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동=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만 19세의 신인이지만 인품은 베테랑 못지않다. 2023 KBO 신인왕 한화 이글스 문동주(19)가 후배인 김서현과 황준서를 잘 이끌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문동주. ⓒ연합뉴스
문동주. ⓒ연합뉴스

KBO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2023 KBO 정규시즌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MVP와 신인상 주인공이 발표됐다. 또한 올해 신설된 KBO 수비상의 초대 수상자 시상이 진행됐다. KBO리그와 퓨처스리그 개인 부문별 1위, 우수심판원에 대한 시상도 함께 열렸다.

리그 MVP와 더불어 이날 시상식의 꽃인 신인왕은 한화 문동주의 손에 돌아갔다. 2022 한화 1차지명으로 프로에 입문한 문동주는 지난해 13경기 출전해 1승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했다. 류현진의 뒤를 이을 특급 유망주로 주목받았으나 옆구리 부상, 견갑하근 부상으로 28.2이닝을 소화한 채 2022시즌을 끝냈다.

문동주는 지난해 신인왕 기준인 30이닝에 미달해 올 시즌 다시 한번 신인왕에 도전했다. 올 시즌 성적은 23경기 출전해 8승8패 평균자책점 3.72. 지난해에 비해 월등히 상승했다. 결국 문동주는 111표 중 85표(76.6%)를 받아 올 시즌 8승7패 평균자책점 4.04의 KIA 타이거즈 윤영철(15표)을 제치고 신인왕을 차지했다. 한화는 2006년 류현진 이후 17년 만에 신인왕을 배출했다.

문동주는 수상 소감에서 "이 자리에 서니 하고 싶은 말이 많다. 가장 생각나는 건 일단 트로피가 무겁다. 이 트로피 무게를 잘 견뎌야 할 것 같다. 최원호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너무 감사하다.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님과 호세 로사도 전 투수코치도 고맙다. 류현진 선배 이후 17년 만으로 알고 있는데 팬분들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내년 목표에 대해서는 "내년에는 팀이 더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던지겠다"며짧고 굵은 각오를 전했다. 

문동주. ⓒ연합뉴스
문동주. ⓒ연합뉴스

문동주는 시상식 직후 인터뷰에서 "상의 무게만큼 책임감도 많이 느껴진다"며 17년 만의 한화 소속으로 받는 신인왕의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특히 문동주는 "어린 선수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더 잘하라고 주신 상으로 알겠다. (김)서현이나 황준서와 같은 후배들이 두 명이나 생겼는데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서 잘 하겠다"고 신인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한화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대형 유망주를 지명할 기회를 얻었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문동주를 지목한 것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김서현, 올해 드래프트에서는 황준서까지 지목하며 향후 한화의 미래를 이끌 자원들을 대폭 확보했다. 

다만 문동주와 달리 올해 데뷔한 김서현은 아직 알을 깨지 못했다. 4월19일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처음 데뷔해 1이닝 무실점 2탈삼진을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으나 6월 이후 급격한 제구 난조를 겪었다. 결국 8월17일 NC 다이노스전을 끝으로 더 이상 1군에서 기회를 받지 못했다. 올 시즌 최종 성적은 승패없이 1세이브 평균자책점 7.25.

또한 김서현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 당시 자신의 SNS에 코치와 팬들을 비난하는 게시물을 올려 많은 비난을 받았다. 결국 김서현은 데뷔전을 치르기도 전에 팬들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줬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시속 150km 중반의 공을 뿌리는 김서현은 여전히 한화의 특급 유망주다.

김서현. ⓒ연합뉴스
김서현. ⓒ한화 이글스

한편 황준서는 갓 입단한 신인이다. 그렇지만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좌투수이나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을 구사하며 포크볼과 커브가 일품이다. 1년 선배인 KIA 타이거즈 윤영철에 밀리지 않는 제구력도 갖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만약 문동주-김서현-황준서로 이루어지는 '선발 트로이카'가 완성된다면 한화는 막강한 전력을 구축하게 된다. 이를 잘 아는 문동주는 자신을 필두로 후배들까지 성공했으면 하는 마음을 이날 보여줬다. 

어린 나이에 신인왕을 수상했으나 벌써부터 '리더'의 자질을 보이고 있는 문동주. 문동주가 중심이 될 한화의 미래 투수진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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