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회장 "결국 전기차 전환…2차전지 투자 지속"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광양 공장. 사진 = 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광양 공장. 사진 = 포스코퓨처엠

[데일리한국 김소미 기자] 포스코퓨처엠이 보유한 재고자산이 지난해 말 대비 2000억원 이상 축소됐다. 배터리 업체의 생산 능력 조절에 맞춰 기존 계획했던 설비 투자는 늦추고 운영 효율화, 판매처 확대 등에 주력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평가손실로 인식한 재고 일부가 출하하면서 생긴 467억원의 평가손실 환입도 재고자산을 낮추는 데 주효했다. 

또 니켈 함량 86% 이상(N86),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등 하이니켈 양극재 판매량 증가 영향도 컸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매출액은 73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21일 포스코퓨처엠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재고자산은 지난해 9166억원에서 올 1분기 7154억원으로 2012억원 감소했다. 외상 판매를 뜻하는 매출채권도 지난해 말 대비 132억원 줄었다. 일반적으로 재고자산과 매출채권 감소는 재무 건정성 상승으로 이어진다.

항목별로 보면 제품, 재공품(가공 중인 미완성품), 연료 등의 수치가 모두 하락했다. 특히 제품 재고자산(2148억원)이 지난해 말 대비 절반 이상 크게 줄었다. 전체 자산총계 대비 재고자산 비중은 지난해 말 14.47%에서 올해 1분기 10.19%로 4.28포인트 감소했다.

현금흐름 개선 요인으로 꼽히는 재고자산회전율은 상승했다. 2022년 4.5%에서 올해 1분기 5.2%까지 올랐다. 숫자가 클수록 재고자산 관리가 잘되고 매출로 전환하는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 회사의 재고자산이 3개월만에 축소된 것은 공급선 확대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양극재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으로 공급선 구축이 중요하다. 확실한 공급선이 있는 업체들은 재고를 빨리 소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에만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과 83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같은 안정적인 공급선 구축이 재고 소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 수준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재무부담을 줄이는 것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우선순위"라며 "특히 신규 고객사 확보는 재고를 줄이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양극재 업체들은 2분기에도 재고자산 감소를 통해 재무 부담을 줄여나가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기존 계획했던 설비투자는 속도 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올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질적 내실화를 위해 생산능력 투자시점을 순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오는 2026년 양극재 생산목표를 연산 45만5000톤에서 39만5000톤으로 하향조정했다. 음극재 생산능력도 2026년 22만1000톤에서 11만3000톤으로 조절했다.

이외에도 수요가 부진한 니켈 함량 65% 양극재(N65) 라인을 줄이고 북미 중심으로 수요가 강한 니켈 함량 80%대(N8x) 양극재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광물 가격 하락 등 영향으로 양극재 사업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여전히 수요가 많은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9월 준공 예정인 GM과의 합작사 얼티엄캠에서도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한편 포스코퓨처엠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시기를 기회로 삼아 신규 투자 기회를 지속 발굴해 나갈 방침이다.

장인화 포스코스룹 회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스틸 다이나믹 포럼에 참석해 "자동차 시장은 결국 전기차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차전지소재 분야에서 리튬·니켈 등 원료부터 양·음극재와 차세대 배터리 소재기술 개발까지 완성적인 벨류체인 구축을 위한 투자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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