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병원 찾은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2차병원 찾은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의료기관에서 월급을 받는 봉직의들도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전공의를 처벌하면 사직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회원 3090명을 대상으로 현 의료공백 사태와 관련한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은 일반 병의원, 대학병원, 공공의료기관에서 일하는 봉직의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3090명 중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의사가 1002명(32.4%)으로 가장 많고 의원 봉직의 891명(28.8%), 중소병원 봉직의 635명(20.6%) 등이었다.

응답자의 96%(2967명)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필수의료 정책패키지 강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부당한 조치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부당하지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비율은 3.4%(106명)였고, "합당한 조치이므로 정부의 방침에 동의한다"는 비율은 0.3%(10명)였다.

"전공의를 비롯한 대한의사협회 회원이 면허정지 등 사법적 조치를 당한다면 사직서 제출 등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는 90%(2782명)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10%(308명)였다.

협의회는 이 같은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절대 다수의 봉직의 회원들은 정부의 정책 강행이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실제 회원의 피해가 발생하면 행동에 나설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수련병원에 전공의 공백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의료대란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봉직의들이 의료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봉직의 회원들이 이러한 (사직 등) 선택을 하지 않도록 무리한 정책 추진을 철회하고, 의료계와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병원의사협의회와 별도로 공공의료 주축인 국립중앙의료원 소속 전문의들도 성명을 내고 '전공의 지지'를 선언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문에서 "의사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인 의료 정책 개혁안은 많은 의료진들을 낙담시켰다"며 "근거가 부족한 일방적·극단적인 정책에 의료계가 반대할 것임을 예상했음에도 추진한 정부가 현 사태의 주동자"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불통하는 정부에 무력감을 느껴 사직한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듣고, 더 이상 대한민국의 의료가 파국으로 가지 않도록 대화에 나서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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