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회장 지분 물려받아 ‘8300억에서 1조3500억으로’
​​​​​​​CXO연구소 조사결과 카카오 김범수는 1조8000억원 감소

효성 조현준 회장은 아버지 고 조석래 회장의 보유지분을 물려받아 최근 3개월새 주식가치가 60% 넘게 상승했다. ⓒ효성그룹 제공
효성 조현준 회장은 아버지 고 조석래 회장의 보유지분을 물려받아 최근 3개월새 주식가치가 60% 넘게 상승했다. ⓒ효성그룹 제공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국내 46개 그룹 총수의 올해 2분기(3월 말 대비 6월 말) 주식평가액이 2조6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최근 3개월 새 4% 정도로 그룹 총수 주식재산이 줄었다. 효성 조현준 회장은 주식가치가 60% 넘게 상승했으나, 에코프로 이동채 전 회장은 30% 가까이 하락해 희비가 엇갈렸다.

올 상반기(1월 초 대비 6월 말)로 기간을 넓혀보면, 현대차 정의선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9000억원 넘게 불었지만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 겸 CA협의체 공동의장은 1조8000억원 이상 쪼그라들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지난 6월 말 기준 주식재산 10조 클럽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2명이 이름을 올렸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4년 2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도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46개 그룹 총수의 3월 말 주식평가액은 68조5096억원이었는데, 6월 말에는 65조8542억원으로 낮아졌다. 최근 3개월 새 주식재산이 2조6554억원 이상 감소했다. 감소율로 보면 3.9% 수준이다.

2분기 기준으로 총수 20명은 주식평가액이 상승해 미소를 지었지만, 26명은 감소해 우울해졌다. 참고로 올 1분기(1월 초 65조99억원→3월 말 68조5096억원)에는 5.4% 수준으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이 증가했었다. 1분기 때 증가한 그룹 총수의 주식가치가 올 2분기에는 하락세로 돌아선 모양새다.

◇ 효성 조현준 회장 주식재산 60% 넘게 상승…두산 박정원 회장 40% 넘게 증가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는 효성 조현준 회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 회장의 3월 말 주식평가액은 8378억원으로 1조원 미만이었다. 이후 6월 말에는 1조3541억원으로 주식재산 1조 클럽에 입성했다. 최근 3개월 새 주식재산은 5162억원 넘게 증가했다. 주식재산 증가율만 해도 61.6%로 퀀텀점프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고 조석래 회장이 보유한 주식을 조현준 회장이 물려받은 영향이 컸다. 조현준 회장은 ▲효성중공업(6월 말 4083억원) ▲효성(3988억원) ▲효성티앤씨(3033억원) 등 7개 종목에서 주식을 보유 중이다.

두산 박정원 회장의 주식재산은 40.8% 정도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박 회장의 3월 말 주식가치는 2051억원 수준이었는데, 6월 말에는 2887억원으로 평가됐다. 박정원 회장은 두산과 두선 우선주를 비롯해 두산에너빌리티, 두산퓨얼셀(우선주) 주식종목에서 지분을 쥐고 있다. 이 중에서도 두산의 주가가 3월 말 15만5500원에서 6월 말에는 21만7000원으로 39.5%나 오른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특히 박정원 회장은 올해 초만 해도 주식가치는 1212억원이었다. 최근 6개월 새 주식평가액 증가율만해도 138.3%로 퀀텀점프했다. 이번 조사 대상 46개 그룹 총수 중 올 상반기(1월 초 대비 6월 말) 주식평가액 증가율로 보면 가장 높았다.

2분기에 주식재산이 20%대로 상승한 그룹 총수는 3명 더 있었다. 여기에는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27.9%) ▲LS 구자은 회장(26.8%) ▲현대차 정의선 회장(22.5%) 세 명이 포함됐다. 이중 서경배 회장은 지난 3월 말 1조9333억원에서 6월 말 2조4727억원으로 1조 원대에서 2조 원대로 달라졌다. LS 구자은 회장은 1552억원에서 1968억원으로 주식재산이 증가했다.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3조8048억원에서 4조 6618억원으로, 3조원대에서 4조원대로 높아졌다.

이외 10%대로 주식가치고 오른 총수는 8명 있었다. ▲KCC 정몽진 회장(18.9%) ▲DB 김준기 창업회장(16.4%) ▲농심 신동원 회장(14.7%) ▲크래프톤 장병규 이사회 의장(14%)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13.1%) ▲DL 이해욱 회장(12.4%) ▲동원 김남정 회장(11.3%) ▲영풍 장형진 회장(11.2%)이 최근 3개월 새 주식재산이 10% 넘게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 에코프로 이동채 주식가치 하락률 30% 근접…카카오 김범수 20% 넘게 감소

주식재산 감소율 폭이 가장 큰 그룹 총수는 에코프로 이동채 전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채 전 회장은 3월 말 3조1744억원에서 6월 말에는 2조2592억원으로 최근 3개월 새 주식재산이 28.8%로 떨어졌다. 여기에는 지난 4월 기존 주식을 5분의 1로 액면분할 한 이후로 주가가 하락한 요인이 컸다. 액면분할 전 에코프로의 3월 말 보통주 1주당 주가는 63만3000원이었는데, 지난 6월 말에는 45만500원(액면분할 후 주가 9만100원)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도 최근 3개월 새 주식평가액이 5조6738억원에서 4조2973억원으로 24.3% 수준으로 하락했다. 김범수 의장이 보유하고 있던 카카오의 3월 말 대비 6월 말 기준 주가가 5만3700원에서 4만650원으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이외 올 2분기에 주식재산이 10% 넘게 줄어든 그룹 총수는 10명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그룹 총수에는 ▲넷마블 방준혁 이사회 의장(-13.5%) ▲아이에스지주 권혁운 회장(-13.2%) ▲태광 이호진 전 회장(-12.8%) ▲하이브 방시혁 이사회 의장(-12%) ▲신세계 이명희 총괄 회장(-11.7%) ▲SK 최태원 회장(-11.4%) ▲GS 허창수 회장(-11.1%) ▲하림 김홍국 회장(-11%)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10.9%) ▲세아 이순형 회장(-10.1%)이 포함됐다.

◇ 6월 말 주식재산 1조 클럽 가입 총수 16명…이재용 회장 15조원대로 1위

6월 말 기준 조사 대상 46개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16명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올해 초와 3월 말보다 1명 많아진 숫자다. 6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위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15조7541억원)이 차지했다. 이재용 회장의 주식재산은 올해 초 14조8673억원에서 3월 말에 16조5864억원으로 높아졌지만, 3월 말 대비 6월 말에는 8323억원(5%↓) 넘게 감소하며 15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삼성물산을 비롯해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주요한 주식종목에서 최근 3개월 새 주가가 하락한 영향이 작용했다.

톱3에는 각각 2위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3위 현대차 정의선 회장 순으로 주식재산이 높았다. 하지만 서정진 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주식재산은 크게 엇갈렸다. 서정진 회장은 3월 말 11조614억원에서 6월 말에는 10조837억원으로 최근 3개월 새 9777억원(8.8%↓)이나 주식재산이 감소했다. 이와 달리 정의선 회장은 같은 기간 3조8048억 원에서 4조6618억원으로, 2분기에만 8570억원(22.5%↑) 넘게 상승했다. 이러다 보니 줄곧 그룹 총수 주식재산 4위를 하던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카카오 김범수 의장(4조 2973억원)을 제치고 지난 6월 말 기준 그룹 총수 주식재산 톱3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달리 김범수 의장은 올해 3월 말 3위에서 6월 말에는 4위로 한 계단 후퇴했다.

5~10위권에는 각각 ▲5위 하이브 방시혁 의장(2조6631억원) ▲6위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2조4727억원) ▲7위 에코프로 이동채 전 회장(2조2592억원) ▲8위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2조2162억원) ▲9위 SK 최태원 회장(2조579억원) ▲10위 LG 구광모 회장(2조227억원)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외 ▲11위 동원 김남정 회장(1조8284억원) ▲12위 HD현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5653억원) ▲13위 CJ 이재현 회장(1조5537억원) ▲14위 효성 조현준 회장(1조3541억원) ▲15위 넷마블 방준혁 의장(1조1131억원) ▲16위 네이버 이해진 GIO(1조230억원)도 지난 6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조 클럽에 합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룹 총수는 아니지만 올 6월 말 기준 주식재산이 5조원이 넘는 주요 주주 중에서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8조2557억원)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7조7317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6조4047억원)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6조596억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5조8251억원)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5조5245억원) 5명이 포함됐다.

이중 곽동신 부회장은 올해 초만 해도 2조2893억원 수준의 주식재산을 보였는데, 3월 말에는 4조8557억원으로 증가하더니, 지난 6월 말에는 6조원대를 넘어서며, 삼성가 이서현 사장의 주식재산을 제친 것으로 확인됐다. 홍라희 전 관장은 올해 초만 해도 9조5847억원이었는데, 최근 6개월 새 1조3290억원 넘는 주식재산이 감소했다. 삼성전자 보유 주식이 감소한 영향으로 홍 전 관장의 주식가치도 줄어든 것이다.

이번 조사 대상 46개 그룹 총수 중 올 1월 초 대비 6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주인공은 현대차 정의선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 회장은 올해 초 3조7377억원이었는데, 최근 6개월 새 9241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1월 초 6조1186억 원이던 것이 6개월 새 1조8213억원 넘게 주식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올 2분기 기준 46개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140여 개나 되는 주식종목 중 주가가 오른 곳보다 내린 곳이 다소 많았다”며 “자동차·식품 관련 주식종목은 상승세가 많았지만, 유통·IT 업종에서는 하락한 곳이 많아 업종별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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