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도 대규모 투자 곧 동참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앞줄 왼쪽 네 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앞줄 왼쪽 네 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대기업들이 우리나라 한 해 예산(약 600조원)과 맞먹는 ‘초대형’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의 친시장 기조에 화답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계는 지난 24일 신기업가정신을 선포했다. 기업의 역할을 기존 이윤 창출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사회적 가치 창출까지 확대하자는 내용이다. 구체적인 방식으로는 ‘청년 채용 릴레이’ 등을 제안했다. 직후 약속이나 한 듯 국내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와 채용 계획을 동시다발적으로 내놨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대규모 국내 투자계획을 발표한 그룹들은 삼성과 현대차, 롯데, 한화 등이다. 이들이 내놓은 투자 금액은 587조600억원이다.

삼성은 향후 5년간 450조원(국내 360조원)을 투자한다. 반도체, 바이오, 신성장 IT 등 미래 먹거리 분야다. 최근 5년간 연평균 투자 규모보다 30% 이상 늘었다. 삼성은 전체 금액의 80%를 국내에 투자한다. 또 8만명도 직접 채용한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사는 향후 3년간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한다. 로보틱스·도심공항교통(UAM), 전기차 등 신사업에 투입키로 했다.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한국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롯데는 향후 5년간 37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역시 바이오 등 신규 사업에 방점을 찍었다.

한화는 5년간 37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에너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사업에 집중 투자한다. 국내 투자 금액은 20조원이다. 2만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들을 비롯해 SK도 투자 행렬 동참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전체 투자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2주일 만에 재계가 그려낸 투자·고용 청사진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식과 만찬에 사상 처음으로 국내 5대 그룹 총수와 6개 경제단체장을 초청하는 등 친기업 행보를 이어가며 기업 활동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윤 대통령의 지원 아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지난 20~22일) 과정에서 한미 경제동맹의 국가적 파트너 역할을 하는 등 대외적 이미지 제고 효과를 톡톡히 얻었다는 평가다.

이들을 포함해 10대 그룹 총수들은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만찬에 총출동하는 등 윤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정권 초기부터 끈끈한 ‘스킨십’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국내 고용과 투자를 확대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주요 기업들이 발표한 내용이 실제 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지원도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영 환경 개선에 정부가 지원해 달라는 신호”라면서 “기업들의 투자 계획이 실제 이행되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국내 경제 성장과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가 규제 완화‧개편 등 적극적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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