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1~2월 시장 점유율↑…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

삼성SDI 임직원들이 지난 12일 기흥 본사에서 열린 볼보트럭 시승 교류회에서 대형 전기트럭 ‘FH 일렉트릭’을 시승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삼성SDI 임직원들이 지난 12일 기흥 본사에서 열린 볼보트럭 시승 교류회에서 대형 전기트럭 ‘FH 일렉트릭’을 시승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지만, 여전히 ‘K배터리’는 그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모두 상위권 자리를 지켰다.

16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기준 시장점유율은 중국 기업 CATL이 30.6%로 1위, BYD가 10.6%로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16.4%) 2위, 삼성SDI(7.8%) 4위, SK온(7.5%) 5위로 국내 3사 모두 5위 안에 들면서 선방했다.

올들어서도 국내 배터리 3사는 비교적 양호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SDI는 지난 1월과 2월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시장 점유율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 세계 등록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은 삼성SDI가 5.2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4% 증가했다. SK온은 같은 기간 4.2GWh로 7.3% 감소했다. 이에 점유율도 삼성SDI는 4.8%에서 5.6%로 0.8%포인트 증가하며 전체 5위를, SK온은 6.2%에서 4.5%로 1.7%포인트 감소하며 6위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CATL(38.4%)에 이어 13.7%의 점유율을 기록, 글로벌 2위에 올랐지만 올해 1~2월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포인트 감소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배터리 기업들이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삼성SDI는 원만히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삼성SDI가 다른 기업들에 비해 프리미엄 전기차 중심으로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 선방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의 경우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ASB)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는 것이 장기적으로 성장 기대감을 더 키우고 있다. ASB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의 위험성이 적고 주행거리가 길어 배터리업계에서 주목하는 차세대 배터리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ASB사업화추진팀’을 신설해 ASB 사업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내 중국산 전기차 비중이 확대되면서 비중국산 배터리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전기차 세그먼트에 속하는 고객사들의 양호한 판매량으로 삼성SDI 출하량은 오히려 전 분기 대비 10%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6일부터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인터배터리 2024’에 삼성SDI가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 양산 준비 로드맵.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6일부터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인터배터리 2024’에 삼성SDI가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 양산 준비 로드맵.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삼성SDI는 최근 배터리업계 최고 에너지 밀도를 가진 ASB 양산 준비 로드맵과 초급속 충전, 초장수명 등 배터리 ‘초격차 기술’을 글로벌 무대에 대거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SDI는 지난달 6일부터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인터배터리 2024’에 참가해 ASB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초격차 기술력를 바탕으로 배터리 시장을 이끌어 나갈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번 인터배터리에서 삼성SDI는 업계 최고 에너지 밀도를 자랑하는 리터당 900Wh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 준비 로드맵을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했다.

삼성SDI는 현재 양산 중인 각형 배터리(P5)와 비교해 약 40% 가량 향상된 에너지 밀도 리터당 900Wh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및 양산 준비 계획을 밝혔다. 독자 조성한 고체 전해질 소재 개선과 혁신적인 무음극 기술을 통해 음극 부피를 줄여 양극재를 추가함으로써 업계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ASB사업화추진팀을 중심으로 SDI연구소 S라인에서 샘플을 생산하는 등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인터배터리에서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세부적인 로드맵을 통해 증명한 것이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달 20일 열린 제5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고체 전지는 계획대로 2027년 양산을 추진하겠다”며 “전 임직원의 노력과 파트너사와의 협력, 그리고 주주들의 성원에 힘입어 ‘2030년 글로벌 톱 티어(Top Tier) 회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지난 12일 경기도 기흥 본사에서 볼보트럭코리아와 함께 전기트럭 시승 교류회를 열기도 했다. 세계 최초 대형 전기트럭인 볼보트럭 ‘FH 일렉트릭’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개발한 삼성SDI 임직원들의 연구 개발을 위해 직접 시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했다. 

FH 일렉트릭은 볼보트럭이 2022년 세계 최초로 출시한 첫 대형 전기트럭이다. 삼성SDI의 21700 하이니켈(91%) 원통형 배터리 2만 8000여 개가 탑재됐고 상용 트럭 탑재를 위해 고출력 및 고에너지 밀도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SDI가 이번 인터배터리 전시회 부스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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