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삶 낫게 만드는 게 정치인…진흙탕 끝내야"
"영등포는 삶의 터전…떠날 수 없는 매력도시로"
국민의힘 간 김영주 비판 "보수 대표 자격 없어"

허은아 개혁신당 서울 영등포갑 후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허은아 개혁신당 서울 영등포갑 후보. ⓒ이혜영 기자 [email protected]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비겁하지 않아야 승리할 수 있다. 결국에는 원칙과 상식이 이긴다."

허은아 개혁신당 서울 영등포갑 후보는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청과시장 앞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데일리한국과 만나 "이번 선거는 자리를 위해 소신을 버린 후보와 소신을 위해 자리를 버린 후보의 대결, 원칙 없는 승리를 챙기려는 후보와 원칙 있는 패배를 두려워 않는 후보의 대결"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자신을 '보수의 대변인'이라고 소개한 허 후보는 지난 1월 국민의힘을 탈당하며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려놨다. 이후 개혁신당에 입당했고, 지난 7일 전략공천됐다. 경쟁자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한 5선 국회부의장 출신의 김영주 후보와 영등포구청장으로 지낸 채현일 민주당 후보다. 

경쟁자들보다 상대적으로 지역구가 늦게 정해진 만큼, 허 후보는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 쪽 눈이 붉게 충혈된 그는 "'정치인 허은아'를 기대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비겁한 길을 걷지 않으려 한다"면서 "신당이 만고의 정답이 아니겠지만, 지긋지긋한 양당의 진흙탕 정치, 강성 지지층 분노만 부추기는 정치,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는 뒷전인 정치를 누군가는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것이 정치인의 존재 목적"이라며 "삶의 터전이자 승무원, 중소기업 창업, 국회의원의 꿈을 이룰 수 있게 해 준 이곳 영등포를 '떠날 수 없는 매력 도시'로 만들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진짜 보수'를 만들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서울 영등포갑 후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허은아 개혁신당 서울 영등포갑 후보. ⓒ이혜영 기자 [email protected]

▶ 영등포, 허은아와 어떤 인연이 있나?

"영등포는 제 삶의 터전이었다. 어릴 적 부모님이 영등포 청과시장에서 과일 가게를 하셨다. 3~4평 남짓한 공간에서 네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살았고,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 딸아이를 낳았다. 이곳에서 초중고를 나온 이 아이가 벌써 새내기 대학생이 됐다. 또 영등포는 승무원, 중소기업 창업을 거쳐 국회의원이 되기까지 제가 하고 싶었던 꿈을 이뤄냈던 곳이기도 하다." 

▶ 오랜 기간 기반을 닦아온 서울 동대문을이 아니라 영등포갑으로 급작스럽게 선회한 배경은 무엇인가?

"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나섰다. 영등포갑에는 보수당 후보가 없다. 민주당 후보 둘 뿐이다. 국민의힘이 납득할 수 없는 공천을 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공정하고 상식적인 정당이라면 민주당에서 하위 20% 평가를 받은 낙제생을 영등포갑 후보로 내겠는가. 국민의힘이 영등포구민들은 물론 보수지지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을 줘 보수의 마음을 대변하고자 영등포갑에 출마하게 됐다.

동대문을에서 활동했었지만, 영등포갑도 저와 인연이 깊은 곳이다. 2020년 자유한국당 당 지도부가 사무실로 찾아와 '당의 때를 벗겨달라'고 부탁했을 때 변화의 진정성과 의지를 느껴 정치에 입문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진짜 보수'를 만들 수 있도록 힘쓰겠다."

▶ 영등포갑의 가장 시급한 과제와 대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떠날 수 없는 매력 도시 영등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자녀를 가진 엄마로서 돌아보니 이곳의 학부모들이 가장 불편을 느끼는 부분은 교육 같았다. 이들은 부족한 교육 인프라를 지적하면서 자녀를 위해서라도 영등포를 떠나야 한다고 말한다. 교육은 공정한 사회에서 견고한 기회의 사다리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요소다.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누구나 양질의 온라인강의와 멘토링을 들을 수 있는 ‘영등포런(Learn)’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려 한다. 

또 영등포에는 2030세대들이 많다. 끝없는 경기 불황과 치솟는 물가로 생활비 부담에 허덕이는 청년들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이를 위해 서울시 청년 안심주택 공급 계획과 연계해 주변 시세의 70%를 넘지 않는 가성비 청년주택을 공급하고, 청년 중개보수 할인 혜택과 음식·패션·외식을 할인받을 수 있는 대학생 ‘청년 라이프 패스’ 등의 공약을 준비했다.

또 영등포에서 성장한 청년들이 이곳에 터를 잡을 수 있도록 돕는 △청년 인테리어 지원 △30세 이상 단독 세대주의 주택매매 시 관련 요건 완화(디딤돌 대출) △주택 골조-인테리어 분리 판매제 △청년 오피스텔 매입 시 취득세 감면 등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지원 공약도 준비하고 있다."

허은아 개혁신당 서울 영등포갑 후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허은아 개혁신당 서울 영등포갑 후보. ⓒ이혜영 기자 [email protected]

▶ 당선된다면 영등포갑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

"'떠날 수 없는 매력 도시 영등포'의 핵심은 영등포가 ‘매력적인 문화도시’가 되는 것이다. 영등포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지정된 법정 문화도시다. 서울의 중심부로서 큰 역할을 했지만, 최근 상대적으로 그 위상이 사라졌다. 최근 문화적 역량을 기반으로 재도약하고 있는 만큼, 흐름을 살려야 한다.

문화인이 활동하기 좋은 영등포가 되기 위한 공약도 준비하고 있다. 문래 철공소 소공인들이 영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소공인 영업 상속 시 상속세 폐지 △문래창작촌 환경정비 △유휴 철공소 부지 미대생 작업실 활용 △연간 정액권으로 박물관·미술관·전시관을 즐길 수 있는 '청년 컬쳐 패스' 등이다. 아울러 지하화 예정인 경부선 구간을 뉴욕의 파크 애비뉴나 파리의 리브고슈처럼 멋지게 바꿔 영등포를 녹지와 상업·문화·업무시설. 그리고 4차 산업 일자리가 공존하는 '제2의 여의도'이자 '젊은 영등포'로 탈바꿈시키겠다."

▶ 영등포갑은 보수당과 민주당이 번갈아 승패를 주고받은 ‘스윙 스테이트’다. 이번 총선 판세를 어떻게 예측하나?

"이번 총선에서 영등포갑의 구도는 매우 특이하다. 민주당 출신 후보 2명이 격돌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만 내리 3선을 따낸 김영주 후보가 민주당 의원평가에서 ‘하위 20%’ 통보받고 탈당해 당적을 국민의힘으로 옮겨 출마했기 때문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문제일수도 있겠지만, 김영주 후보는 본인의 자리를 위해 소신을 버렸다.

반면 저는 소신을 지키기 위해 자리를 버린 사람이다. 국민의힘의 김영주, 민주당의 채현일 후보 가운데 누가 이기더라도 민주당의 승리가 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려던 사람의 승리이자, 무능했던 문재인 정권을 연장하려했던 사람의 승리가 되는 것이다. 

이번 선거는 자리를 위해 소신을 버린 후보와 소신을 위해 자리를 버린 후보의 대결, 원칙 없는 승리를 챙기려는 후보와 원칙 있는 패배를 두려워 않는 후보의 대결이다. 그 어느 때보다 변수가 많아 선거가 끝나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김영주 후보가 보수의 대표 자격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 경쟁자인 국민의힘의 김영주, 민주당의 채현일 후보와 비교했을 때 자신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불행한 사실이지만, 대한민국의 비전을 제시하는 정당은 개혁신당뿐이다. 거대 양당은 ‘검찰 독재 청산과 586 운동권 청산’의 구도로 그들만의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지금은 양당 후보 모두가 영등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지만,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또 이재명 방탄과 대통령 거부권을 옹호하기 위한 싸움만 할 것이다. 이는 저보다 영등포구민들이 더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 

개혁신당은 거대 양당이 ‘검찰 독재 청산 vs 586 운동권 청산’만 주창하는 이번 총선에서도 계속해서 국민을 위한 공약을 내고 있고, 필요하면 양당이 가져다가 써도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게라도 국민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것이 정치인의 존재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을 영등포구민들이 잘 판단해 주시리라 믿는다."

허은아 개혁신당 서울 영등포갑 후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허은아 개혁신당 서울 영등포갑 후보. ⓒ이혜영 기자 [email protected]

▶ 신생 정당의 한계를 넘을 수 있다고 보는가?

"굳건한 양대 정당 구도에서 새로운 정당이 자리 잡긴 쉽지 않다. 21대 총선에서 양대 정당의 위성정당을 제외한 실질적 3당인 정의당은 전체 300석 가운데 6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이 3당으로 38석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지만, 2년을 넘기지 못했다. 지금 국민들은 먹고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치고 있다. 누구를 만나도 "살만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 사회 전반에서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데, 거대 양당은 자신들의 기득권 지키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

신당이 '만고의 정답'이라고 말하진 않겠다. 다만 지긋지긋한 양당의 진흙탕 정치, 강성 지지층 분노만 부추기는 정치,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는 뒷전인 정치를 누군가는 끝내야 하지 않겠나. 꽃길은 아니지만, '정치인 허은아'를 기대하는 사람들을 위해 비겁한 길을 걷지 않으려 한다. 기적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 아닌가. 비겁하지 않아야 승리할 수 있고, 결국에는 원칙과 상식이 이긴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 ‘참 보수’를 강조하며 양당 정치를 끝내겠다고 했다. 후보가 생각하는 참 보수란 무엇인가?

"공정과 자유, 책임을 기치로 하는 정치가 '참보수'다.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해도 재도전의 발판이 마련되고, 마음껏 표현의 자유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개천에서 용 났다'도 옛말이다. 여기저기서 쉽게 들을 수 있었던 말이 지금은 참 듣기 어렵게 됐다. 

부모 세대의 교육격차가 소득격차를 낳고, 소득격차가 자녀의 사교육비 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월평균 소득이 800만원 이상되는 가구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7만1000원이었다. 반면 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가구의 사교육비는 18만3000원에 그쳤다. 고소득 가구 학생과 저소득 학생 간에 게임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튼튼한 기회의 사다리를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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