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시걸. 사진=BYD 제공
BYD 시걸. 사진=BYD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유럽에서 ‘생태계 파괴자’로 언급되는 중국산 저가 전기차가 한국에도 출시될 지 주목된다. ‘1만달러 전기차'로 알려진 BYD의 소형 전기차 시걸(Seagull)의 한국 출시설이 나오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BYD는 올해를 전기 승용차 한국 진출 원년으로 삼고 출시 차종 및 투입 시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과 일본에 수출 중인 돌핀과 아토3 등이 시걸과 함께 유력 차종으로 거론된다. 이 중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돌핀과 아토3는 올해, 시걸은 내년에 투입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BYD 시걸. 사진=BYD 제공
BYD 시걸. 사진=BYD 제공

시걸은 BYD가 지난해 4월 출시한 소형 전기차다. 중국에서는 6만9800위안(9700달러, 약 1300만원)란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켰다. 2023 상하이모터쇼에서 데뷔한 뒤 같은 해 36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전체 판매대수(16만2000대)의 두배가 넘는 수치다.

한국 출시 준비는 비교적 일찍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특허청의 특허정보 검색서비스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시걸이 중국서 최초 공개된 지난해 4월 이미 국내에 해당 차량의 차명에 대한 상표등록을 신청했다. BYD는 해당 차량의 수출명을 ‘돌핀 미니’로 정했는데, 이 역시 지난해 12월 국내에 상표 등록 신청을 냈다. 

사진=KIPRIS 특허정보 검색서비스 웹페이지 갈무리
사진=KIPRIS 특허정보 검색서비스 웹페이지 갈무리

시걸은 BYD의 수출 확대 핵심으로 떠오른 차다. 지난해 중국 내 출시 이후 발빠르게 남미와 일본 시장에 수출을 타진했고, 이달엔 유럽 판매 계획을 공식 선언했다. 시걸의 유럽 판매 계획이 공식화되며 한국 출시 계획도 구체화된 것으로 업계에선 파악한다. 

국내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시장 규모나 행정 절차 등을 고려했을 때 BYD가 오직 한국만을 위해 특정 차종에 대한 인증절차를 밟진 않을 것”이라며 “수출형 시걸이 유럽 인증을 통과하면 한국 내 출시 준비도 어렵지 않다. FTA 영향으로 한국과 EU 간 규제 부분은 서로 준용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BYD 시걸. 사진=BYD 제공
BYD 시걸. 사진=BYD 제공

시걸은 BYD가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모터를 탑재한 소형 전기차다. 차 크기는 길이 3780㎜, 너비 1715㎜, 높이 1540㎜로 경차와 비슷하다. 하지만 휠베이스는 2500㎜로 성인 4명이 탈 정도로 실내 공간을 넉넉히 확보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BYD가 자랑하는 리튬 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했다. 화재위험이 적고 가격이 저렴하다고 한다. 배터리 용량은 30~38㎾h, 중국 기준 완충 시 최장 405㎞까지 주행할 수 있다. 회전이 가능한 12.8인치 디스플레이, D컷 스티어링 휠,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 등 편의품목도 충실하다.

BYD 시걸. 사진=BYD 제공
BYD 시걸. 사진=BYD 제공

이달 초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00%로 대폭 인상했다. 유럽연합도 오는 7월 중국 전기차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관세 인상이 자칫 중국의 보복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계하면서도, 시걸을 위시한 중국의 저가형 전기차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위기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판매 가격이 관건이다. 유럽의 안전 기준 등을 맞추고 운송 비용 등을 감안할 경우 2만달러(약 2760만원) 초반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품 구성과 타사 가격 정책을 고려했을 때 유럽과 비슷하거나 비쌀 가능성이 높다. 한편 국내서 판매되는 4인승 이상 전기 승용차 중 가장 가격이 저렴한 차는 기아 레이 EV(2735만~2955만원)다.

BYD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내 신차 출시 일정 및 종류 등을 아직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충족할 수 있는 고품질 제품을 적시에 소개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