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센서스보다 영업익 2조원 이상 많아
D램·낸드 시장 회복에 반도체가 실적 주도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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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시황 개선에 힘입어 시장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0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52.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이는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았던 지난해 2분기보다 15배 가까이 이익이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가 거둔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2조원 이상 많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조3078억원이었다.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액은 74조원으로 전년 대비 23.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14.1%를 기록했다.

잠정 실적에선 부문별 세부 실적이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증권사 전망을 종합하면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실적 향상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예상보다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D램 계약가격은 13~18% 오르고, 낸드 가격은 15~20%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용(엔터프라이즈)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대한 미국 고객사의 견조한 수요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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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DS부문 영입이익은 3조원 후반에서 5조원 중반 사이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날 전사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은 것을 볼 때 적어도 6조원 이상의 이익을 거뒀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전사 영업이익은 반도체 호황기였던 2021년의 2분기 영업이익(12조5700억원)에 가까워졌다. 다만 모바일은 갤럭시S24 시리즈 출시 효과 감소로, 생활가전은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라 수익성이 다소 저하된 것으로 추정된다.

시선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삼성전자의 DS부문과 얼마나 차이가 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DS부문보다 빨리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이익이 DS부문보다 많았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5조766억원이다. 실제로 이 회사가 이만큼의 이익을 거두면 삼성전자의 DS부문보다 이익이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SK하이닉스가 수익성이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이 회사의 영업이익도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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