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 일찍이 노자(老子)는 물의 성질에 찬사를 아끼지 않고 삶의 지표로 삼을 것을 주장했다. 노자는 도덕경 8장에서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上善若水)’고 하여 물 흐르듯 하는 삶을 권유했다. 물 흐르듯이 살아간다는 것은 곧 부드러운 삶을 말한다. 이 세상에 물처럼 부드럽고 약한 게 없지만 단단하고 강한 것을 이기는 데는 물만큼 강한 것이 없다고 보았다. 부드러움의 위력에 심취한 노자는 도덕경 36장에서 ‘柔弱勝剛强’(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고 설파하며 이들 두고 ‘미명(微明)’ 즉 미묘하고도 명백한
[골프한국] 골퍼가 날리는 모든 샷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지금 여기서 내가 날리는 샷은 두 번 다시 되풀이해서 날릴 수 없는 유일무이한 샷이다.수많은 프로 골퍼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미스 샷을 내고 나서 “다시 한번 샷을 할 수 있다면…”하며 후회하고 아쉬워하지만 골프에서 가정법이란 허망할 뿐이다. 그럼에도 주말골퍼들은 샷은 무한히 되풀이할 수 있는 것인 양 골프채를 휘두른다. 지금 내가 날리는 샷이 두 번 다시 날릴 수 없는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란 것을 깨닫지 못하고 허겁지겁 덤벼들다 미스샷투성이의 라운드를 하고 만다. 지금 내
[골프한국] 어느 골프 연습장에나 스윙 분석에 능통한 아마추어 전문가들이 한둘은 있기 마련이다. 이들은 연습장에 오래 다녀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했고 골프 실력도 만만치 않는 분들이다. 주로 '0프로'라고 불리는 이들은 예전엔 무료 교습도 하기도 했다. 최근엔 레슨 프로가 상주하고 있어서 대놓고 하지는 않지만 간간이 아는 사람들끼리는 '원포인트 레슨' 개념으로 가르치기도 한다. 이 '0프로'는 골프에 관해 모르는 것이 거의 없어 골프 장비에서 골프장 예약까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골프 철학도 확고한 분들이 많다. 그리고 이론
한국 프로야구의 장명부(1950~2005)에 대한 빚이 30여년만에 탕감됐다. 프로야구 OB 모임인 일구회가 KBO리그 초창기를 풍미했던 '풍운아' 장명부를 뒤늦게 회원으로 받아들인 것.일구회는 지난 4일 "일본 오사카에서 장명부 유족을 만나 그동안 혜택을 보지 못한 게임사 성명권 금액을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일구회는 프로야구 게임 제작사가 선수 실명을 사용하는 대가(성명권)로 지불한 금액을 관리하고 있는데 뒤늦게 장명부 유족들의 요청으로 그의 몫을 지급하게 됐다.재일교포 출신인 장명부(일본명 후쿠시 히로아키)는 1968년 일본프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해설은 선수입니다” 비선수 출신(비선출)으로 해설을 귀에 쏙쏙 들어가도록 잘하는 스포츠 해설위원 ‘3대장’이 요즘 화제다.야구 송재우(57), 축구 한준희(53), 농구 조현일(43) 해설위원이 바로 그들. 이들의 공통점은 프로스포츠 본고장 미국에서 열정적으로 스포츠를 봤다는 거다. 그리고 자기가 열성적으로 파고든 취미를 직업으로 삼았다는 점이다.송 위원은 1998년 박찬호가 활약하던 LA 다저스 경기를 중계하며 인기를 얻었다.송 위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AFKN(주한미군방송)에서 메이저리그(MLB)를 접한
[골프한국] 우리나라 골프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김주형과 방신실이 컷 탈락했다. 김주형은 지난 1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디트로이트GC에서 열린 PGA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씩 2라운드에서 3타를 줄였으나 중간합계 2언더파로 컷(4언더파) 통과에 실패했다. 2022~23시즌에 치른 20개 대회에서 네 번째 컷오프다. 방신실도 1일 강원도 평창군 버치힐CC에서 열린 KLPGA투어 맥콜·모나 용평오픈 2라운드에서 한 홀에서 3타를 잃으면서 중간합계 이븐파로 컷(1언더파)을 넘지 못했다. 직전 대회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 이은
[골프한국] 요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화제 중 하나는 당연 '방신실'이라는 걸출한 장타자의 차원 다른 경기 모습이다. 남자 선수 못지 않는 비거리를 앞세워 시원한 공격적 골프를 구사하며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500미터 이상의 파5를 쉽게 2온 공략하고, 200미터를 아이언 공략하는 여자 선수는 지금까지 흔히 볼 수 없었던 광경이다. 하지만, 방신실 못지 않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장타자 아리아 주타누간(태국)의 그동안 경기력을 살펴보면 분명 방신실 골프가 성공하기 위해 교훈 삼아야 할 중요한
[골프한국] 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인 제123회 US오픈이 끝난 지 열흘이 지났지만 그 여운이 이어지고 있다. US오픈이라는 대회의 무게보다 우승자 윈덤 클라크(30)의 사모곡(思母曲) 때문이다. PGA투어 데뷔 5년 차에 134번째 대회 만에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본 뒤 한 달 만에 미국의 내셔널 타이틀인 US오픈을 차지했으니 미디어들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만하다. 여기에 최고의 후원자였던 어머니가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난 사연과 그 어머니의 ‘Play Big!’이란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며 인고의 시간을 보
[골프한국] 여러 나라마다 각자의 개성에 맞는 많은 속담들이 있다. 속담의 뜻을 보면 인간으로 지켜야하는 규칙 및 심리, 문화를 알아볼 수 좋은 뜻의 내용이다. 그 중 심리적인 요인이 필요한 골프에 해당하는 한국 속담 중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길이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기 위해 물어가더라도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정신줄을 놓지 않고 집중하게 되면 살 길이 보인다는 뜻이다. 정신을 한곳에 모으면 어떤 일이든 이룰 수 있다는 뜻인가? 그렇다.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이라는
지난 16일 교통사고로 별세한 고(故)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에 대한 추모가 작고 직후는 물론 20일 발인후에도 이어졌다.대동맥류 수술을 받은 환자 수십명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고인에게 감사를 표했다. 주 교수는 대동맥이 찢어진 대동맥 박리같은 치료와 수술이 어려운 대동맥 질환 환자 100명 이상의 목숨을 살려 환자들로부터 ‘신(神)과 같은 명의’로 추앙받았었다.대동맥 질환은 응급 수술이 잦고 의사 인력이 많지 않은 전문 분야다. 주 교수는 평소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병원 인근 10
[골프한국] 자타가 공인하는 KLPGA투어의 ‘대세’ 박민지(24)는 그동안 LPGA투어 진출에 소극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이정은6(27)에 이어 안나린(27) 최혜진(23) 홍예은(21) 유해란(22) 등이 지옥의 레이스라는 12월의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거쳐 속속 LPGA투어에 진출하는데도 박민지는 움직이지 않았다.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도 LPGA투어 진출에 대해선 “아직은 먼 얘기”라며 즉답을 피했다. 2021년 KLPGA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지난해 LPGA투어의 모든 메이저대회 출전 기회가 주어졌으나 그는 프랑스에서 열린
[골프한국] 지난 16~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LA CC(파70)에서 열린 제123회 US오픈 챔피언십은 많은 화제를 낳았다. 메이저 대회라면 화제가 쏟아지기 마련이지만 이번 대회는 특별했다. LIV골프로 적을 옮긴 거물급 선수 대부분이 출전해 오랜만에 펼쳐지는 PGA투어 선수와 LIV골프 선수의 대결에 관심이 모아졌다. 막상 대회가 열리자 LIV골프의 거한(巨漢)들은 맥을 추지 못하고 PGA투어 선수들의 경연장이 되었다. 대중적 인기 면에서 자웅을 겨룰 만한 리키 파울러(미국)와 로리 맥길로이(아일랜드)가
오는 9월 열리는 2022 아시안게임(AG·중국 항저우)에 출전할 야구 국가대표 선발은 생각할수록 괴이한 점이 많다.KBO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9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AG는 아마추어 대회다. (아마추어 선수들에게)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서다”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명단을 보면 24명중 아마추어는 용마고 3년인 우완투수 장현석 한명뿐이다. 나머지 23명은 모두 프로 선수로 대부분 1군 주전요원이다.아마추어의 주력인 대학 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 수백명에 달하는 대학선수에게는 조 위원장이 말하는 ‘꿈과 희망’이 전혀 없
[골프한국] 골프는 인생보다 더 인생다운 인생의 축도라고 한다. 라운드 중 위기에 처했을 때 그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어떻게 그리도 인생과 닮았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위기 없는 골프는 없다. 골프채를 놓지 않는 한 결코 OB나 해저드, 러프, 벙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아무리 실수 없이 정확한 샷을 날리는 골퍼라 해도 위기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언제 위기에 빠질지 모르는 골프는 시한폭탄을 품고 벌이는 경기나 다름없다. 그것도 폭발물을 가슴에 안고, 등에 지고, 주머니에 넣고 벌이는 경기다. 이
[골프한국] 골프 경기에서 선수의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무시할 수 없는 요인 가운데 하나는 기후 환경 조건이다. 골프 코스는 온도, 습도, 고도, 바람 등 많은 기후 환경적 요소들로 인해 다양한 얼굴을 가진다. 이들 기후 환경 요인들은 수시로 변화하기 때문에 좋은 경기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선수의 인지능력을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능력(Decision Making Power)이 매우 중요하다. 공기의 밀도는 온도와 습도, 고도에 따라 변화하므로, 공의 비행 거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즉, 낮은 온도에서는
[골프한국] 골퍼들이 연습에 매달리는 목적은 무엇인가. 머물 줄 모르는 골프의 감각, 손에 잡혔다 생각하는 순간 금방 빠져나가는 속성의 골프 느낌을 붙잡아두려는 것이다. 우리 근육의 기억력이, 특히 골프와 관련한 기억력이 기껏 3일을 못 넘기고 물 묻은 철에 금방 녹이 번지듯 땀 흘려 익힌 골프 감각이 지워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항상 골프의 좋은 느낌이 달아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골프의 좋은 느낌을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오래 붙잡아 둘 수 있다. 느닷없이 행방을 감추는 좋은 느낌, 가출이 잦고
1988년 2월, 삼성 라이온즈는 일본 미야자키현(縣)의 작은 도시(인구 12만) 노베오카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필자는 삼성 담당이어서 1주일간 취재를 했다.취재기간 중 어느 날 윤경헌 단장, 동료 기자 한명과 3명이 저녁 식사를 하고 술집엘 들렀다. 술집은 이른바 ‘스낵바’였다.스탠드에 3명이 앉았고, 안쪽엔 주인인 40대 여성이 주문한 술을 갖다주며 말 상대를 해줬다(3인이 간단한 일본어 회화가 가능). 스낵바는 그야말로 선술집 스타일의 대중 주점이다.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중년층 이상의 샐러리맨들이 많이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
[골프한국] PGA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를 등에 업은 LIV골프가 전격적으로 통합에 합의했다. PGA투어는 7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PGA투어,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PIF(Public Investment Fund)가 골프 통합을 위한 획기적인 합의를 했다고 발표했다. 이 합의에 따라 관련 당사자의 골프 관련 사업 및 권리를 결합해 공동 소유의 영리법인으로 통합하고 그 동안의 모든 법적 소송도 종료하기로 했다. 제이 모나한 PGA투어 커미셔너는 인터뷰에서 “그들은 그들의 길을 갔고 우리는
[골프한국] LPGA투어에 몰아친 ‘로즈 장(Rose Zhang·20) 바람’이 가히 태풍급이다. 아마추어 시절 타이거 우즈와 리디아 고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며 ‘역대 아마추어 최강’으로 평가받아온 로즈 장이 프로 전향 후 첫 출전한 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여자골프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미 여자 아마추어 골프 역사를 새로이 써온 그가 프로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LPGA투어의 역사마저 바꾸고 있는 것이다. 로즈 장은 5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의 리버티 내셔널GC(파71·6,671야드)에서 열린 미즈호
[골프한국] ‘슈퍼 땅콩’ 김미현(45)은 LPGA투어에서 박세리(45)와 함께 LPGA투어에서 경이의 대상이었다. LPGA투어 통산 25승을 거두며 LPGA 명예의 전당, 세계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박세리의 빛에 가려진 감이 없지 않지만 LPGA투어에서의 김미현의 플레이는 갤러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LPGA투어 통산 8승으로 승수에서는 박세리에 크게 뒤지지만 154cm의 단신으로 클럽을 휘두르는 모습에 갤러리들은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작은 체구의 핸디캡을 커버하기 위해 보통 사람으로선 하기 어려운 과도한 오버스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