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2024시즌 전반기가 4일 경기를 끝으로 종료됐다. 5일 퓨처스 올스타전, 6일 올스타전 이후 이틀의 휴식기를 가진 후 9일부터 후반기가 재개된다. 스포츠한국에서는 2024시즌 전반기를 결산하는 기사를 준비했다. 

ABS 도입 취지에 대해 설명하는 허구연 KBO 총재. ⓒ연합뉴스
ABS 도입 취지에 대해 설명하는 허구연 KBO 총재. ⓒ연합뉴스

KBO리그는 2024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변화에 돌입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로봇 심판, 일명 ABS(자동투구판독시스템) 도입이었다. 

전 세계 최초 1군 무대에 도입되는 ABS에 시작부터 많은 우려가 쏟아졌다. 지난 2020년부터 4년 동안 퓨처스리그에서 시범 운용했지만 현장은 ABS에 대한 불신을 지우지 못했다. 반면 팬들은 ABS 도입을 적극 지지했다.

선수들은 ABS 도입 초기 ABS존이 구장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다고 주장했다. KBO는 ‘구장마다 존이 다를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으나 현장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설상가상 일부 베테랑 선수들이 시즌 초반 ABS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트리면서 신뢰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은 지난 4월24일 kt wiz전 이후 경기마다 ABS존이 다르다며 공개 비판했다.

kt wiz 황재균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ABS에 대해 “시기상조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도저히 칠 수 없는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니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선수가 적지 않다. 타자뿐 아니라 투수들도 의아해하는 점이 쌓여가고 있다”며 ABS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ABS 판정과 관련해 상의하는 심판진. ⓒSBS SPORTS 중계화면 캡쳐
ABS 판정과 관련해 상의하는 심판진. ⓒSBS SPORTS 중계화면 캡쳐

또한 이 사건 이전에 심판진이 ABS 판정을 조작하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전파되면서 KBO의 미흡한 ABS 제도 준비도 만천하에 알려졌다.

지난 4월19일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NC 다이노스 이재학이 던진 2구가 볼로 판정됐다. 문제는 이 공이 ABS(자동투구판독시스템) 상으로는 바깥쪽 높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는 점. 하지만 문승훈 주심은 볼을 선언했다. 볼카운트 0-2가 1-1로 둔갑했다.

최초에 이를 인지하지 못한 강인권 NC 감독은 볼카운트 3-2에서 이 판정에 대해 항의했다. 하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문제는 이후 심판들이 마치 판정을 고의로 변경하려는 듯한 뉘앙스의 말을 한 것이 포착된 것. KBO는 결국 해당 심판들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단, 심판진과 별개로 KBO도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었다. 당시 더그아웃에는 ABS 판독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오직 태블릿 PC 하나였다. 또한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바로 전송되는 것이 아닌 몇 초의 딜레이를 거친 뒤 화면에 나타났다. NC가 곧바로 항의하지 못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KBO는 이 사건을 계기로 더그아웃에도 주심이 차는 ABS 판정음 수신기를 전달했고 사건은 일단락됐다.

이처럼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ABS는 이제 KBO리그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현장도 이제 ABS에 조금씩 적응하는 모습이다. 팬들은 한결같이 ABS 제도를 지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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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ABS. 전반기 최대 화두였던 ABS는 여러 풍파를 겪으면서 끝내 성공적으로 KBO리그 연착륙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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