로 구성됐다. 대기업 35곳, 중소·중견기업 94곳, 공기업·기관 3곳, 경제단체 및 협·단체 7곳이다.

4대 그룹 총수 중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함께 한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중동을 방문해 정·재계 인사들과 다양한 사업 방안을 논의하는 등 현지에서 새로운 사업 동력을 찾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도 사우디, 이집트, 이스라엘을 돌아보며 경영활동을 보여준 바 있다.

정의선 회장은 중동의 자동차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의 잠재력·성장성이 크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이번 카타르 일정을 소화하며 그룹 차원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친환경차의 판매 확대를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방산 분야가 주력인 한화그룹에선 김동관 부회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을 계기로 중동의 주요 국가들이 미사일, 전차, 자주포 등 국방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디펜스 등 한화 방산 계열사들의 수출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재계에선 이번 경제사절단의 중동 방문이 양국에서 새로운 경제적 붐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장 이목을 끄는 사업은 사우디가 진행 중인 ‘네옴시티’ 프로젝트다.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에 서울 면적의 44배에 달하는 초대형 도시를 짓는 사업이다. 사업 규모는 5000억달러(약 678조원)에 달한다. 정부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기업들의 네옴시티 수주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이번 경제사절단의 행보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크다.

아울러 지난 6월 우리나라와 최초로 투자포럼을 연 카타르는 국내 조선업계에선 ‘금맥’으로 통하는 국가다. 카타르는 지난해 시작한 1차 프로젝트에서 한국과 조선사에 총 54척의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발주했다. 국내 조선사들이 구매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2차 프로젝트에서도 대규모 LNG운반선 수주가 기대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과거 1970년대 중동전쟁이 발생했을 당시 오히려 국내 대기업들은 중동으로 진출하며 오일머니를 쓸어담은 사례가 있다”면서 “현재 중동 정세가 불안정하긴 하지만 건설과 선박 수주를 노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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