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의 동양생명 인수로 M&A 재조명
MG손보·KDB생명 등 매각 노력에도 불투명
올해 실적 잘 쌓아야 내년 팔릴 가능성 높아

사진=KDB생명.
사진=KDB생명.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우리금융그룹의 동양생명 인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면서 보험사 인수합병(M&A)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커지고 있다. 매물로 나오거나 잠재 매물로 평가받는 보험사들을 놓고 업계에서는 빠른 매각을 기대하고 있지만 매각 희망가와 시장의 가격 간 괴리가 상당하다 보니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많다.

특히 업계에서는 언급되고 있는 보험사 매물들에 대해 자금 유동성 문제, 인수 후 실익 등을 고려하면 '새 주인 찾기'가 오는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새 주인 찾기에 나선 MG손해보험의 매각 본입찰이 오는 19일 실시될 예정이다. 지난 예비입찰 당시 국내 PEF 운용사인 데일리파트너스, 미국계 PEF인 JC플라워 등 2곳의 사모펀드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체인 예금보험공사의 매각 의지가 크고 자금 지원 가능성 역시 열어두면서 MG손해보험은 지난 2022년 4월 부실금융기관 지정 이후 새 주인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이전에 비해 적극적인 매각 움직임에 나서면서 보험업계 내에서도 '올해 매각'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M&A를 위해 매물로 등장한 보험사가 많아 비은행 사업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금융지주사를 포함한 잠재적 인수 후보들이 M&A에 뛰어들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이다.

이에 앞서 우리금융그룹도 최근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부터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패키지로 인수하는 내용의 비구속적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인수를 위한 실사를 추진 중이다. 현재 동양생명의 최대 주주는 중국 다자보험으로 지분 42.01%를 갖고 있고 2대 주주는 중국 안방그룹이 지분 33.33%를 보유하고 있다. ABL생명의 경우 중국 다자보험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금융그룹의 동양생명 인수에 대해 2조원 안팎의 매입가면 안정적인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계약이 체결되면 지난 2020년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을 사들인 이후로 약 4년 만에 대형 딜이 성사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MG손해보험과 동양생명 인수를 통해 보험사 M&A도 관심을 받고 있다"며 "다만 본격적으로 보험사 M&A가 활성화되려면 올 연말까지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진=동양생명.
사진=동양생명.

◇ '매각 도전' 보험사 많지만…인수 불투명

우리금융그룹의 동양생명 인수와 MG손해보험 본입찰 일정이 나오면서 남아있는 보험사 M&A 매물들 역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하나금융그룹이 인수를 희망했던 KDB생명은 최근 사모펀드인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KCV)로부터 2990억원의 자금을 추가 수혈받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등 매각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KDB생명은 당분간 새 주인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자본 건전성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이 인수를 포기한 이유도 건정성 이슈 때문이다. 매입가에 더해 재무 건전성 개선, 경영 안정화 등을 위한 추가적인 자금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 예상되며 인수 매력이 적다는 평을 받아왔다.

악사손해보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손해보험사가 상대적으로 약한 금융지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교보생명이 지난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악사손보를 계열사로 편입시키는 것을 검토했지만 교보생명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우리금융그룹이 인수를 포기한 롯데손해보험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매각을 재도전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롯데손해보험이 리파이낸싱(인수금융 만기 전 신규 대주단에게서 새 대출을 받아 기존 대주단에 원금을 상환하는 것)보다 연내 매각 작업을 만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롯데손보의 경우 가장 빠르게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최대 주주인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를 원하는 가격에 팔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또 시장에서 롯데손보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계속 이익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생보사 잠재 매물 가운데 우량하다고 평가받는 메트라이프의 경우 언제 시장에 나올지 불확실하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메트라이프생명의 지분 구조가 바뀐 탓에 수 차례 매각 가능성이 제기돼 왔지만 메트라이프는 "매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만 전했다.

우리금융그룹의 동양생명 인수로 인해 보험사 M&A 시장이 관심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 뜨거워질지는 미지수다. 동양생명과 같이 어느 정도 검증이 된 보험사 외엔 매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일각에선 우량매물이 모두 빠진 시점이라 당분간 매물 적체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는 상황을 지켜보자는 기류가 M&A 시장에 존재한다"며 "당장 인수가 급한 기업은 없는 상태라 올해 실적 관리에 따라 내년 초 보험사 M&A가 활발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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