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운용, ACE KPOP포커스 ETF 출시...빅4 비중 95%
"일부 대주주들 자사주 매입했을 정도로 성장 자신"
현지화 그룹·영어 노래 발표 등 성장동력 갖춰 반등 기대

사진=한국투자증권
사진=한국투자증권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최근 엔터업계의 업황이 부진한 상태에서 'K-POP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외를 중심으로 한 팬덤 확장과 연이은 신인 그룹 데뷔를 돌파구로 꼽으며 올해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30일 'ACE KPOP포커스 ETF'를 코스피 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기초지수는 NH투자증권이 산출·발표하는 'iSelect K-POP 포커스 지수'다.

현재 상장된 ETF 중 빅4엔터사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 종목은 있으나 ACE KPOP포커스 ETF처럼 95%에 육박하는 종목은 이번이 처음이다.

ACE KPOP포커스 ETF의 구성종목은 빅4 엔터사인 △에스엠엔터테인먼트(25.92%) △하이브(24.90%) △JYP엔터테인먼트(23.95%) △와이지엔터테인먼트(19.34%)와 함께 큐브엔터테인먼트(1.17%), 알비더블유(0.94%)가 있으며 이들의 음원, 음반 유통을 담당하는 드림어스컴퍼니(1.07%), 지니뮤직(0.99%), YG PLUS(0.87%) 등이 있다. 사실상 K-POP 산업과 직결됐다.

앞서 상장한 ETF 중 이와 유사한 종목은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 K-POP&미디어'로 빅4 엔터사의 비중은 약 65%다. 이 외에도 스튜디오드래곤(6.87%), SBS(2.93%), 디앤씨미디어(2.06%) 등 영상 콘텐츠 관련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최근 몇 년간 전세계적으로 K-POP 열풍이 불면서 엔터사들의 위상은 크게 올라갔다. 특히 하이브는 지난 2020년 상장 당시 엔터사 최초로 코스피 시장에 직상장했으며 상장 첫날에 바로 시가총액 8조원을 넘겼다.

이같이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아 하이브는 지난 2021년 상장한 HANARO Fn K-POP&미디어 ETF에서도 가장 큰 비중(26.84%)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현재 빅4 엔터주의 주가는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M엔터와 JYP엔터의 현 주가는 6개월래 최저 수준이며 YG엔터와 하이브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HANARO Fn K-POP&미디어 역시 1년 내 최저가를 기록 중이다.

전반적으로 가수들의 음반 판매량이 부진했다. SM엔터 소속 여자 그룹 에스파가 지난해 11월 발매한 미니 4집 앨범 판매량이 직전 앨범 대비 30%가량 줄었으며 JYP엔터 소속 여자 그룹 ITZY의 미니 8집 앨범은 전 앨범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한국투자자산운용 측은 이러한 흐름에 대해 "최근 주가 조정이 이뤄진 일부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대주주들이 자사주를 매입해 성장성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며 "올 상반기 신인 그룹 데뷔가 다수 예정돼 있어 엔터테인먼트 산업 관련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YG엔터와 JYP엔터의 최대주주인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CCO(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자)가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먼저 박진영 CCO는 지난 19~20일 약 50억원을 들여 JYP엔터 주식 6만200주를 장내 매수했다. 평균 취득단가는 주당 8만2502원다.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박진영 CCO의 지분은 15.22%에서 15.37%로 증가했다.

양현석 총괄은 지난 22~24일 3일간 200억원 규모의 YG엔터 주식 46만1940주를 장내 매수했다. 평균 취득단가는 주당 4만3066원이다. 자사주 매입으로 양 총괄의 지분율은 24.81%에서 27.28%로 늘어났다.

다만 이들의 자사주 매입도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박진영 CCO의 자사주 매입 후 JYP엔터의 주식은 23일까지 3영업일 간 상승세였으나 이후 급락했다. YG엔터는 그나마 하루 더 상승세를 이어간 수준이었다.

업계는 빅4 엔터사들의 돌파구로 신인 그룹 데뷔, 가수들의 활동 영역 확대를 꼽았다. 

먼저 하이브는 소속 가수들의 해외 지역 진출 가속화가 진행 중이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르세라핌, 뉴진스 등의 지속적인 영어곡 발매 및 미국 지역 언론 노출이 잦아졌다. 또 지난 22일 6인조 남자 그룹 '투어스'가 데뷔했으며 올 상반기에는 5인조 여자 그룹 '아일릿'이, 올해 중순에는 6인조 미국 현지화 걸그룹 '캣츠아이'가 데뷔할 예정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티스트 라인업이 다변화 돼있고 글로벌 팬덤 확대 여력이 높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M엔터도 올 1분기 에스파의 영어음반 발매를 시작으로 영국 현지 보이그룹 제작 TV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JYP엔터의 경우 미국 현지화 여자 그룹 VCHA가 지난해 데뷔했으며 일본 현지화 남자 그룹 넥스지 등 신인 그룹들이 데뷔를 앞두고 있다.

YG엔터의 신인 여자 그룹 베이비몬스터는 데뷔곡 뮤직비디오 발표 53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2억뷰를 기록했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베이비몬스터는 이미 상당한 팬덤 규모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제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는지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음원의 흥행 여부가 향후 공연 시기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향후 음원 성적이 중요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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