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이틀 새 70포인트 하락...이스라엘 "전면전 유발 않는 선에서 보복"
증권가, 전면전 가능성 낮으나 긴장 상태 장기화 가능성 염두해야
유가·해상운임 증가로 반도체·건설·자동차부품 등 타격...운송·방산 수혜

16일 코스피 지수. 사진=연합뉴스
16일 코스피 지수.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증권가는 최근 이란·이스라엘 사태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면전의 가능성은 낮다고 점쳤다. 다만 양국의 긴장 상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이러한 경우 반도체·가전·건설·자동차부품 산업은 타격이, 방산·운송 산업은 수혜가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16일) 코스피 지수가 62포인트 내린 2609.63에 장을 마쳤다. 지난 주말 이란과 이스라엘의 신경전이 본격화되면서 이틀 만에 70포인트 넘게 빠진 것이다.

이번 코스피 급락은 이란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전면전을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이란에게는 고통스러울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스라엘과 연계됐다는 컨테이너 화물선을 나포한 데 이어 이스라엘을 향해 수십 대의 드론과 미사일을 쏘며 공습을 전격 감행했다. 이 역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보복인데, 이스라엘은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했으며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습으로 전쟁까지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긴장감이 높아졌으나 이란 측은 이번 공습 이후 추가적인 반격이 없다면 공격할 의사는 없다고 밝혔으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하고 있어 사태는 일단락될 것으로 여겨졌다. 이로 인해 공격 직후인 지난 15일 코스피 지수는 11.39포인트 하락하는 데에 그쳤다.

이스라엘의 이번 보복 예고도 다분히 국제 사회의 목소리가 다분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지 매체는 다수의 보복방식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미국 등 동맹이 반대하지 않는 방식을 선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증권가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신경전이 전쟁으로 이어질 확률은 낮다고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란이 공격 대상으로 민간이 아닌 군사시설만을 표적으로 삼았는데, 이는 전면전으로의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이란이 공습 전에 미국에 사전 통보해 미국과 충돌할 의지가 없음을 밝힌 점도 근거로 들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스라엘의 후원자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방어는 지원해 줄 수 있으나 이란에 대한 반격은 반대한다고 표한 만큼 5차 중동전쟁 가능성은 의문이 존재한다"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양국의 신경전이 본격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긴장 상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과 이스라엘 모두 외부의 자극이 필요한 상황으로 이란은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정부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경우 가자지구 사태로 인질 석방과 관련해 정부가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압박을 받는 가자지구 사태에서 시선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이란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라며 "이란도 여론이 안 좋은 상황에서 무조건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두 국가의 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이란·이스라엘 사태 장기화 혹은 전쟁 확대될 경우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KB증권이 분석 자료를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반도체·가전·건설·자동차부품 산업에서는 직간접적인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긴장으로 우회로를 선택하는 등 물류에 차질이 생길 경우 운임 상승이 불가피하며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반면, 방산·운송 산업의 경우 수혜가 예상된다. 먼저 방산의 경우 정동익 연구원은 "긴장 강화 시 인근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 등 수니파 국가들의 군비증강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들은 천무 다연장로켓, 현궁 대전차미사일 등의 한국산 무기를 직간접적으로 도입한 국가들이기 때문에 추가 구매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운송 산업의 경우 강성진 연구원은 "유가 상승과 우회 시 시간 소모 등 비용이 증가하기는 하나 수요가 급증해 운임이 그만큼 늘어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여파로 항공화물까지 수요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증권업의 경우 부정적인 투자심리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승건 연구원은 "특히 유가와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단기채권 금리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부담요인이다"라며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될 경우 현재 연착륙을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PF 관련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 역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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