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D-1, '채상병특검법'에 이탈표 설득전
모수개혁안 野 "21대에서" vs 與 "22대에서"
여야 오전 원내대표 회동…극적 타결 이룰지 주목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21대 국회 임기 종료를 이틀 앞둔 27일 여야는 국민연금 개혁과 채상병 특검법 등 쟁점 현안을 놓고 격한 대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통과시키고 연금개혁을 매듭짓겠단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정치공세'라 규정,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 與 "장외투쟁으로 정치사건 변질" vs 野 "'표틀막' 하는 것인가"

여야는 ‘채상병 특검법’의 명운을 결정할 여권 내 이탈표 설득을 위해 막판 물밑 설득전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주말 '장외 여론전'을 펼친 반면 국민의힘은 지도부를 중심으로 개별 의원들과 접촉하며 ‘부결’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특검법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국민의힘 의원은 안철수·유의동·김웅·최재형 등 4명이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평생 수사 지휘를 한 분이고, 부당한 압력에 의한 수사 지휘에 대한 개입에 대해선 의연한 모습을 보여왔기에 국민들로부터 대통령 자격이 있는 분이라고 인정을 받은 분”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수사에 부당한 압력이나 지시가 있었다는 것은 공수처에서 속도감을 갖고 수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아마 명백히 명명백백히 진실이 밝혀지리 믿는다”라며 “국회의장님과 다수당인 민주당이 깊이 생각해 국정운영에 지장이 없도록 잘 처리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채상병의 순직은 가슴 아픈 일이며, 앞으로 이런 일이 절대로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면서도 “하지만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대통령까지 끌고 들어가 탄핵을 운운하고 장외투쟁으로 끌고 가 정치 사건으로 변질시키는 것은 고인을 위한 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공수처 등의 수사 결과가 미흡하다면 국민의힘이 먼저 특검하자고 주장할 것”이라며 “여야 합의 없는거대 야당의 힘자랑 입법 폭주 국회 21대 국회 마지막 모습도, 22대 국회의 시작의 모습도 이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채상병 특검 통과 촉구하는 이재명-조국 대표. 사진=연합뉴스.
채상병 특검 통과 촉구하는 이재명-조국 대표. 사진=연합뉴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열린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젊은 군인의 억울한 죽음과 권력의 부당한 (사건 진상) 은폐 의혹을 밝히는 일은 여야 진영 문제가 아니다”라며 “역사가 국민의힘 의원들의 선택을 기억할 것”이라고 맞섰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특검법에 찬성하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진실 규명에 나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라며 ”국민의힘이 소속 의원을 상대로 표 단속에 나섰다는데 '표틀막' 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 野 "21대서 모수개혁안 처리" vs 與 "졸속정책 우려, 22대서 논의"

국민 연금개혁과 관련해서도 여야의 합의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안을 21대 국회에서 우선 처리하자는 입장이나, 정부·여당은 ‘졸속정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22대 국회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황 위원장은 “모수개혁으로 일단락 짓고 다시 구조개혁을 한다면 모순과 충돌이 생기고 세대 간의 갈등 등 여러 가지 우려되는 것이 있기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두 개혁을 한 번에 해야 한다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가 합치되는 부분은 조속히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정쟁을 떠나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하나의 안으로 결론을 내려 어려운 난제를 해결하는 멋진 국회가 되었으면 한다”라며 “특히 이재명 대표께서 모수 개혁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정부와 여러 의논을 하고 양당이 함께 해야겠다는 취지에 대해 환영을 표했는데 이런 협치 정신이 크게 발전해 22대 국회 첫 장을 열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추 원내대표는 “국민적 합의가 없이 졸속으로 추진하면 거센 저항을 맡게 된다”라며 “민주당은 다수당의 힘으로 이틀 남은 21대 국회에서 시간에 쫓겨 밀어붙이지 말고 이틀 뒤 시작할 22대 국회에서 진짜 연금 개혁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발언하는 황우여 비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발언하는 황우여 비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반면 이 대표는 “이번 국회에서 연금 개혁을 반드시 매듭을 지어야 함에도 여당과 정부는 한사코 미루자고 고집하고 있다. 무작정 다음 국회에서 논의하자는 것은 연금 개혁을 하지 말자는 소리와 마찬가지”라며 “"왜 미뤄야 하나. 이번에 미루면 위원회 구성 등으로 1년이 지나가고 곧 지방선거와 대선이 이어질 텐데 연금 개혁을 할 수 있겠나”라고 따졌다.

이어 “민주당은 소득대체율을 44%로 하는 여당 안을 수용했다. 부족하더라도 개혁안을 좌초시키는 것보다는 반걸음이라도 나아가는 게 낫기 때문”이라며 “야당의 양보로 여야의 의견이 일치된 모수개혁부터 처리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모두를 한 번에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니 중요한 안부터 해결하면 좋겠다”라며 “17년 만의 연금 개혁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여야 원내대표는 오전 회동을 통해 막판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간 첨예한 대치를 이어온 여야가 쟁점 법안을 놓고 극적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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