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부족 마술사 도살 가능성도 제기

남아공 멸종위기종 케이프 독수리. 사진=연합뉴스
남아공 멸종위기종 케이프 독수리.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 북동부 유명 야생동물 관광지인 크루거 자연국립공원에서 독수리 약 100마리가 독극물에 의해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dpa통신 등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남아공국립공원청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독수리는 죽은 버펄로를 뜯어 먹다가 고기 안에 있던 독극물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선 역시 버펄로 사체를 먹고 죽은 것으로 보이는 하이에나 한 마리도 발견됐다.

동물 보호요원들은 아직 살아있는 독수리 20마리를 치료소로 후송했다. 조사관들은 버펄로 사체에 밀렵꾼들이 독극물을 넣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케 팔라 국립공원청 대변인이 말했다.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밀렵꾼들이 코끼리와 코뿔소를 죽여 상아와 뿔을 채취할 때 독수리가 사체에 몰려들어 발각될까 봐 미리 몰살시켰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전통치료사로 알려진 부족 마술사들이 독수리 부리 등에 치료 효험과 영험이 있다고 여겨 도살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인접국 보츠와나 북부 초베지구에서도 독수리 최소 50마리가 독극물 중독으로 의심되는 죽임을 당한 채 발견됐다고 신화통신이 이날 보츠와나 야생동물국립공원부(DWNP)를 인용해 보도했다. 여기서도 독극물이 발라진 버펄로 사체가 있었다.

독수리는 병들어 죽은 동물 사체를 해치워 광견병, 구제역, 탄저병 등 가축 전염병 위험을 줄이는 중요한 청소부 역할을 하는 만큼 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독극물 중독에 시민들이 경각심을 가져야한다고 보츠와나 DWNP 당국자가 말했다.

아프리카 전역에 있는 11개 독수리 종 가운데 5개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남아공에는 약 4만 마리의 독수리가 있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