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판매 12.2% 감소...전기차 수요 위축 등 영향

현대차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올해 1~3월 자동차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분기 판매가 40만대 아래로 떨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대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국산차나 수입차 할 것 없이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전기차 판매가 예전 같지 않고, 내연기관차도 힘을 못 쓰고 있다. 하이브리드 증가세가 두드러지지만 생산이 주문을 따라가지 못해 성장세가 제한적이다.

5일 각사 실적자료 및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에 판매된 완성차(수입상용차 제외)는 37만6794대로 지난해 1분기보다 12.2% 감소했다.

현대차(15만9967대, 전년 동기 대비 16.3%↓), KG모빌리티(1만2212대, 46.5%↓), 르노코리아(5491대, 21.2%↓)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기아(13만7622대, 2.9%↓)는 그나마 선방했다. 신차 효과에 힘입어 GM 한국사업장(6919대, 80.3%↑)은 성장세를 거뒀지만 판매대수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같은 기간 수입차 신규 등록은 5만4583대(KAIDA 집계 기준, 테슬라 포함)로 13.3% 뒷걸음질 쳤다.

기아 더 뉴 카니발 하이브리드. 사진=기아 제공
기아 더 뉴 카니발 하이브리드. 사진=기아 제공

일각에서는 하이브리드 ‘쏠림’ 현상이 내수 성장을 억제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토교통부 유종별 신규등록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국내에 정식 등록된 하이브리드카는 9만9832대로 전년 대비 46.3% 증가했다. 전기차(25.3%↓), 휘발유(18.7%↓), 경유(55.7%↓) 등 대부분이 하락세를 기록한 가운데 하이브리드와 LPG(129.3%↑) 두 유종 차량만 증가세를 나타냈다.

전기차의 경우 세계적으로 수요 위축이 두드러진데다 국내선 정부 보조금이 여느해 보다 늦은 2월 말에서야 결정되며 두달여 간 ‘개점휴업’한 영향이 컸다. 질소산화물(NOx) 등 배출가스 문제로 경유차는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LPG의 경우 증가율은 높지만 모수가 작아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은 편이다.

혼다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왼쪽), 올 뉴 어코드 터보(오른쪽) 사진=혼다코리아 제공
혼다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왼쪽), 올 뉴 어코드 터보(오른쪽) 사진=혼다코리아 제공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경쟁적으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해왔다. 전기차 성장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각국 정부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을 강화함에 따라 친환경차 물량 확보를 위해 하이브리드를 선택했다. 전기차와 달리 기존 내연기관차 플랫폼을 공유할 수 있고, 배터리도 적게 들어가는 만큼 ‘배터리 대란’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현재 판매 중인 국산 하이브리드카는 14종에 달한다. 보여주기식 구성이 아니라 현대차 그랜저, 기아 카니발 등 인기 차량에 대수 포진했다. 수입차 업체들도 국내 라인업을 빠르게 하이브리드로 채웠다. KAIDA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체 판매 중 하이브리드 비중은 47.5%에 달했다.

BMW 5시리즈. 사진=BMW코리아 제공
BMW 5시리즈. 사진=BMW코리아 제공

영업일선에서는 하이브리드의 빠른 증가세보다 납기일에 주목한다. 문의는 몰리는데 출고기간은 점차 길어진다. 인기 국산 하이브리드의 경우 예상 대기기간을 1년 이상으로 안내한다. 현대차 차종별 예상 납기표에 따르면 이달 기준 아반떼 1.6 가솔린은 4개월 내 받을 수 있지만, 하이브리드는 12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국산차 영업일선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구매를 고려하는 분들은 이미 국산차 수입차 모두 알아보고 오는데, 인기 차종의 경우 오히려 국산차가 대기기간이 더 긴 경우도 나타난다”며 “대기가 몰리는 게 인기 여부를 가늠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지만, 하이브리드에만 관심이 쏠리다보니 일반 차량으로 계약을 유도하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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