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여곡 중 최고만 선곡해 5월26일 공연
‘보칼리제’ ‘알레코의 카바티나’ 등 연주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소프라노 서선영, 바리톤 이동환, 피아니스트 한상일이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1873~1943) 탄생 150주년을 맞아 그의 가곡으로만 구성한 콘서트를 선보인다. 라흐마니노프가 남긴 80여 곡의 주옥같은 로망스(러시아 예술가곡) 가운데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선곡해 들려준다.

클래식 음악 기획사 인아츠프로덕션은 오는 5월 26일(금)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더 로망스(The Romance)’를 연다. 올해 준비한 ‘라흐마니노프 시리즈’의 두 번째 공연이다.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우승(2011)을 거머쥔 프리마돈나 서선영과 한국 바리톤 최초로 독일 베를린 도이체오퍼 극장 솔리스트로 데뷔한 이동환이 라흐마니노프의 아름다운 가곡을 차례대로 들려준다. 러시아 피아니즘에 대한 깊은 이해를 지니고 있는 피아니스트 한상일이 가곡 듀오 연주뿐만 아니라 독주곡도 함께 선보인다.

서선영은 스위스 바젤국립극장에서 오페라 ‘루살카’의 타이틀 롤을 맡아 유럽 무대에서 데뷔했다. 깊이 있는 몰입과 내면의 진솔함을 완벽하게 소화해 극찬을 받으며 전속 솔리스트로 활동했다. 이후 드라마틱한 음색과 연기력을 기반으로 세계가 사랑하는 소프라노로 자리 잡았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이동환은 드라마틱한 성량과 화려한 테크닉을 겸비해 한국인 바리톤 최초로 세계 3대 오페라하우스 중 하나인 런던 코벤트 가든 극장에서 데뷔해 실력을 입증했다. 유럽 오페라극장에서 꾸준한 활동과 더불어 솔리스트로서의 음악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영남대학교 성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피아니스트 한상일은 프랑스 에피날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없는 2위에 오르며 세계무대에서 주목 받았다. 이후 꾸준히 국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 등 독주 무대를 가졌으며 음반사 SONY Classical에서 ‘라흐마니노프 & 프로코피예프’ 음반을 발매하며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전곡 등 러시아 피아니즘의 정석을 보여줬다.

라흐마니노프는 그가 교류하던 성악가들로부터 강한 영감을 받아 총 7개의 로망스 모음집(Op.4,8,14,21,26,34,38)을 남겼다. 서선영과 이동환은 7개의 작품 번호에 속한 여러 가곡을 발췌해 들려줄 예정이다.

라흐마니노프는 러시아의 문호 푸시킨을 비롯한 러시아 시인들의 시에 빛나는 선율을 붙여 달콤하면서도 애수 어린 로망스가 지닌 복합적인 의미를 아름다운 음악 세계로 표현해냈다. 짧게는 1분, 길게는 5분여의 작품을 통해 러시아 가곡의 짙은 색채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공연 전반과 후반의 첫 곡은 한상일이 ‘전주곡(Op.23 No.2)’과 피아노곡으로 편곡된 버전의 가곡 ‘라일락(Op.21 No.5)’ 연주로 꾸민다. 일종의 오페라 서곡과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이후 정열적인 에너지로 뜨거운 사랑을 고백하는 이동환의 연주와 사랑의 아픔과 그리움 등을 담은 서선영의 노래가 이어진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곡인 ‘보칼리제(Op.34 No.14)’는 가사 없이 허밍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라흐마니노프의 슬픈 정서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서선영 특유의 애절함과 호소력으로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예정이다.

공연의 마지막은 라흐마니노프의 첫 번째 오페라 ‘알레코’의 유명한 바리톤 아리아 ‘알레코의 카바티나’로 내면의 깊은 슬픔을 꺼내 보이며 이 노래를 듣는 청중은 그동안 잘 조명되지 못했던 라흐마니노프 노래에 담긴 깊은 예술성에 반하게 된다.

한편 인아츠프로덕션은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올해 ‘라흐마니노프 시리즈’를 세 차례 준비했다. 먼저 정한빈과 조재혁이 지난 4월 2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으로 ‘투 피아노즈(Two Pianos)’라는 타이틀로 듀오 콘서트를 열었다. 그리고 마지막 공연 ‘Trio In’의 연주가 오는 9월 1일(롯데콘서트홀) 펼쳐진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첼리스트 송영훈,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라흐마니노프의 ‘애가(élégiaque)’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