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변수 '경제회복 속도·금리 인상 여부'

[K그로우 김택수 기자] 내년 상반기 집값에 대한 소비자 전망은 상승과 하락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보합 전망이 가장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부동산R114가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전국 1167명을 대상으로 '2024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4~5명은 주택가격 보합, 3명은 상승 예상을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설문에서는 주택 매매가격 전망 응답이 '상승 30%·하락 25%'로 나타나 직전 조사(하락 35%, 상승 24%)와 달리 상승 응답이 하락 답변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상반기 전망 조사 이후 2년 만의 변화다. 다만 보합에 대한 전망이 10명 중 4~5명 수준으로 가장 많은 답변을 차지해 상승과 하락 의견 자체는 직전 조사처럼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매매가격 상승에 대한 응답자 다수는 '급격한 기준 금리 인상 기조 변화(30.42%)'를 주요 이유로 선택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올해 2월부터 10월까지 연 3.5% 수준에서 6회 연속 동결됐고 미국도 2023년 9월과 11월 2회 연속 기준금리를 연 5.25~5.5%로 동결하며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핵심지역의 고가아파트 가격 상승(23.94%)'이 원인으로 꼽혔다. 7월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 반전된 가운데 강남권 고가지역이 거래량과 가격을 이끌고 있는 영향으로 해석된다. 

반면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 2명 중 1명은 '경기 침체 가능성(47.14%)'을 이유로 선택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지속적인 하향과 소비 및 수출 부진 장기화로 과거 대비 경기 침체 우려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 다음 하락 요인으로 △ 대출 금리 인상 가능성(13.13%) △이자 및 세금 부담으로 매도물량 증가(10.10%) 등이 뒤를 이었다.

전·월세 등 임대차 가격에 대한 답변은 상승 전망이 하락 전망을 압도했다. 전세 가격은 상승 응답이 38.99%, 하락 응답이 15.60%로 상승이 2.5배 더 많았다. 

월세 가격 전망도 상승 응답이 45.84%, 하락 응답이 8.23%로 5.6배나 더 많았다. 

전세가격이 오른다고 응답한 455명 중 30.99%는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 주요지역 위주로 회복된 가격에 대한 부담감과 높은 금리 등으로 위축된 매수심리가 상대적으로 전세 수요를 늘려 가격 상승 압박을 높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어 △임대인의 월세 선호로 전세물건 공급 부족(20.66%) △청약(사전청약)을 위한 일시적 전세 거주 증가(17.14%) 등이 꼽혔다.

전세가격 하락 전망을 선택한 경우는 '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역전세) 리스크(32.97%)'를 주요 이유로 체크했다. 2021년 하반기 최고점에 체결된 전세계약의 만기가 속속 돌아오기 때문으로 실제 한국은행과 부동산R114 등 여러 기관에서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이 과거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들은 2024년 상반기 핵심 변수로 '국내외 경기회복 속도 등 대외 경제여건(19.71%)'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17.31%)' 등을 선택했다. 기존의 대외 거시경제 이슈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히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 외 주요 변수로는 △대출, 세금 등 부동산 규제 환경 변화 여부(13.79%) △전월세가격 등 임대차 시장 불안 지속 여부(10.62%) 등이 꼽혔다.

한편 부동산R114의 '상·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는 매년 2회씩 진행되며 이번 설문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2.87%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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