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쏘나타 택시.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쏘나타 택시.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택시 시장에 다시 한 번 주목한다. 전반적인 내수 부진 속에도 택시는 매년 교체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에선 전기 택시 보급에 힘을 실었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내연기관 택시를 선호하고 있다는 신호도 나온다. 단종됐던 내연기관 택시들이 속속 부활하는 배경이다.

4일 각사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 내수 판매대수는  6만22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9.4% 감소했다. 대부분의 차종이 감소세를 나타낸 가운데 중형세단 쏘나타는 5820대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 두 배 이상(121.3% 증가) 증가했다.  

이 중 31.5%인 1835대가 택시였다. 현재 주문대기가 1년 이상 밀렸을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는 것이 영업일선 전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채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쏘나타 택시를 단종했다가 택시업계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올해 4월부터 판매를 재개했다.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내구성을 높인 택시 전용 LPG 엔진과 변속기, 타이어를 적용했다.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를 70㎜ 늘려 2열 공간도 넓어졌다. 

가격 경쟁력도 쏘나타 택시로 주문이 몰리는 배경이다. 쏘나타 택시 가격은 법인 2480만원, 개인 2254만원부터다. 비슷한 체급의 전기차 아이오닉 5 택시 가격은 4354만~4918만원으로, 서울시 기준 보조금을 적용해도 3000만원대 중반에 이른다. 

쏘나타 택시가 흥행을 거두면서 경쟁사들도 발 빠르게 신형 택시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왼쪽부터)코란도 EV 택시, 토레스 EVX 택시, 더 뉴 토레스 바이퓨얼 LPG 택시. 사진=KG모빌리티 제공
(왼쪽부터)코란도 EV 택시, 토레스 EVX 택시, 더 뉴 토레스 바이퓨얼 LPG 택시. 사진=KG모빌리티 제공

KG모빌리티는 지난달 23일 택시 전용 차량 3종을 동시 출시하는 강수를 뒀다. 이 중 ‘더 뉴 토레스 바이퓨얼 LPG 택시’는 휘발유와 LPG를 동시에 사용 가능한 차다. 연료탱크 용량은 50ℓ, 도넛형 LPG 봄베 용량은 58ℓ다. 두 연료를 모두 가득 채우면 1000㎞ 이상 주행 가능하고, 가솔린 차종 대비 연간 137만원 상당의 연료비 저감 효과가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가격은 2810만~3091만원이다. 쏘나타 택시보다 비싸지만 전기택시보단 저렴한 수준이다. KGM 관계자는 “주행거리가 길어 충전소 방문 횟수를 줄일 수 있고, 실내 공간이 넓다는 장점을 어필하고 있다”고 했다.

현행 기아 K5. 사진=기아 제공
현행 기아 K5. 사진=기아 제공

쏘나타의 직접 경쟁상대인 기아 K5의 택시 출시설도 구체화되고 있다. 쏘나타 택시 판매 재개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올해 초부터 기아 영업일선에서 본사에 ‘K5 택시 부활’을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한다. 단 쏘나타와 달리 국내에서 LPG차를 생산, 택시트림을 출시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파악된다. 이 경우 쏘나타 택시보다 가격이 비싸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 국산차 영업일선 관계자는 “중형 세단 베이스의 택시 판매가 중단되면서 택시 차량 가격이 1000만원 이상 오른 것으로 체감돼왔다”며 “쏘나타 등 중형 세단은 기사들에게도 익숙하고 정비도 저렴하게 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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