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대표 출마 해석도…“정교해지기 위해 시간 갖고 공부하고 성찰”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24.4.11 [공동취재]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24.4.11 [공동취재]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회동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20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라고 비판한 가운데, 한 전 위원장이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라는 입장을 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2대 총선 참패에 따라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한 뒤 첫 공개 입장이다.

앞서 홍 시장은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했던 정치 검사였고 윤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라며 “더이상 우리당에 얼씬거리면 안된다”라며 한 전 위원장을 비판한 바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다. 사심 없이 신중하기만 하다면요”라고 했다.

이어 “누가 저에 대해 그렇게 해준다면, 잠깐은 유쾌하지 않더라도 결국 고맙게 생각할 것이다. 그게 우리 공동체가 제대로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위원장은 또 “정교하고 박력있는 리더십이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만날 때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면서 “정교해지기 위해 시간을 가지고 공부하고 성찰하겠다”며 향후 정치 재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를 두고 한 전 위원장이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 아냐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시간을 갖겠다’고 하면서 일단 거리를 둔 것 아니겠냐는 관측도 있다.

총선 패배에 사퇴했던 한 전 위원장은 “저의 패배이지 여러분의 패배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함께 나눈 그 절실함으로도 이기지 못한 것, 여러분께 제가 빚을 졌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열흘이 지났다. 실망하시고 기운 빠질 수 있고 길이 잘 안 보여 답답하실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같이 힘내시죠. 결국 잘될 것”이라고 적었다.

한 전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비판을 시작으로 총선 국면에서 줄곧 대통령실과 부딪혀 왔다.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중심에 선 이종섭 전 호주대사와 회칼 테러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 논란에 대해 날 선 발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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