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지난해 이용률 77%…올해 프로야구 온라인 중계권도 변수

티빙이 프로야구 뉴미디어(모바일) 중계권을 단독으로 획득하면서 기존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던 통신사들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티빙이 프로야구 뉴미디어(모바일) 중계권을 단독으로 획득하면서 기존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던 통신사들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최근 인터넷TV(IPTV)를 포함한 TV기반 유료방송 시장은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등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세에 밀려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이미 IPTV 플랫폼을 운영 중인 통신사들은 인공지능(AI) 도입을 통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방송 외 신사업을 모색하는 등 가입자 이탈 방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티빙이 프로야구 뉴미디어(모바일) 중계권을 단독으로 획득하면서 기존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던 통신사들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티빙은 이번 계약에 3년간 총 1350억원을 투자했다. 국내 프로 스포츠 사장 최대 규모다. KBO 주요 행사의 국내 유무선 생중계, 하이라이트, 주문형비디오(VOD) 스트리밍 권리·재판매 사업권도 2026년까지 보유한다.

가입자 증가폭 크게 둔화한 IPTV
AI 기반 큐레이션 서비스에 집중

스마트폰 등을 통해 콘텐츠를 즐기는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유료방송 시장이 위협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2022년 하반기 대비 9만 9000명이 증가한 3634만 7495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반기 대비 가입자 수 증감률은 2022년 하반기 이후 연속 1% 미만 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유료방송의 성장을 이끌었던 IPTV도 가입자 증가폭이 눈에 띄게 둔화했다. IPTV 가입자 수는 지난해 상반기 2081만 4402명이다. 직전 반기 대비 증가율은 1.2%로 전년 같은 기간 증가율(2.6%)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통신업계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운 OTT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IPTV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OTT 앱 국내 이용자가 2000만명을 넘어섰다. ‘2023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OTT 이용률은 77.0%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특히 10~30대 이용률은 95%가 넘는다. 유료 OTT 이용률도 57%로, 그 중 절반 이상(54%)은 이용요금으로 한 달에 9000원 이상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인터넷만 연결하면 OTT 시청이 가능한 스마트TV가 보편화되면서 OTT 위주 시청자라면 매월 요금을 납부하기 때문에 유료방송을 유지할 이유는 줄어든다”며 “무엇보다 시·공간 제약 없이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거의 무제한 골라볼 수 있는 OTT의 대세를 당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IPTV 3사는 AI 기반 큐레이션(여러 정보를 수집·선별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전달)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KT는 ‘지니TV’에 매달 다양한 브랜드 상품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브랜드 팝업 스토어’ 전용관을 열었다. 카페 ‘투썸플레이스’, 숙박예약 ‘트립비토즈’를 비롯해 여행, 가전, 패션, 뷰티, 외식 등의 브랜드와 매달 새로운 제휴를 맺는 방식이다.

SK브로드밴드는 AI 기술을 활용한 초개인화로 ‘B tv’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B tv 가입자 프로필 기반으로 AI 큐레이션을 통한 시청이력, 추천 콘텐츠, 쇼핑상품 등 개인 맞춤형 메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인기 드라마와 예능 VOD 속 출연진의 옷과 액세서리 정보를 AI로 바로 보여주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AI 쇼핑 서비스도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U+tv’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콘텐츠 정보탐색 커뮤니티 ‘U+tv 모아’를 출시했다. U+tv 모아는 모바일로 U+tv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TV 컴패니언(동반) 서비스’다. U+tv 모아에서 영화·드라마·예능 등 U+tv 콘텐츠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고 원하는 콘텐츠를 U+tv로 이동해 바로 시청할 수 있다.

스포츠 중계권에 사활 거는 OTT
통신사 중계 플랫폼 위기감 고조

OTT의 치열한 스포츠 중계권 확보전으로 통신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단 올 시즌 국내 프로야구의 온라인 중계를 티빙으로만 시청할 수 있게 됐다. 티빙은 지난 4일 KBO와 ‘2024~2026년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지상파 3사 중계와 별도로 뉴미디어 분야 KBO 리그 전 경기를 생중계할 수 있는 권한을 따낸 것이다.

티빙 관계자는 “이번 계약으로 뉴미디어 중계권을 확보한 만큼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의 팬덤을 끌어 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향후 다양한 매체와 리그 중계권 재판매 관련 협의가 이뤄질 수 있고, 특히 이번 계약을 발판으로 야구 콘텐츠 사업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존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를 해오던 통신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먼저 SK텔레콤은 지난해 AI 서비스 앱 ‘에이닷’을 통해 제공해 왔던 프로야구 중계를 올해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올해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 입찰에 실패한데다 재판매를 통한 중계권 구매도 어려워지자 내린 조치로 보인다.

LG유플러스도 스포츠 커뮤니티 플랫폼 ‘스포키’에서 프로야구 생중계 서비스를 종료했다. 스포키는 최근 공식 공지를 통해 “2024년 KBO 리그 생중계 서비스가 종료된다”고 발표했다. 다만 생중계 서비스가 종료되더라도 스포키가 제공하던 전력분석, 라인업, 문자중계, 응원톡, 기록 등의 서비스는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스포키는 지난해 12월 누적 가입자 30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프로야구 시즌 중 월간 활성이용자(MAU)는 평균 약 400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2일 NC와 KT 경기가 28만 5000여회, 11월 10일 LG와 KT 한국시리즈 3차전이 56만 8000여회로 각각 정규리그, 포스트시즌 최다 시청 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티빙의 프로야구 중계 외에도 이미 OTT의 스포츠 중계 공세는 파상적이다. K리그 전 경기를 비롯해 라리가(스페인), 리그앙(프랑스), 아시안컵 등을 중계해 온 쿠팡플레이도 새로운 스포츠 콘텐츠를 선보인다. 쿠팡플레이는 오는 29일 개막하는 ‘2024 FIA 포뮬러 원 월드 챔피언십’, 오는 17일부터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를 중계할 예정이다.

이 밖에 미국프로축구(MLS)는 애플TV로 생중계되고 인도 국민 스포츠인 크리켓은 디즈니플러스와 손잡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1월 말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인기 프로그램인 RAW의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는데, 내년부터 10년 동안 50억달러(약 6조 6525억 원)를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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