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는 ‘포항 영일만 유전탐사’ 밀어주는데…
MB자원외교 조사 전 보좌관·일부 언론은 맹공

석유공사가 액트지오로 인해 난감한 입장이다. 액트지오의 분석 덕분에 포항 영일만 유전 유망구조를 탐사시추할 기회를 얻었지만 여론의 역풍도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7일 산업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왼쪽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의 모습.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석유공사가 액트지오로 인해 난감한 입장이다. 액트지오의 분석 덕분에 포항 영일만 유전 유망구조를 탐사시추할 기회를 얻었지만 여론의 역풍도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7일 산업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왼쪽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의 모습.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심해 탐사 전문기업 ‘액트지오’의 권고에 따라 포항 영일만 유전 ‘유망구조’에서 탐사시추를 준비 중인 한국석유공사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탐사시추에 힘을 실어주는데 언론은 잇따라 ‘액트지오’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부터 3년간 국회 산업위 의원을 보좌하며 MB자원외교를 다뤘던 박현숙 전 보좌관은 8일 그의 SNS에서 지난 7일 액트지오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 기자간담회를 혹평했다.

그는 “오늘 기자회견은 한물간 석유개발전문가를 들러리로 5000억 원 투자의 알리바이를 만들려는 사기행각처럼 느껴졌고 ‘전문가가 하는 발언’의 뒤에 숨은 고위공무원의 직무유기 현장이 생중계되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망한 가스전이라면 석유공사가 더욱 할 필요가 없다”며 “현재로서는 어떤 기업도 참여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석유공사 입장에선 정부의 5000억 출자로 당분간 부도를 유예할 수 있다는 경영진의 내부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액트지오 고문 기자회견을 비판한 박현숙 전 보좌관의 SNS 게시글 일부. 사진=박현숙 보좌관 페이스북 캡처
액트지오 고문 기자회견을 비판한 박현숙 전 보좌관의 SNS 게시글 일부. 사진=박현숙 보좌관 페이스북 캡처

박 전 보좌관의 발언이 있기 전 석유공사는 탐사시추를 지지하는 산업부의 보도자료를 손에 쥐었었다. 산업부가 7일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산업부 안덕근 장관의 발언 내용이 나온다.

보도자료에서 안 장관은 “석유·가스 전량을 수입하는 한국 현실에서, 에너지안보와 국민경제에 미치는 중요성 측면에서 이번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이 갖는 의미와 향후 계획을 국민에게 알릴 필요성 있다고 판단해 직접 이번 탐사시추 계획에 대해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자료 말미에 안 장관은 “6월 중에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전략 회의’를 개최해 동해 심해 가스전의 성공적 개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공사의 포항 영일만 유전 유망구조의 탐사시추를 지지한 산업부의 보도자료. 사진=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 일부 캡쳐
석유공사의 포항 영일만 유전 유망구조의 탐사시추를 지지한 산업부의 보도자료. 사진=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 일부 캡쳐

그러나 산업부가 탐사시추 지지 보도자료를 낸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석유공사는 액트지오가 법인 자격 박탈 상태에서 분석을 맡겼다는 언론보도에 대한 설명자료를 내야만 했다.

모 언론사는 “액트지오는 2019년 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법인 자격 박탈’ 상태였다”며 “석유공사가 액트지오에 분석을 맡긴 2023년 2월, 액트지오는 법인등록이 말소된 상태였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에 석유공사는 모 언론사의 지적인 맞지만 문제없다는 입장을 냈다.

석유공사는 “액트지오는 2019년 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법인 영업세 체납으로 ‘법인격은 유지’한 채 법인의 행위능력이 일부 제한된 바 있다”고 우선 확인했다.

이어 석유공사는 “이와 같은 행위능력 일부 제한 상태는 재판권이 제약받고, 법인 채무가 주주 등으로 이전되는 효과가 있을 뿐이며, 택사스주법에 따라 행위능력 일부 제한 상태에서도 ‘계약 체결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액트지오가 법인 자격 박탈 상태에서 석유공사와 용역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에 대한 석유공사의 보도자료. 사진=한국석유공사 보도자료 일부 캡쳐
액트지오가 법인 자격 박탈 상태에서 석유공사와 용역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에 대한 석유공사의 보도자료. 사진=한국석유공사 보도자료 일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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