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사용 증가에도 당기순이익 하락
가파른 금리 상승에 자금조달 발목
불투명한 하반기, 비용 감축 집중

각 카드사. 사진=각 사.
각 카드사. 사진=각 사.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내수 회복과 여행 증가로 카드를 이용한 소비는 늘었지만 카드사들의 저조한 실적은 나아지질 않고 있다. 조달금리 상승과 고객들의 상환 능력 악화로 대손비용이 증가한 가운데 업황 악화 등 여러 악재에 발목을 잡힌 탓이다.

전문가들은 여전채 금리가 다시 오르고 소비심리는 악화되면서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내실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개인카드 승인액은 237조7000억원, 승인 건수는 66억7000만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5.1%, 7.1% 증가했다. 법인카드 승인액은 54조6000억원으로 0.2% 줄었지만 승인 건수는 4억건으로 38%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카드사들의 영업수익도 늘었지만 주요 카드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일제히 하락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169억원으로 23% 줄었다. KB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 역시 192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 줄었고 삼성카드의 순익은 29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각각 726억원, 81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9% 축소된 실적을 보였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결제는 늘었지만 정작 순이익은 크게 줄었다"며 "실질적인 성적으로 봤을 땐 결국 실적 악화다"라고 설명했다.

◇ 금리 상승이 직격탄

이처럼 카드사들의 순익이 늘지 않은 이유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파른 금리 상승 여파 때문이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의 자금조달은 주로 채권시장에서 이뤄지는데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조달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31일 여전채 AA+ 3년물 민평금리는 4.331%로 나타났다. 3월 중순까지 3%대 후반대로 떨어졌던 여전채 금리는 5월 4.008%로 다시 오르며 4%대로 재진입했고 이런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0%대였던 연체율이 올해 속속 1%대로 진입했다. 연체율이 높다는 건 카드 대금이나 카드 대출을 갚지 못하는 취약 차주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신한카드의 30일 이상 연체율은 지난해 상반기 말 0.92%에서 올해 상반기 말 1.43%로 상승했다. 삼성카드(0.6%→1.1%), KB국민카드(0.78→1.16%), 우리카드(0.80%→1.16%), 하나카드(0.79→1.48%)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부실 리스크를 대비해 카드사들은 대손충당금을 미리 쌓아야 하고, 이는 곧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각종 대출 규제 및 현금서비스, 리볼빙 등도 당국의 제지로 위축됐고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선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일찌감치 수익이 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전 분기에 비해 신용카드, 할부금융, 리스 등 영업이익 전부문의 고른 증가와 조달비용 및 대손비용이 감소했지만 판관비 증가 및 전분기 채권 매각이익 소멸 효과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 불확실성 하반기까지…내실 강화

업계에선 이러한 카드업계의 불확실성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벌어진 새마을금고발 채권 대량 매도 등으로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소비 심리까지 위축되면서 신용판매(신판) 매출 확대가 기대만큼 어려울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더불어 애플페이의 도입으로 삼성페이·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온·오프라인 간편결제사들이 마케팅에 열을 올리며 이들 간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간편결제사를 통한 결제가 늘어날수록 카드사들은 이들에게 추가적으로 물어야 할 수수료(비용)가 늘어난다.

이에 카드사들은 공격적인 마케팅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경영 전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하반기를 준비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계속된 리스크로 인해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카드사들이 비용 감축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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