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시중전환 이후 경영 안정적으로 이끌 리더
비은행 계열사 수익성 개선·대구은행 경영 유지 숙제

황병우 차기 DGB대구은행 후보자. 사진=DGB금융지주 제공
황병우 차기 DGB대구은행 후보자. 사진=DGB금융지주 제공

[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DGB금융지주의 새 수장에 황병우 대구은행장이 후보자로 올랐다. 평생을 대구은행맨으로 살아온 황 후보가 회장 후보로 된 데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진두지휘했던 점이 크게 작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그가 향후 시중전환 이후의 대구은행 경영과 함께 DGB금융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모아진다.

다만 DG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수익성 개선과 시중전환 이후 대구은행을 무난히 성장시킬 수 있을지는 과제로 놓여졌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26일) DGB금융지주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개최하고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을 추천했다. 황 후보자는 오는 3월 중 개최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황 후보가 대구은행의 시중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뤄내 안정적으로 대구은행을 이끌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1967년생으로 경상북도 상주 출생이다. 대구 성광고등학교와 경북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98년 대구은행에 입행 후 대구은행과 DGB금융에서 주요 요직을 거쳤다.

황 후보는 대구은행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번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까지 주도한 인물이다. 이에 그가 향후 시중전환 이후의 대구은행에 대한 청사진을 잘 그려나갈 것으로 본다. 

회추위도 "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뛰어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으며 우수한 경영관리 능력을 겸비했을 뿐만 아니라 시중지주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DGB금융의 새로운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적임자다"라고 했다.  

대구은행은 실적이 감소하면서 시중은행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대구은행의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3639억원으로 전년(3878억원)보다 6.2% 줄었다. DGB금융의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전년(4016억원) 대비 3.4% 감소한 3878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대구은행은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을 했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는 시중은행 전환을 할 수 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막바지 채비에 나서고 있다.  

우선 대구은행은 그간 걸림돌로 작용됐던 내부통제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구은행은 내부통제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준법감시인으로 이유정 상무를 선임하면서 내부통제 체계 내실화에 나선다는 목표다. 대구은행은 올해 종합적인 내부통제혁신 방안을 수립했다.

특히 대구은행은 사명도 ‘iM뱅크’로 변경한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후 비전으로 '전국의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를 제시하기도 했다. ‘뉴 하이브리드 뱅크’란 디지털 접근성 및 비용 효율성과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장점과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 등 지역은행의 장점을 함께 갖춘 새로운 은행의 모습을 의미한다. 이어 대구은행은 전국의 고객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기업, 개인 고객, 핀테크사, 지역사회 대상으로 8대 약속을 제시했다.

다만 황 후보는 DGB금융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가 있다. DGB금융의 지난해 비은행 부문 누적 당기순이익은 1320억원으로 전년보다 7.4% 하락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여파로 31억원 적자를 낸 상황이다.

무엇보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대구은행은 타 시중은행과는 차별화되는 여수신 상품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경영 유지가 관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구은행의 자기자본은 5조원대 수준에 머무는 데 반해 시중은행은 30조원대에 달한다. 대구은행은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지난해 말 2.04%로 전년(2.10%)보다 0.06%포인트 하락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은 조달금리 하락 효과를 가져오고, 전국구 영업에 따른 성장 여력 또한 확대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대구·경북 지역기반 유지 가능성 여부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며 “전환 초기에는 타행들보다 성장 목표를 상당히 높게 가져갈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자본비율이 하락할 수 있는 점도 주요 고려 요인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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