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부진의 연속이었다. 9번타자까지 밀리며 팀의 핵심타자에서 멀어졌다. 2할대 타율도 위태로웠다. 위기에 빠진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맹타를 휘두르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김하성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원정경기에 9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 1볼넷 1도루를 작성했다.

ⓒ연합뉴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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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김하성은 올 시즌 타율 0.212(165타수 35안타)를 기록했다. OPS(장타율+출루율)는 0.695다.

김하성은 이날 경기 전까지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타율은 0.205까지 추락했고 장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수비에서의 안정감도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타율 대비 출루율(0.317)만 높았을 뿐이다.

공교롭게도 김하성의 부진은 타격왕 출신 내야수 루이스 아라에즈가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한 뒤 심화됐다. 이는 김하성의 타순이 9번까지 밀리는 계기로 작용됐다. 좌완투수가 나왔을 때는 톱타자, 우완투수일 때도 5,6번에서 간혹 기용되던 김하성의 자리가 많이 뒤로 밀려났다.

이런 상황에서 김하성은 이날 ‘부활 종합세트’를 보여줬다. 일단 잘할 수 있는 것부터 했다. 부진 중에도 볼넷만큼은 잘 얻어냈던 김하성은 이날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기록했다. 선두타자였기에 더욱 값진 볼넷이었다.

상대 선발투수 브라이스 엘더의 공을 6개 지켜보며 결과를 도출한 김하성은 4회초 선두타자로 맞이한 두 번째 타석에선 한가운데 2구 싱커를 받아쳐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이어 후속타자 아라에즈의 타석 때 곧바로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선두타자로 나섰을 때, 볼넷과 안타를 통해 출루할 수 있는 능력과 2루를 훔칠 수 있는 능력을 모두 보여준 셈이다.

ⓒ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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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7회초 1사 후 솔로포까지 터뜨렸다. 7회초 구원 등판한 레이 커의 4구 92.9마일(약 149.5km)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몸쪽에 붙은 공이었기에 실투가 아니었지만 김하성은 비거리 393피트(약 119.7m)의 대형 홈런을 만들었다. 김하성의 타격 감각이 올라왔음을 증명하는 타구였다.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 김하성. 뜻하지 않은 시즌 초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볼넷과 안타, 도루, 홈런 모든 것을 보여주며 활짝 웃었다. 특히 실투가 아닌 몸쪽 체인지업을 공략해 홈런을 생산하며 타격감 회복을 알렸다. 부활의 날개짓을 펼친 김하성이 앞으로 반등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연합뉴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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