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

[K그로우 전문가 칼럼=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 지난 10월 기준금리가 한차례 또 큰 폭으로 인상됐다.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한 사람들에게 이자부담은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를 연체할 가능성도 커지면서 결국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경매시장 매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기존 LTV 규제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로 시중은행으로부터 과도한 대출을 받지 못한 이들에겐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각종 상품을 이른바 '영끌'로 주택을 구입한 이들에게는 기준금리 인상이 상당한 부담이고, 이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택 경매건수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 채무자 부동산에 경매신청을 할 경우, 경매시장에 나오기까지는 통상 6개월 이상이 걸린다. 

따라서 경매절차의 특성상 내년 상반기 이후부터 경매진행 건수가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리인상과 더불어 매매시장의 거래 위축이 경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낙찰 가격은 낮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경제여건이 좋지 않을수록 투자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법원마다 경매사건 응찰자는 대폭 줄어들었지만, 법원 내부는 많은 인파로 북적거린다. 

경매물건이 쏟아질 것이고, 시세보다 더욱 낮은 가격에 부동산을 매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동향을 살피고, 연습하겠다는 의도다.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저가매수에 대한 기대감 만으로 접근하는 것보다는 꼼꼼한 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우선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오피스텔이나 상가의 경우 대출이자가 높아짐에 따른 수익률은 감소하게 되고, 수익률 감소는 부동산 가격 하락에 영향을 끼친다. 

즉 투자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임대수익도 증가해야 하는데, 높은 물가로 경기마저 위축된 상황에서 임대수익이 늘어나길 바란다는 것은 헛된 바람이다.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고자 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다 보수적인 기대수익률로, 현금비중을 높여 접근하길 바란다.   

주택 낙찰률(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은 갈수록 곤두박질치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 가격)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이다. 이 말은 낙찰받는 사람이 없고, 또 낙찰되더라도 기본적으로 2회 이상 유찰돼야 경매물건에 관심을 갖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고금리 시기이고, 전세 수요자가 월세로 전환하는 모습이 강해지는 만큼 단기 투자목적보다는 내집 마련을 위한 실수요자가 접근해야 할 시기로 보인다.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매매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도 높은 매도호가를 유지하는 곳도 많다. 즉 합리적인 경매 낙찰가 산정이 어려운 시기인 만큼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지역의 추이를 지속적으로 지켜보면서 투자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또 원하는 지역의 경매물건이 나오기를 기다려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낮은 낙찰가율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급하지 않고, 차분한 마음으로 접근한다면 보다 만족할 만한 가격으로 내 집 마련할 기회가 올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