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팬데믹 등 도전 국제적인 협력·연대 통해서만 극복"

윤석열 대통령이 4일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자원 부국' 아프리카와의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이를 위해 ODA(공적개발원조) 규모를 오는 2030년까지 100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하고, 한국 기업들의 무역과 투자도 늘리기 위해 약 140억 달러 규모의 수출금융도 제공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회사에서 "대한민국은 아프리카와 함께하는 상생의 파트너십을 통해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고, 내일의 번영을 함께 만들고자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함께 만드는 미래'를 한·아프리카 협력의 대원칙으로 제시하면서 △동반성장 △지속가능성 △강한 연대를 방향성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어느 한쪽이 아니라 한·아프리카가 함께 성장하기 위해선 원활한 교류와 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견고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교역 측면에서는 경제동반자협정(EPA)과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체결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투자 측면에서는 투자보장협정을 확대함으로써 양측 기업 간 교류 활성화를 촉진해야 한다"며 "2019년에 출범한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를 통한 아프리카의 역내 경제 통합 노력에도 적극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아프리카가 서로의 장점을 잘 결합해 지속 가능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후변화와 팬데믹, 자연재해, 식량 위기, 공급망 불안과 같은 도전은 국제적인 협력과 연대를 통해서만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윤 대통령은 "아프리카는 젊고 역동적이며 자원이 풍부하고, 한국은 첨단 기술과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서로의 장점을 잘 결합해 지속 가능한 해법을 찾는다면, 우리는 글로벌 도전과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다양한 방식으로 도발을 이어오는 북한을 겨냥하면서 대북 제재에 대한 아프리카 측의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이곳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며 "북한은 작년 5월부터 지난주 초에 걸쳐 군사정찰위성을 네 차례 발사한 데 이어 각종 미사일 발사 시험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며칠 사이에는 오물을 실은 풍선을 잇달아 우리나라에 날려 보내는 등 지극히 비상식적인 도발을 해오고 있다"면서 "우리 대한민국은 아프리카의 친구 여러분들과 함께 힘을 모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철저히 이행하면서,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지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정상회의는 이날부터 오는 5일까지 킨텍스와 서울에서 열린다. 윤석열 대통령은 48개국이 참석하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25개국과 릴레이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음은 윤 대통령의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회사 전문이다.

아프리카 각국 정상과 대표 여러분, 대한민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늘 이렇게 여러 정상들을 모시고 최초의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되어 감회가 남다릅니다.

오늘 회의는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을 초대하여 개최하는 다자 정상회의입니다.

또한, ‘글로벌 중추 국가’라는 대한민국의 책임있는 비전을 실현하는 데 있어, 바로 아프리카 국가들이 핵심적인 파트너임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동료 정상과 대표 여러분, 대한민국과 아프리카는 역사의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 해왔습니다.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자 아프리카는 파병과 물자 지원을 통해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 수호에 기여해 주었습니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차례로 독립을 이룩하면서,
우리와의 수교는 더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양측은 꾸준히 교류하고 협력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역사적인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통해 우리의 협력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동료 정상과 대표 여러분, 오늘날 우리는 초국가적 복합위기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팬데믹, 자연재해, 식량 위기, 그리고 공급망 불안과 같은 도전은 국제적인 협력과 연대를 통해서만 극복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아프리카와 함께하는 상생의 파트너십을 통해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고, 내일의 번영을 함께 만들고자 합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저는 한-아프리카 협력의 대원칙이 될 ‘함께 만드는 미래’의 세 가지 방향성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동반 성장’입니다.  어느 한쪽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교류와 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견고히 해야 합니다.

교역 측면에서는 경제동반자협정(EPA)과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체결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투자 측면에서는 투자보장협정을 확대함으로써 양측 기업 간 교류 활성화를 촉진해야 합니다.

2019년에 출범한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를 통한 아프리카의 역내 경제 통합 노력에도 적극 힘을 보태겠습니다.

대한민국은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2030년까지 100억 불 수준으로 ODA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자 합니다.

아프리카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무역과 투자를 증진하기 위해 약 140억 불 규모의 수출금융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다음으로, ‘지속가능성’이 중요합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교란은 인류의 식량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으며, 상시화된 글로벌 팬데믹과 공급망 교란은 우리의 건강과 후생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는 젊고 역동적이며, 자원이 풍부합니다.

한국은 첨단 기술과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장점을 잘 결합하여 지속 가능한 해법을 찾는다면, 글로벌 도전과 위기를 우리는 함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케냐의 올카리아 지열발전소 건설, 남아공의 배터리 에너지 저장장치(BESS) 건설과 같이, 한국은 ‘녹색 사다리’를 계속 확장하면서 아프리카 국가들과 함께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지속 가능한 인프라 분야 협력도 강화해 나가고자 합니다.

또한, 아프리카의 식량안보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쓰겠습니다. 농업기술 전수와 농촌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K-라이스벨트 사업 확장을 통해 식량자급률 제고에 기여하겠습니다.

아울러, 과거 에볼라와 코로나19에 합심하여 대응한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건 분야의 도전에 함께 대처해 나가겠습니다.

핵심 광물의 안정적인 공급, 디지털 전환과 같은 미래 성장에 직결된 문제에 대해서도 지속 가능한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강한 ‘연대’를 실천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과거 유엔과 국제사회가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먼 길을 달려와 준 것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대한민국의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역에서, 또 한빛부대는 남수단에서 아프리카의 평화와 안보를 지키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아프리카의 평화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국제 무대에서도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겠습니다.

특히, 앞으로 2년 동안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하면서, 글로벌 평화를 증진하는 데 더욱 노력하고자 합니다.

지금 이곳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매우 엄중합니다.
북한은 작년 5월부터 지난주 초에 걸쳐 군사정찰위성을 네 차례 발사한 데 이어 각종 미사일 발사 시험을 계속하고 있으며, 최근 며칠 사이에는 오물을 실은 풍선을 잇따라 우리나라에 날려 보내는 등 지극히 비상식적인 도발을 해오고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아프리카의 친구 여러분들과 함께 힘을 모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철저히 이행하면서,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지켜 나가겠습니다.  

동료 정상과 대표 여러분, 오늘 정상회의는 한-아프리카 협력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함께 만드는 미래’를 실현하기 위한 우리의 위대한 여정을 모두 함께 힘차게 시작하길 희망합니다.

끝으로, 아프리카연합(AU) 의장으로서 오늘 회의를 공동 주재하실 「모하메드 울드 셰이크 엘 가즈아니」 모리타니아 대통령님께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환영하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회를 선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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