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전문가로서 넘버원 위한 목표 설정
제판분리 성공으로 경영 능력 입증
상생금융 등 핵심 전략·비전 통해 성장 노려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 사진=한화생명.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 사진=한화생명.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지난 9월 한화생명은 사업계획의 조기 수립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2019년 3월부터 한화생명을 이끌고 있는 여 부회장은 취임 이후 보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 확대 추진에 힘을 실으면서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게 됐다. 이번 결정을 통해 한화생명은 생명보험업계 1위 보험사로 발돋움하겠단 각오도 내비쳤다.

특히 여 부회장은 급격한 금리 인상, 코로나19 등 금융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에 대비한 상품 포트폴리오 전환, 영업 채널 변화 등 선제적 대응에서도 역량을 발휘했고  8월에는 보험사 최초로 상생 금융상품을 출시하면서 사회적 책임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어려운 업황에도 생명보험사 톱3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여 부회장은 최근 제판분리를 단행해 보험업의 판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내년에도 상생 경영과 더불어 '혁신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재무·금융 전문가'인 여 부회장은 피플라이프 인수 등으로 갖춰진 우수한 법인보험대리점(GA) 영업력을 통해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각오다.

26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여 부회장이 이끄는 변화와 혁신의 끝장토론의 장 '노마드(NOMAD) 회의'가 최근 100회를 맞았다. 여 부회장은 지난 4년 8개월간 격주로 이뤄진 '노마드 회의'를 통해 보험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한화생명이 추진해야 할 경영의 방향성을 재정립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한화생명은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업계에서 전혀 도전하지 않았던 주제와 현안들을 끌어냈다.

특히 전속설계사 중심의 보험영업에서 탈피해 GA를 통해 다양한 상품 판매, 고객서비스 제고, 설계사 활동량·소득 증대, 영업 경쟁력 확보 통한 시장 우위 등 효과를 얻었다. 또 대형 GA 피플라이프 인수, 한국투자PE로부터 1000억원 투자 유치 등 대외에서도 시장지배력과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여 부회장은 100회를 맞는 자리에서 "회의 첫날, 변화와 혁신을 위한 토론의 장을 만들어 조직원이 '신바람'를 경험하고 위기를 극복해 나가길 주문했다"며 "그동안 모두가 한마음으로 움직여 준 덕분에 업계의 판도를 흔들 만큼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회사의 아젠다를 발굴하고 해결책을 찾아갈 것이며 100회가 아니라 200회, 300회까지 이어져 한화생명만의 문제해결 방식으로 정착해 나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화생명 노마드 회의에 참석한 여 부회장. 사진=한화생명.
한화생명 노마드 회의에 참석한 여 부회장. 사진=한화생명.

◇ 한화그룹 최고 재무·금융 전문가

지난 1960년 7월12일 서울에서 태어난 여 부회장은 경복고와 서강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한화그룹의 계열사였던 경인에너지에 입사했다. 이후 대한생명보험으로 자리를 옮겨 재정팀장과 전략기획실장을 맡아 코스피 상장 실무를 총괄했고 한화그룹 전략기획팀장을 맡았을 당시에는 한화그룹 화학 계열사 인수 작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전문경영인으로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에 선임된 여 부회장은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여파에서 벗어나 경영정상화 기반을 마련했고 2019년 3월 한화생명 각자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차남규 부회장이 퇴임한 2019년 11월부터 단독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한화생명의 단독 대표가 된 여 부회장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추진 △수익성 극대화 △글로벌 시장 성장 가속화 △상생 경영 지속 추진 등 한화생명의 핵심 전략을 수립하며 장기적인 비전 설계에 돌입했다.

100회의 노마드 회의에서 추진된 GA 설립과 출범은 판매채널 확대는 물론 업계 1위 삼성생명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보험사 최초의 제판분리 사례이자 여 부회장의 주요 성과 중 하나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629억원을 달성하며 최대 순익을 기록했으며 외형을 점차 확대해 3년 후 기업공개(IPO)를 목표하고 있다.

여 부회장의 또 다른 성과로 인정받는 피플라이프 인수 역시 매출 확대 효과가 실적을 통해 증명되며 영업 채널 강화의 필요성을 증명했다. 이러한 영업력 강화를 통해 여 부회장은 수익성 높은 보장성 중심의 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보험계약마진(CSM)도 끌어올릴 방침이다.

또 여 부회장은 당장의 수익성을 넘어 중장기 수익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보장성 상품 판매에 힘쓰는 등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에 앞서 한화생명은 ESG 경영 실천 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친환경∙친사회적 투자 비중 2배 이상 확대 △탄소배출량 40% 이상 감축 △D∙E∙I(다양성∙공정성∙포용성)지수 개선을 약속했다.

한화생명 신입직원 대상 최고경영자(CEO) 토크콘서트에서 신입사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여 부회장. 사진=한화생명.
한화생명 신입직원 대상 최고경영자(CEO) 토크콘서트에서 신입사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여 부회장. 사진=한화생명.

◇ 다양한 목표 설정으로 한화생명 경쟁력 확대

국내 영업 기반을 다진 여 부회장의 차후 목표는 △해외 진출 △상생금융 △MZ세대 공략 △금융 건전성 제고 등이다. 저출산·고령화로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여 부회장은 새로운 돌파구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보험시장을 주목하고 이 지역에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올해 초 인도네시아 중형 보험사인 리포손해보험의 지분 인수 절차를 진행했으며 한화생명의 베트남, 인도네시아 법인 실적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생명은 해당 해외 법인의 설계사 및 방카슈랑스 등의 전략 채널을 확대하고, 상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자산운용 역량 제고, 고객서비스 인프라 고도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 부회장은 미래에 주요 고객이 될 MZ세대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21년 라이프플러스(LIFEPLUS) 구독보험을 출시한 한화생명은 '시그니처 암보험' 출시를 통해 MZ세대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시그니처 암보험'은 MZ세대의 소비 흐름을 반영해 필요한 보장에만 원하는 만큼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갱신형과 비갱신형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와 더불어 한화생명은 MZ세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메타버스, e스포츠 등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도 추진하고 있다.

또 한화생명은 상생 금융에도 앞장설 예정이다. 업계 최초로 청년층을 대상으로 상생 금융 상품을 출시한 한화생명은 '가족돌봄청년 자립 지원' 등 사회공헌 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지난 8월 청년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상생 금융 상품인 '2030 디딤돌 저축보험'을 보험사 최초로 출시했다.

안정적인 신계약 매출 성장을 통한 지급여력비율 개선 등 재무 건전성도 제고할 예정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한화생명의 신지급여력비율은 182%다. 금융당국의 권고치(150% 이상)를 웃돌지만 200% 이상인 경쟁사들 대비 낮다. 한화생명은 내년 킥스 비율 목표치를 190%로 설정하고 관리할 계획이다.

이미 두 번의 연임을 통해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화생명을 이끌어 온 여 부회장은 과거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지금 우리가 마주한 변화와 도전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해야만 또 다른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핵심 전략과 장기적인 비전을 통해 한화생명의 또 다른 성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여 부회장에게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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