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 정책發 경기회복 기대감…실적 호전
캄보디아, 경기부진 탓 국민·전북은행 법인도 뒷걸음

상기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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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신한·우리은행이 올 상반기 베트남, 캄보디아에서 엇갈린 실적을 거뒀다. 베트남 현지법인의 순이익은 증가한 반면 캄보디아에서는 감소했다. 두 나라의 상반된 경기가 은행의 영업에도 반영됐다고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모두 베트남 현지법인의 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올 상반기 1260억원의 순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62억원보다 46.1% 증가했다. 이 법인은 1분기에도 676억원의 순익을 기록, 1년 만에 68% 늘어나기도 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 2009년 현지지점이 법인으로 바뀌었다. 2011년 신한비나은행과의 합병 후 현재 46개 지점이 영업중이다. 또 2017년엔 ANZ베트남 소매금융 부문을 인수하기도 했다. 

베트남우리은행도 작년 상반기 239억원이었던 순이익이 올해 상반기에는 304억원으로 27.3% 성장했다. 1분기만 놓고 보면 172억원으로 전년도 1분기(71억원)의 두 배가 넘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2017년 설립된 현지법인으로 6월말 기준 하노이를 비롯해 20개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두 은행은 베트남과는 달리 캄보디아에서는 크게 부진한 실적을 올렸다. 먼저 신한캄보디아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3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1억원으로 61% 줄었다. 이 법인은 지난 2007년 설립됐으며 수도인 프놈펜을 비롯해 13개의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의 순이익도 같은 기간 300억원에서 212억원으로 29.3% 감소했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은 작년 1월 WB파이낸스에서 상업은행으로 전환된 법인이며 캄보디아 현지에는 현재 140개 지점이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달금리 등의 영향으로 순이자마진이 축소됐다"며 순익이 줄어든 배경을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 진출한 법인의 실적은 은행마다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베트남과 캄보디아 현지법인의 실적이 극명하게 갈린 이유는 두 나라의 경기가 전혀 다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올 1분기 GDP성장률이 목표에 미치지 못하면서 정부가 △정책금리 인하 △부가가치세율 인하 △시중은행 신용대출 CAP 상향 등 경기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고, 이것이 은행의 실적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반면, 캄보디아의 영업 환경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캄보디아의 올해 1~4월 교역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했고 무역수지도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 극복, 관광산업 회복에 따라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은행업은 그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신한·우리 외에도 국민은행의 캄보디아 현지법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은 작년 상반기보다 순이익이 35% 감소했으며 전북은행이 인수한 프놈펜상업은행도 순익이 1년 만에 5.4% 줄었다.

국민은행의 경우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와 KB캄보디아은행이 합병한 'KB프라삭은행' 출범을 앞두고 있다. 불확실한 영업환경을 맞닥뜨려야 하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캄보디아 경기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는게 현지 분위기다"라며 "은행 외 다른 산업도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모든 은행은 캄보디아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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