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개암, 기반암, 트랩, 저류층 있지만 탄화수소 확인 못해…직접 시추해야”

산업부와 석유공사가 7일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브리핑하고 있는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우레브 고문의 모습. 이날 아우레브 고문은
산업부와 석유공사가 7일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브리핑하고 있는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우레브 고문의 모습. 이날 아우레브 고문은 "포항 영일만에서 신규 유망구조 7개를 발견했는데 탄화수소 부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탐사시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세종=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액트지오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포항 영일만 유전(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 기자회견을 가졌다.

아브레우 고문은 원유·가스가 묻혀 있을 수 있는 유망구조 7개를 신규로 발견했으며 확인을 위해 탐사시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가 주최한 기자회견은 열띤 취재열기에 힘입어 1시간20분 동안 진행됐다.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직접 브리핑을 했으며 산업부 이호현 에너지자원실장, 석유공사 곽원준 수석위원, 지질자원연구원 이현석 박사가 배석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신규 7개 유망구조 발견 경위, 탐사시추의 필요성 외에도 액트지오의 분석역량과 조직구성 등 세간의 의혹을 산 부분에 대해서도 답을 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석유공사와 호주 우드사이드가 이미 시추공을 뚫은 주작, 홍게(이하 석유공사-우드사이드 공동시추), 방어(석유공사 단독 시추) 구조에서 원유·가스를 발견하지 못한 점을 분석해 7개의 유망구조를 새로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석유공사 곽 수석은 호주 우드사이드가 참여한 구조는 주작공 시추와 2D 광역탐사, 소규모 3D탐사를 진행하며 기반암과 저류층을 확인했는데 충분히 해석하지 않고 2022년 철수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새로 발견한 7개 구조가 한국의 유전사업 가능성을 일축한 호주 우드사이드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아브레우 고문은 “신규 7개 유망구조에서 덮개암, 저류층, 트랩, 기반암 등 탄화수소(원유·가스)가 고여 있을 지질학적 구조를 발견했다”며 “다만 이 구조에 탄화수소가 흘러들어 고여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지구물리학적 분석을 하지 못해서 탐사시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탐사시추를 수행해 탄화수소를 발견한 확률이 20%인데 이는 곧 실패할 확률이 80%이라는 말과 같다”라면서도 “유망구조가 여러 곳이어서 탐사시추를 수행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망구조가 한 개 뿐이라면 탐사시추를 제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산업부 이 실장은 “신규 7개 유망구조에서 원유·가스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있고 상당한 수입대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국민에게 알리고 탐사시추를 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포항 영일만 유전 프로젝트 기자간담회에 배석한 왼쪽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과 석유공사 곽원준 수석위원.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포항 영일만 유전 프로젝트 기자간담회에 배석한 왼쪽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과 석유공사 곽원준 수석위원.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액트지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브레우 고문은 “액트지오는 심해 유망구조 분석에 중점을 두며 팀제로 운영하고 있는 회사”라며 “팀원들이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데 가령 지구과학 전문가는 뉴질랜드에, 지진파 가공 담당은 브라질에, 지구화학 전문가는 멕시코에, 자류층 모델러는 스위스에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휴스턴에 기반을 둔 직원은 소수이며 최대 15명이 일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이번 포항 영일만 유전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원은 14명이다. 아브레우 고문은 액트지오의 주소지가 주택이라는 질문에 “액트지오의 주소가 주택지인 게  맞다”며 “최근 런던에 연 지사도 주택으로 등록돼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와 분석능력을 갖춘 인원만 있으면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장소가 중요치 않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기자들은 석유공사가 포항 영일만 유전 프로젝트의 데이터 분석을 액트지오에만 맡겼는지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이에 석유공사 곽 수석은 “석유업계에서 복수의 업체에 데이터 분석을 의뢰한 경우는 거의 없다”며 “이는 기밀유지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석유공사는 심해 지역에서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심해지역 최고 전문업체인 액트지오에 분석을 의뢰한 것”이라고 말했다.

곽 수석은 포항 영일만 유전 프로젝트의 경제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도 “1조입방피트의 가스만 발견해도 경제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산업부 이호현 실장은 아브레우 고문과 곽 수석의 말에 힘을 실었다.

이 실장은 “액트지오의 분석결과에 대해 석유공사와 검증자문단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매장탐사자원량에 대해서는 당장 확인하기 어렵지만 탐사시추는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본격적인 시추가 필요하다는 정책적인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산업부 출입, 등록기자 뿐만 아니라 같은 회사의 타부서 소속 기자까지 몰려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산업부 출입, 등록기자 뿐만 아니라 같은 회사의 타부서 소속 기자까지 몰려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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