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강대학가요제 참석, '오 솔레미오' 열창
감기 탓에 갈라진 목소리로 완창…시민들 '환호'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5일 저녁 한강여의도공원에서 열린 2024 한강대학가요제에서 '오 솔레미오'를 열창하고 있다. 사진=윤정희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5일 저녁 한강여의도공원에서 열린 2024 한강대학가요제에서 '오 솔레미오'를 열창하고 있다. 사진=윤정희 기자

[데일리한국 윤정희 기자] 25일 오후 6시. 한강여의도공원 물빛무대에서는 순수 창작 대학생 가요제가 오랜만에 열렸다. 몇몇 언론에서는 대학가요제와 강변가요제가 부활했다며, 다소 호들갑스런 반응들이 나오기도 했다. 

해가 길어져 아직은 행사장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일찍부터 자리한 관객들은 오후 6시가 되기 전에 이미 모든 자리를 가득 메운 상태였다.

MC 이영자·오상진의 사회로 시작된 축하공연은 '담다디', '저 바다에 누워', '무한궤도'가 대학생들의 음악성으로 재해석 됐다. 

참가팀 264개 중 11개 팀이 본선에 올라, 차례대로 경연에 나섰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대학생들은 열정적으로 공연을 펼쳤고, 관중석은 뜨거운 화답으로 가요제는 달아올랐다. 

다섯번째 팀의 경연이 무사히 끝났을 무렵. 오상진 아나운서가 무언가 발견한 듯 "잠시만요"라며 관중석을 지목했다. 의아한 관객들에게 다시한번 "오세훈 시장님이 자리하고 계신듯 한데요. 잘못 봤는가 싶었는데, 맞네요"라고 손끝으로 일어서 달라고 관중석을 가리켰다.

자리에서 일어난 관객이 선글라스를 벗자 관객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겸연쩍어 하던 오세훈 시장은 행사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무대위로 걸어나갔다.

"한강대학가요제가 시작할 때부터 자리에 있었습니다. 제가 음악을 좋아해서... 대학가요제가 10여년 만에 부활한거 같습니다. 참가한 대학생들과 시민들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 시장의 인사말에 관객들도 환호했다. 오상진 아나운서는 옆자리에 앉아있던 부인 송현옥 씨에게도 인사를 권했고, "한강대학가요제 화이팅!"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대학가요제에 왔으니, 노래를 해줄 수 있느냐"고 이영자 MC가 능청스럽게 관객의 호응을 유도했다. "노래해! 노래해!" 관객들이 연신 호응했다.

몇번을 거절하던 오 시장은 끝내 "요즘 성악을 배우고 있다"며 '오 솔레미오'를 해보겠다고, 감기기운이 있어서 이해해 달라고 '밑밥'을 깔았다.

"Che bella cosa 'na jurnata 'e sole..." 순조롭게 시작된 오 시장의 노래는 절정의 부분에 다다라서는 목소리가 갈라졌다. 관객들은 웃음을 참기 힘들어했다.

분위기를 감지한 이영자 MC가 "시장님, 여기까지 하시죠"라며 끼어들었다. 하지만 오 시장은 중간에 끝낼 생각이 없어 보였다.

"Ma n'atu sole Cchiù bello, oie ne" 갈라진 목소리로 고음부분을 노래한 오시장은 마치 '파바로티'를 연상한 듯 "'O sole, 'o sole mio Sta 'nfronte a te!"를 끝까지 완창했다.

시민들의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앵콜도 나왔지만 그럴만한 상태(?)는 아니었다. 아마 오 시장의 목소리가 아닌 그의 뚝심이 관객들을 감동시킨 탓 일테다.

노래를 마친 오 시장은 "시민들께서 이렇게 좋아하시니, 내년에도 또 계속해서 한강대학가요제를 개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진 대학생 팀들의 경연은 9시를 훌쩍 넘겨서야 마쳤다. 대상과 금상 등 수상팀이 결정되고, 모든 행사가 끝날때까지 오 시장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관객들, 시민들과 함께 진정으로 대학가요제를 즐기는 듯 보였다.

물빛무대와 한강공원을 가득 메운 관객들에게 잊지못할 기억은 부활한 대학가요제뿐만 아니라, 뚝심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목소리도 한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25일 한강여의도공원에서열린 2024 한강대학가요제 전경. 사진=윤정희 기자
지난 25일 한강여의도공원에서열린 2024 한강대학가요제 전경. 사진=윤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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