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 금통위원 전원일치
이창용 "긴축 유지, 대내외 정책 점검"
"물가 2.3~2.4%대면 금리 인하 고려"

23일 한은 금통위는 올해 상반기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사진은 모두발언하고 있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생중계 캡처
23일 한은 금통위는 올해 상반기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사진은 모두발언하고 있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생중계 캡처

[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행 3.5%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 동결은 지난해 1월부터 약 1년 4개월 동안 11차례 이어지고 있다. 이는 한은의 제1의 통화정책 목표인 '물가 안정' 불확실성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 지연으로 인한 환율 불안 영향으로 보여진다. 

23일 한은 금통위는 올해 상반기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이번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은 지난해 2월과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 올해 1월, 2월, 4월에 이어 11회 연속 금리 동결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일치였다”고 밝혔다.

한은이 이번에도 금리 동결에 나선 이유는 물가와 환율 부문에서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우선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3.1%)과 3월(3.1%) 3%대를 유지하다가 4월(2.9%) 석 달 만에 2%대로 내려왔다. 다만 과일을 비롯한 농축수산물이 10.6%나 치솟는 등 2%대 안착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서 물가 상승 압력도 있다. 농축수산물 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기의 호조세와 국내 성장세 반등 움직임도 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시장 전망치(0.5~0.6%)보다 상회하는 1.3%를 기록했다. 한은은 이날 성장률을 지난 2월 전망치 2.1%보다 상당폭 높은 2.5%로 전망했다.

특히 환율도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되고,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까지 일어나자 원/달러 환율이 뛰었다. 이 가운데 한은이 금리 인하를 할 경우 한미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자본이 유출돼 환율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이 총재는 모두발언에서 "금통위는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상방 리스크가 커진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는 통화정책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2.3~2.4% 대로 내려가는 트렌드가 보이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숫자를 갖고 오해해서 (물가 상승률이) 2.3%면 금리를 인하하고, 2.4%면 안 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물가가 예상 수준으로 가는지 보고, 하반기에 무조건 금리 인하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아직은 인하 시점의 불확실성도 커 인하 폭까진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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