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이커머스 공세 등 대내외적 삼중고

2024 물류산업대전 쿠팡 부스. 사진=쿠팡
2024 물류산업대전 쿠팡 부스. 사진=쿠팡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 업계 1위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실적 악화에 이어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 및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검토까지 안팎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쿠팡은 최근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계 이커머스 기업의 초저가 공세를 막아내기도 버거운 상황에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과징금 부과 여부와 세무조사에 대한 우려감으로 삼중고를 겪게 됐다.

알테쉬 공세에 1분기 적자 전환

쿠팡은 올해 1분기 매출 9조원을 돌파하며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줄어들어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쿠팡의 1분기 매출은 9조 4505억원(71억1400만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7조 3990억원)와 비교해 28% 늘어난 수치로 쿠팡은 처음으로 매출 9조원대를 넘어서게 됐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크게 축소됐다. 쿠팡은 1분기 영업이익 531억원(4000만달러)을 기록, 전년 동기 1362억원(1억677만달러) 대비 61% 감소했다. 쿠팡의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 전환 이후 처음이다.

쿠팡은 1분기 실적에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 대응하기 위한 상품과 물류 인프라 투자 및 명품 플랫폼 파페치 인수 등의 영향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초저가 전략으로 한국 시장 확대에 나선 알테쉬의 공습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줬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공세를 거론하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김 의장은 “새로운 중국 커머스 업체의 한국 시장 진출은 소비자들이 클릭 한 번으로 몇 초 만에 다른 쇼핑 옵션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전했다.

이같은 쿠팡의 1분기 ‘어닝쇼크’에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명주 한투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여행의 정상화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지속은 중산층의 명품 구매 수요에 부정적”이라며 “중산층의 더딘 명품 구매 수요 회복은 파페치의 마케팅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쿠팡의 수익성 악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1분기에는 쿠팡이 알리·테무와의 경쟁에 따른 비용 지출이 크지 않았지만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걸로 판단된다”며 “지난 3월 말부터는 한국에서 쿠팡이츠 무료 배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쿠팡은 단기적으로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공정위 과징금 검토 맞닥뜨려

하지만 실적 악화보다 더 큰 ‘발등의 불’은 국세청과 공정위발 리스크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달 중순 서울 송파구 소재 쿠팡 한국 법인 본사에 국제거래조사국 요원들을 보내 세무 자료를 확보했다. 이번 조사는 정기 조사가 아닌 비정기 세무조사다.

국제거래조사국은 주로 외국계 자본이 투입된 회사나 해외 법인 등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한다. 역외 탈세 등의 혐의도 국제거래조사국 관할이다. 국세청은 미국 법인인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와 계열사 간 거래를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Inc는 미국 델라웨어주에 본사가 있으며 한국 쿠팡 지분 100%를 보유중이다. 국세청 조사와 관련해 쿠팡 관계자는 “통상적인 세무조사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 측은 역외탈세 혐의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과징금 규모 최대 5000억원에 달할 가능성도

쿠팡은 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정거래법·하도급법 등 위반 의혹으로도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쿠팡이 자사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상단에 노출해 부당 고객 유인행위를 했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의혹은 공정위 전원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공정위는 쿠팡 PB 상품 상위 노출 조작 혐의에 대한 수천억원대 과징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5000억원대에 이를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은 “쿠팡 PB를 제조하는 90%는 중소업체로, 쿠팡은 대기업의 시장 장악으로 생존이 어려운 우수한 중소기업의 PB상품들을 소개하기 위해 투명하고 적법하게 ‘쿠팡 체험단’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고객들에게 분명하게 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의 알고리즘 조작 의혹에 대한 과징금 규모는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쿠팡은 전원회의를 통해 상기 사실관계를 밝히고 적극 소명할 예정이다. 실적악화와 세무조사·공정위의 과징금 검토까지 굵직한 악재를 맞은 쿠팡이 위기 극복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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