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4차산업혁명 페스티벌에서 방문객들이 참가업체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연합뉴스
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4차산업혁명 페스티벌에서 방문객들이 참가업체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연합뉴스

우리 청소년은 국가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및 이동의 제약으로 우리 청소년들은 매우 큰 일상의 변화를 겪었다. 특히 오랜 학교생활의 부재와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핍, 또래 친구 관계 형성의 어려움을 경험하게 됐다.

청소년에게 있어서는 또래 친구 경험은 자아의 성장과 적성 등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성, 도덕성, 정체성 등의 발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계기이다. 이는 부모가 제공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회에 대한 이해와 적응을 하게 되는 단초가 되는 것이다. 팬데믹으로 인한 또래 친구 경험의 부재와 일부 온라인화 및 비대면화로 인하여 심리·정서·행동 문제에 취약하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은 향후 우리 청소년의 건강과 성장을 위하여 팬데믹 이후에 대한민국 모두가 고민해야 할 중요한 숙제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이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기 위해서는 필요한 기량과 품성을 함양하는 청소년수련활동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청소년 활동 진흥법을 제정했다. 청소년 활동이란 ‘청소년기본법 제3조 제3호’에 따른 청소년활동을 말하는데, 이는 청소년활동시설에서 청소년수련활동, 청소년교류활동, 청소년문화활동 등의 수련 및 활동을 의미한다.

청소년 교류활동이란 청소년이 지역 간, 남북 간, 국가 간의 다양한 교류를 통하여 공동체의식 등을 함양하는 체험활동을 말한다. 청소년 문화활동이란 청소년이 예술활동, 스포츠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등을 통해 문화적 감성과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을 함양하는 체험활동을 말한다.

한국은 4차 산업혁명은 물론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활동을 통해 청소년활동의 비대면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국가이기도 하다. 본 원고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한국의 적극적인 비대면 청소년 활동 등의 사례를 분류하고 미래의 우리 청소년들이 잘 자랄 수 있는 비대면 환경에 대하여 논의하려 한다.

사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체험 등의 활동을 한국의 수련원들은 지자체와 기업들과 협력하여 제공했다. 대부분의 수련관들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로봇 만들기 체험, 3D 프린팅, 코딩교육, 드론 등 몇 가지 특정 기술에 국한됐다. 한편 4차 산업혁명의 기술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기술발전에 따른 정보윤리적인 부분(개인정보침해, 로봇을 활용한 살인무기개발 등등)에 대한 교육은 잘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즉, 청소년시설들은 4차 산업혁명기술에 대한 단순한 체험에서 벗어나 청소년들이 4차 산업혁명기술이 초래하게 될 문제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알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기술을 사회적으로 또 윤리적으로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이 기술 개발보다 오히려 중요하다는 사실을 청소년활동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환경에서 갑작스러운 코로나19로 인해 ICT를 활용한 비대면 위주의 활동수련 환경이 조성되었고, 국내 수련원은 다양한 비대면 청소년 활동을 기획하고 추진했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의 청소년수련시설 비대면 현황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약 3,000여 개 이상의 비대면 활동이 기획되고 운영됐고 비대면 청소년 활동 대부분은 ICT를 활용한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청소년 활동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비대면 기반의 청소년 활동은 크게 6가지 정도로 분류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첫 번째는 화상회의 도구나 모바일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여 비대면으로 소통하는 청소년 활동이다. 기본적인 소통과 참여는 가장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는 분야로써 특히, 진로 체험, 분야별 전문가와 함께하는 활동이 많았고 청소년을 둘러싼 고민과 심리상담 스트레스 해소 등이 함께 이루어진 것으로 보여진다.

두 번째 분야는 활동 키트(Kit)를 수령하고 청소년 스스로 재택을 통해 혼자 아니면 가족들과 함께 제작하거나 참여하는 활동이다. 결과물을 기부하는 봉사활동 결합형과 단순히 영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하는 형태,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화상으로 소통하며 좀 더 고도화된 활동 작품 등을 만드는 형태 등으로 분류될 수 있다. 다만 키트의 경우는 다양한 가격대가 존재하며 로봇이나 회로 제작 등의 경우 금액이 높아져서 청소년 활동에 부담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세 번째 분야는 비대면 기반 청소년 캠페인이다. 특히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하여 SNS릴레이 등의 형태로 소셜미디어 계정에 메시지와 사진 등을 게시한 다음 참가자의 이름을 해시태그로 다는 방식 등을 활용하고 있다. 온실가스감축, 탄소배출저감 등 다양한 사회문제 등과 연계하여 진행되고 있다.

네 번째 분야는 디지털 컨텐츠 제작 분야이며 글, 사진, 음악, 영상 등을 제작해 또래 청소년들과 공유하고 활동하는 디지털 컨텐츠 제작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전 디지털 컨텐츠 제작과 다른 점은 최근 급속하게 확대된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계되는 점이다.

비교적 최근인 2022년 5월에 18회 대한민국청소년박람회가 지난해에 이어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특히 올해는 웹과 유튜브와 함께 메타버스 플랫폼(오비스, 제페토, 로블록스 등) 등을 활용하여 청소년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메타버스로 그리는 7컷 만화 공모전’, 청소년이 춤•노래•악기 연주 등을 경연하는 ‘케이(K)-유스타 경연대회’ 등 다양한 디지털 컨텐츠가 청소년 활동으로 연계됐다.

다섯 번째 분야는 비대면 행사로, 다양한 청소년 활동 행사가 비대면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립청소년미래환경센터와 연계하여 청소년이 가상현실(VR) 디지털드로잉, 증강현실(AR)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로 만나는 환경’, 청소년 감독이 제작한 영상 콘텐츠를 실시간 상영하는 ‘청소년 SF 영화제’ 등등 다양한 비대면 행사가 진행됐다.

여섯 번째 분야는 글로벌 협력과 관련된 비대면 청소년 활동이다. 그동안 국가 간 청소년 교류는 대면으로 진행됐지만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한-아세안 청소년 서밋: 탄소중립 그린투데이 챌린지, 국제 청소년 온라인 무예 캠프, 글로벌 미래진로 유스랩 등 다양한 글로벌 협력 청소년 활동이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한국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글로벌 청소년들과 교류하며 어릴 때부터 글로벌 시대에 준비된 리더로 자라나는 데 글로벌 교류협력사업은 매우 중요하며, 비대면 시대에 더욱 다양한 ‘Mixed Learning’ 기법과 연계해 더욱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국내 한 기업과 비영리 청소년 활동기관이 공동으로 2022년 1학기 동안 전국 특수학교(급) 23개교 대상으로 미래정원(Future Garden)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팜 키트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식물 키우기 활동을 통해 특수학교 장애 청소년들이 스마트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인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강화 및 정서적인 성장과 협동심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스마트팜 교육 프로그램이다.

ICT를 활용하여 장애가 있는 청소년들에게 농업과 디지털의 융합을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청소년 활동에 향후 ICT가 어떻게 융합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된다.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건강한 포부와 원대한 꿈, 그리고 젊은이만의 아름다움을 키워 글로벌리더가 될 수 있게 하는 청소년 활동이 향후 필요할 것이다. 한국의 우수한 ICT 역량은 한국의 청소년 활동과 유기적으로 융합하여 글로벌 환경에서 ‘K-청소년활동’의 이름으로 세계 최고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 손연기 강릉영동대학교 부총장 / 한국정보통신보안윤리학회장

1958년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그후 미국 유타주립대에서 사회학과 학사를 거쳐 텍사스 A&M 대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학과장을 거쳐 한국정보문화센터에서 소장으로 근무했다. 특히 한국정보문화진흥원(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원장을 연임한데 이어 ICT 폴리텍대학 학장 과 행안부 산하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원장도 역임했다.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 서울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와 우송대학교 IT융합부 교수를 거쳐 현재는 강릉영동대학교 부총장 및 한국정보통신보안윤리학회장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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