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CR 2024 홈페이지 캡처. 
AACR 2024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오는 5일 개막하는 미국암연구학회 연례 학술대회(AACR 2024)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차세대 항암제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

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AACR 2024는 5~10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다.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 학술대회로 꼽히는 권위있는 학회로, 매년 전세계에서 수많은 전문가들이 모여 항암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이번 AACR에는 유한양행을 비롯해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회사들이 항암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유한양행은 이번 AACR에서 개발중인 면역항암제 ‘YH32367’(ABL105)과 ‘YH41723’(IMC202)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할 예정이다.

YH32367은 유한양행이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다.

유방암, 위암, 담도암 등 다수의 HER2 발현 고형암에서 기존 항암 치료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현재 유한양행이 한국과 호주에서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미국으로 시험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HER2 발현 종양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T 면역세포 활성수용체인 4-1BB3의 자극을 통해 면역세포의 항암작용을 증가시킴으로써 종양특이적 면역활성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종양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이중항체다.

이번 학회를 통해 최초로 공개되는 YH41723은 유한양행과 이뮨온시아가 공동개발 중인 PD-L1, TIGIT 2중 타깃 면역항암제이다.

YH41723은 면역항암제의 대표적인 타깃인 PD-L15이 발현되는 종양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T 면역세포의 활성을 저해하는 PD-1과의 결합을 방해해 T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킨다.

이와 함께 T 면역 세포의 다른 면역관문 타깃인 TIGIT7에 결합해 T면역 세포 기능의 억제를 차단해 추가로 T면역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이중항체다.

이번 학회에서는 인간 PD-L1 발현 암세포를 이식한 마우스 효력평가에서의 이중항체를 구성하는 각 단일 모항체 병용 대비 우수한 항암 효력 결과를 포함한 세부적인 비임상개발 현황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한미약품도 AACR에 참가해 업계 최다 건수인 10개의 신규 연구과제를 공개한다.

△p53-mRNA 항암 신약 △LAPSIL-2 analog(HM16390) 2건 △EZH1/2 이중저해제(HM97662) 2건 △선택적 HER2 엑손20 삽입 변이 저해제 △IRE1α 저해제(HM100168) △KRAS mRNA 항암 백신 △YAP/TAZ-TEAD 저해제와, 북경한미약품이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이중항체 플랫폼(펜탐바디) 기반의 △BH3120 1건 등 10개 연구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한다.

특히,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p53 돌연변이 암을 표적하는 ‘차세대 p53-mRNA 항암 신약’ 연구 결과가 공개된다. 지금까지 암 환자에 높은 비율로 존재하는 p53 변이를 표적하는 치료제 개발이 시도됐지만, 상용화된 약물이 없는 상황이다.

한미약품이 비임상 연구에서 우수한 항종양 효능을 확인한 ‘차세대 인터루킨-2(IL-2) 면역항암제’ HM16390 관련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 HM16390은 IL-2 수용체들 간 결합력을 최적화해 강력한 항종양 효능은 물론 안전성까지 개선한 후보물질이다.

또 한미약품은 선택적 EZH2 저해제의 내성 메커니즘 극복이 기대되는 ‘차세대 EZH1/2 이중 저해제’ HM97662의 연구 결과도 발표한다. 이번 학회에서는 단백질 복합체(ARID1A 등 SWI/SNF)에 변이가 생긴 고형암의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쓰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HK이노엔은 AACR에 참석해 차세대 알로스테릭 EGFR-티로신 키나아제 저해제(EGFR-TKI) 후보물질의 비임상 연구결과를 포스터 발표를 통해 공개한다. 비소세포폐암 유전자(L858R) 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임상 연구 내용이다.

HK이노엔은 기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에 내성을 보이거나 L858R 변이 환자를 위한 4세대 표적항암치료제 ‘IN-119873’을 연구하고 있다.

IN-119873은 암세포의 에너지원인 아데노신3인산(ATP) 결합부위를 공략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의 알로스테릭(단백질 자리 중 하나) 결합부위를 공략한다.

IN-119873은 기존 1, 2, 3세대 EGFR-TKI 약물로 발생한 EGFR 돌연변이에서 우수한 효능을 보일 뿐 아니라 3세대 EGFR-TKI와 병용 요법에서도 시너지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HK이노엔은 화학연구원으로부터 초기 유효물질을 도입했으며, 지난해 8월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 과제로 선정돼 IN-119873을 도출했다.

연내 IN-119873의 비임상 연구를 완료하고, 임상1상 시험계획(IND)을 신청하는 것이 목표다.

동성제약도 AACR에 참석해 자체 개발한 광역학 치료제 포노젠을 사용한 ‘복막암 전이의 진단 정밀도 향상’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복막암의 경우, 수술 전 CT 스캔과 기존 복강경 검사에서 종종 놓치는 경우가 많아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해당 연구는 포노젠을 405nm에서 활성화한 광역학 진단(PDD)을 사용해 복강경 검사의 병기 진단 정확도를 평가한 결과, 복강경 검사의 백색광만 사용했을 때보다 민감도와 특이도가 향상됐다는 내용이다.

신라젠은 AACR에 모든 파이프라인의 연구결과가 채택돼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항암바이러스 ‘펙사벡’의 연구결과가 포스터 발표된다. 이번에 발표로 채택된 펙사벡 연구는 ‘미세생리학적 시스템을 이용한 혈관형성 위암 3차원 공동배양 모델’이다.

펙사벡은 최근 전이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신세포암(RCC, 신장암) 대상으로 리브타요와 병용임상(1b‧2a상)을 마치고 임상시험결과보고서(CSR) 작성,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을 완료했다.

항암제 BAL0891 연구 1건,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SJ-600시리즈 연구 2건도 이번 AACR에서 공개된다.

BAL0891은 신라젠이 지난 2022년 스위스 제약기업 바실리아에서 도입한 항암제로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FDA에 임상시험계획(IND) 변경 승인을 신청했다.

SJ-600시리즈 연구 2건은 △면역적격 유방암 마우스 모델에서 SJ-600 시리즈 반복 투여 시의 항암 효능을 평가한 연구 △간 전이 대장암 마우스 모델에서 정맥투여 가능한 SJ-600 시리즈가 전이성 악성종양에도 항암 효능을 나타낼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연구 등이다.

HLB테라퓨틱스와 HLB생명과학, HLB의 자회사 엘레바 등 HLB그룹 계열사들도 AACR에서 각각 연구 결과 발표에 나선다.

HLB테라퓨틱스는 이번 발표에서 교모세포종을 적응증으로 하는 ‘OKN-007+테모졸로마이드 병용 치료제 임상 2상’에 대해, 중간 분석 이후 추적 관찰로 업데이트된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HLB생명과학 R&D도 대장암 항암제로 비임상 단계에서 개발중인 'HLS-22001’에 대해 발표한다. HLS-22001은 대장암세포들이 증식하는 과정에서 세포분열의 특정 단계(G2/M기)를 저해해 항암효과를 갖는 약물이다.

발표 초록에 따르면 대장암 치료제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5-FU 등 1차 화학요법치료 후 내성이 생긴 대장암세포에 HLS-22001를 처리함으로써, 암세포 증식이 억제되는 사실로부터 다양한 기존 항암제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신규 기전의 항암제임을 확인했다.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에 대한 약동학적 상세 분석 결과를 담은 연구 논문을 발표한다. 리보세라닙과 간 효소들 간의 대사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수행된 이번 연구는 엘레바의 연구진들이 주도했으며 미국의 신약개발 솔루션 전문 기업인 알타사이언스도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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