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만원 미만 가격대 판매 감소 두드러져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소수의 브랜드가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특히 ‘수입차 대중화'’를 이끌던 브랜드들이 고전하는 양상도 보인다. 보급형 수입차의 경우 국산차에 비해 비교우위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3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 1~4월 국내 신규 등록된 수입 승용차는 7만6143대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다. 정점을 찍은 2022년(연 판매 28만3435대) 이후 뚜렷한 감소세를 보인다. 연 30만대까지 성장할 것이란 과거 전망이 무색해진 셈이다. 

이런 가운데 쏠림 현상이 심하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 등 3강의 점유율이 63.1%에 달했다. 7000만원이 훌쩍 넘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베스트셀링카 상위권을 독식했다. 팬층이 두터운 테슬라는 전기차만으로 두자릿수대 점유율(10.4%)을 달성했다.

사진=BMW코리아 제공
사진=BMW코리아 제공

반면 한때 ‘독일 3강’으로 분류되던 아우디의 점유율은 2.46%까지 떨어졌다. 폭스바겐(2.67%), 포드(1.63%) 등 퍼블릭 브랜드들의 판매도 위축됐다. 하이브리드 열풍에 힘입은 토요타(9.5%, 렉서스 포함)와 볼보(5.54%) 정도가 선방하고 있다. 

국산차와 직접 비교 대상이 되는 7000만원 미만 수입차의 경우 특히 하락세가 뚜렷하다. KAIDA에 따르면 1~4월 7000만원 미만 수입차 판매는 2022년 4만1864대에서 지난해 3만8333대(전년 대비 8.4%↓), 올해 3만4051대(11.2%↓)로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BMW와 벤츠가 주도하는 7000만~1억원 수입차 판매는 성장세다. 같은 기간 해당 가격대 수입차 판매는 2022년 2만631대, 2023년 2만1843대, 올해는 2만3262대다. 전체 판매는 줄었는데 해당 구간에선 지난해보다 6.5%, 수입차 전성기인 2022년보다도 12.8% 늘었다.

테슬라 업그레이드 모델3. 사진=테슬라코리아 제공
테슬라 업그레이드 모델3. 사진=테슬라코리아 제공

점유율 20%는 무너졌다. 1~4월 기준 수입차 점유율은 2022년 20.5%에서 올해 17.2%까지 떨어졌다. 특정 브랜드의 비싼 차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수입차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 동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재용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국산차와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는 소위 ‘하차감’이 떨어지고, 유지·보수 부담은 국산차보다 커서 점차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수입차 시장은 점차 고가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은데, 젊은층의 자동차 수요가 확연히 줄어들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필요성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