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신제품 시즌 맞아 미국서 할인 공세
삼성전자·LG전자 최근 고사양 TV 출하량 부진
TCL·하이센스 등 中업체 고사양 제품 폭발적 성장

LG 올레드 에보. 사진=LG전자 제공
LG 올레드 에보. 사진=LG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신제품 출시 시즌을 맞아 미국에서 대대적인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중국이 어드밴스드(고사양) TV 분야에서 가격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점유율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홈페이지에 이벤트 존을 마련하고 네오 퀀텀닷나노발광다이오드(QLED) TV 가격을 최대 46% 낮춰 판매하고 있다. 3~4월 경쟁 제품이 쏟아지는 기간에 판매량을 최대한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출하가 8000달러의 98형 QLED 4K TV(제품명: Q80C)는 5000달러에 판매한다. 할인율은 약 38%다. 프리미엄 제품인 네오 QLED의 85형 제품(제품명: QN90C)은 정상 출고가보다 약 46% 저렴한 2600달러에 살 수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브랜드 삼성 OLED도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 77형 OLED TV(제품명: S95C)는 3000달러에 판매된다. 기존 출고가는 5000달러였다.

LG전자도 할인 판매에 동참하고 있다. 77형 올레드(OLED) TV를 기존보다 1000달러 할인된 2500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고급형 83형 올레드 TV는 5300달러에 판매돼 정상 출고가 6500달러에서 20% 가까이 낮아졌다. 올해 신제품 TV 올레드 에보(EVO) G시리즈와 C시리즈에 대해 사전 구매를 신청하면 최대 25%의 할인 혜택도 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2월 미국의 대형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 시즌에도 TV 판매가격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이 시즌은 미국에서 TV가 가장 많이 팔리는 기간이다.

삼성전자 미국 홈페이지에서 진행 중인 TV 할인행사.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 미국 홈페이지에서 진행 중인 TV 할인행사.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최대 TV 시장인 미국에서 중국 브랜드의 입지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할인율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TCL과 하이센스 등 중국 TV 제조사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텃밭이던 고사양 TV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TCL의 고사양 TV 전 세계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이 회사의 출하량 기준 고사양 TV 점유율은 12%로 전년 대비 5%포인트 커졌다.

고사양 TV는 OLED 방식의 TV, 퀀텀닷(QD)-OLED, QD 기반 액정표시장치(LCD) TV, 미니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한 LCD 방식 TV 등 높은 수준의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다. 

이 분야에서 하이센스의 출하량은 135% 증가했다. 출하량과 매출 모두에서 일본 소니를 제치고 업계 4위에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부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고사양 TV 출하량은 300만대로 전년 대비 9% 감소했다. 출하량 점유율은 5%포인트 떨어졌다.

올레드 TV가 주력인 LG전자는 하락 폭이 더 컸다. 이 기간 고사양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 줄고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3%포인트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TV 브랜드가 가격대와 기술 수준이 높은 제품을 출시해 저가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있다"면서 "이제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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