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환전 수수료 무료 등 파격적 혜택
카카오뱅크 이달 '외환 서비스' 출시 예고
"금융 소비자 편의성↑, 비이자수익은↓"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외화 서비스가 은행권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토스뱅크가 외화통장을 출시하면서 '평생 무료 환전 서비스'라는 파격적인 금융 혜택을 제공하자 시중은행은 물론, 다른 인터넷전문은행도 다양한 외화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다만 금융권 내에서는 무료 환전과 인출 서비스 등으로 인해 수수료 이익이 줄면서 비이자수익 부문이 악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토스뱅크는 금융권 최초로 평생 무료 환전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외화통장를 비롯한 외환 서비스를 개시했다. 지난달에는 해당 서비스 이용 고객이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흥행 몰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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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토스뱅크

시중은행권도 해외여행객을 사로잡기 위한 '트래블 카드'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카드와 함께 '신한 SOL 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해당 카드는 최근 70만장을 돌파했다. 신한 SOL트래블 체크카드는 ▲전세계 30종 통화 100% 환율우대 ▲해외결제 및 ATM 인출 수수료 면제 ▲환전 후 계좌 보유 잔액 특별금리 제공(USD 연 2.0%·EUR 연 1.5%) ▲국내 4대 편의점 5% 할인 ▲대중교통 1% 할인 등의 파격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부족금액 자동결제 서비스를 등록하면 해외이용 시 환전 잔액이 부족할 경우 연결 원화계좌를 통해 부족한 금액이 자동 환전 돼 결제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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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신한카드와 함께 '신한 SOL 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사진=신한은행

이어 하나금융지주의 '트래블로그'도 금융 소비자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하나금융의 트래블로그 서비스 가입자 수는 500만명을 돌파했다. 트래블로그는 지난 2022년 7월에 나왔으며 하나금융의 대표적인 해외여행 서비스다. 트래블로그는 하나은행 전 영업점에서 신청 즉시 바로 발급이 가능한 서비스다. 혜택으로는 ▲41종 통화 환율우대 100%(무료환전) ▲통화별 환전 한도 300만원까지 확대 ▲외화 무료 송금 서비스 시행 등이 있다. 오는 7월에는 하나카드가 트래블로그 마일리지카드 2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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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트래블로그 서비스 500만 돌파 기념행사에 참석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가운데), 이승열 하나은행장(왼쪽에서 네 번째),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이사(왼쪽에서 여섯 번째)가 손님께 감사메시지를 전하는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그룹은 이날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환전, 결제, 할인, 적립 등 다양한 혜택을 담은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는 우리WON뱅킹에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으며 국내외 이용 시 5% 캐시백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해외결제·국제브랜드·해외 ATM 출금 수수료 면제 ▲전 세계 1300여개 공항 라운지 연 2회 무료 이용 등 해외 여행자에게 꼭 필요한 혜택만 모아서 제공한다.

우리금융은 위비트래블 체크카드와 연계한 ‘위비트래블 외화예금’도 새로 선보였다. 이 상품에 가입한 고객은 미국 달러(USD) 기준으로 하루에 1만달러까지 환전하고 최대 5만달러까지 예치할 수 있으며 전 세계 30개 주요 통화를 별도 환전수수료 없이 계좌에 담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3월 외화 충전 및 결제 서비스 핀테크 스타트업 '트래블월렛'과 손잡고 카카오뱅크의 외화 서비스 확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중 혁신적인 외환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LG유플러스와 마케팅 업무제휴를 체결하고 LG유플러스 해외로밍고객을 대상으로 환율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환전주머니 이용 고객에게 KT로밍에그 2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의 환전주머니는 우리WON뱅킹에서 이용하는 환전 서비스로 외화계좌가 없어도 원화를 외화로 바꿔 기간 제한 없이 외화를 보관할 수 있다. 모두 21개 외국통화를 환전주머니로 보관할 수 있으며, 환율 우대는 최고 90%까지 받을 수 있다.

은행권이 다양한 외화 서비스를 내놓는 데는 수요 증가 영향이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지난 5월29일 발표한 '2024년 1분기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실적'에 따르면 거주자의 카드(신용·체크·직불) 해외 사용금액은 51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 분기(51억9000만달러)보다 0.1%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46억달러) 대비로는 12.6% 증가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치였다. 

다만 금융권 내에서는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무료 환전·인출 서비스로 인해 수수료 이익이 줄면서 비이자수익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권의 파격적인 외화 서비스가 고객에게 좋은 혜택을 제공하는 고객 편의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수수료 이익 절감 등으로 인한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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