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한일전은 스포츠계 최고 라이벌 매치다. 특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과 일본은 수차례 격돌하며 명승부를 펼쳤다.

초대 대회인 2006 WBC에서 '국민우익수' 탄생을 알린 이진영의 다이빙캐치, '국민타자' 이승엽의 역전 투런포, 4강전 이종범의 역전 2타점 2루타 등 수많은 명장면들이 탄생했다.

한국과 일본은 2009 WBC 결승에서도 격돌한 바 있다. 당시 임창용이 연장전에서 이치로에게 결승타를 맞아 고개를 떨궜다.

이번엔 어떤 역사가 쓰일까. 3월10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지는 한일전에서 승부를 결정지을 양 팀의 핵심선수들을 알아본다.

김하성(왼쪽)·오타니 쇼헤이. ⓒAFPBBNews = News1
김하성(왼쪽)·오타니 쇼헤이. ⓒAFPBBNews = News1

▶메이저리그 '수비 능력자' 김하성 vs '최고 스타' 오타니 쇼헤이.

김하성(28)은 2021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이어 2022시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약물 징계와 부상을 틈타 주전 유격수로 도약했다.

김하성은 놀라운 수비력을 보여줬다. 강한 어깨와 넓은 수비 범위, 안정적인 포구를 통해 샌디에이고 내야진을 이끌었다. 2022시즌 타격 성적(타율 0.258, 11홈런, 59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708)은 평범했지만 뛰어난 수비력으로 내셔널리그 유격수 골드글러브 부문 최종후보에 뽑히기도 했다.

김하성은 이번 WBC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의 주전 유격수로 나설 예정이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성장한 김하성은 대표팀에게 수비 안정감을 선사할 전망이다.

한국에 ‘수비 기술자’ 김하성이 있다면, 일본엔 ‘이도류’ 오타니(29)가 있다. 투수와 타자를 겸업 중인 오타니는 2021시즌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하며 최고 선수로 우뚝 섰다. 당시 투수로서 9승2패 평균자책점 3.38로 평범한 기록을 남겼지만 타자로서는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OPS 0.964로 맹활약했다.

오타니는 2022시즌 마운드에서도 한 단계 성장했다. 166이닝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정규이닝(넘겼으며)을 넘기면서 15승9패, 평균자책점 2.33, 219탈삼진을 기록했다.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올라선 것이다.

오타니는 2022시즌 타격에서도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 OPS 0.875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베이브 루스 이후 104년 만에 10승-10홈런을 달성하였으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15승-30홈런을 기록했다.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오타니는 이번 대회에서 일본 대표팀의 투,타 에이스로 활약할 전망이다.

김광현(왼쪽)·다르빗슈 유. ⓒAFPBBNews = News1
김광현(왼쪽)·다르빗슈 유. ⓒAFPBBNews = News1

▶‘최고의 투수-날카로운 슬라이더’ 김광현-다르빗슈 유

김광현(35)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 킬러’로 활약했다. 당시 일본 대표팀 타선을 본선 풀리그 5.1이닝 1실점, 4강전 8이닝 2실점으로 봉쇄하며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신화를 이끌었다.

‘일본 킬러’로 명성을 날리던 김광현은 2009 WBC 일본 대표팀과의 첫 경기에서 1.1이닝 7피안타 1피홈런 8실점으로 무너졌다. 일본이 베이징올림픽 때 아픔을 줬던 김광현을 철저하게 분석했고 이에 김광현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결국 이 경기에서 한국은 일본에게 2-14 콜드게임 패배를 기록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이후 발전을 거듭했다. 2020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으며 메이저리그에도 입성했다. 2020시즌부터 2021시즌까지 2년동안 145.2이닝 동안 10승7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97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경쟁력을 확인한 김광현이다.

김광현은 2022시즌 KBO리그로 복귀해 14승5패 평균자책점 2.13으로 SSG 랜더스의 통합우승을 견인했다. 김광현의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위력이 살아있었고 메이저리그를 거치면서 한 층 노련해진 경기 운영도 돋보였다. 체인지업도 깊이를 더하며 우타자 상대 약점도 지웠다. ‘일본 킬러’로 부활할 역량을 갖춘 셈이다.

다르빗슈(37)는 일본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메이저리거다. 다르빗슈는 빅리그 통산 95승75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어느덧 박찬호의 아시아인 메이저리그 최다승(124승) 기록에 다가서고 있다.

다르빗슈는 만 36세에 접어든 2022시즌에도 16승8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맹활약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더욱 날카로워졌고 150km/h를 넘나드는 패스트볼 위력도 매서웠다.

다르빗슈는 2009 WBC 이후 14년만에 WBC 출전을 결정했다. 2009 WBC 결승전 승리투수인 다르빗슈의 존재는 일본 대표팀에게 큰 힘이다. 수많은 큰 경기 경험을 갖췄기 때문이다. 다르빗슈는 한일전 선발투수 유력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이정후(왼쪽)·무라카미 무네타카. ⓒAFPBBNews = News1
이정후(왼쪽)·무라카미 무네타카. ⓒAFPBBNews = News1

▶'바람의 손자' 이정후 vs '56홈런' 무라카미 무네타카

2022시즌 KBO리그 최고 선수는 이정후(25)였다. 타율 0.349, 23홈런, 113타점, 193안타, 출루율 0.421, 장타율 0.575를 기록한 이정후는 타격 5관왕(타율·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과 함께, 2022시즌 KBO리그 MVP를 수상했다.

한국 WBC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메이저리거' 최지만을 합류시키지 못했다. 최지만이 비시즌 수술을 받았는데, 소속팀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이를 이유로 최지만의 WBC 대회 참가를 반대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정후의 활약은 ‘이강철호’의 성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슈퍼스타’ 이정후가 한국 WBC 대표팀의 해결사로 활약해야 강력한 투수력을 갖춘 일본을 격파할 수 있다.

무라카미(22)는 2022시즌 NPB에 충격을 안겼다. 56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오 사다하루의 55홈런을 제치고 한 시즌 일본인 최다홈런자로 올라섰다. 타율 0.318, 56홈런, 134타점, 114득점으로 센트럴리그 MVP를 수상했다. 정교함과 파워를 동시에 갖춰 타격에서 약점이 없다는 평가다.

무라카미는 특히 지난해 7월31일부터 8월2일까지 한-미-일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5연타석 홈런을 작렬했다. 무라카미의 장타가 WBC에도 터진다면 일본 또한 승리에 한 걸음 다가설 전망이다.

김하성부터 김광현, 이정후, 오타니, 다르빗슈, 무라카미까지. 수많은 한, 일 스타들이 WBC에 참여한다. 어떤 스타가 한일전에 주인공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