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역량 강화 집중, 넘버원 디지털금융 제시
올해 경영 목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금융’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KB금융지주의 지휘봉을 잡고 새로운 경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양종희 회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KB금융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5조원 돌파가 전망되면서 명실상부 국내 리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양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현재까지 KB금융의 '디지털 역량 강화'와 '상생금융 실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특히 양 회장은 올해 경영 목표를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금융'으로 정하고 ‘상생과 공존’으로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향후 양 회장이 KB금융의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지켜내면서 어떠한 경영 변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 KB금융 첫 비은행장 출신 회장, ‘준비된 리더’ 평가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지난해 11월 취임한 양 회장은 KB금융 최초 비은행장 출신 회장이다.  1961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 주택은행에 입사했다. 2001년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이 합병한 이후 2007년 재무보고통제 부장, 2008년 서초역지점장을 지냈다. 이후 지주로 몸을 옮겨 이사회 사무국장, 경영관리부장을 역임한 후 2010년 전략기획부장을 거쳤다. 2014년부터 지주 전략 담당 상무, 부사장 등을 지내며 '전략·재무통'으로 평가받았다. 

양 회장은 지주 전략기획 담당 상무 시절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 능력을 인정받아 전무와 부행장을 건너뛰고 부사장으로 파격 승진했다. 그는 LIG손해보험 인수 후 2016년부터 KB손해보험 대표를 맡았다. KB손해보험 대표 3연임 성공을 이뤄내면서 KB손해보험 순이익을 끌어올렸다.

이후 2020년 KB금융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부회장 임기 첫해에 보험·글로벌부문 사업을 총괄했고, 2022년 디지털·IT부문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지난해는 회장 취임 전까지 개인고객, 자산관리(WM)·연금, 중소상공인(SME)부문 사업을 담당하면서 차기 회장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했다. 

윤종규 KB금융 전 회장은 지난해 양 회장에 대해 “그룹 전략의 연속성과 끊임없는 목표 추구를 위한 비전과 능력을 갖춘 준비된 리더다”라고 평했다.

양 회장은 KB금융의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유지해야 하는 사명도 있다. KB금융은 금융지주 가운데 최초로 순이익 5조원 클럽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5조11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4조3948억원) 대비 14.03% 늘어난 수치다. 향후 양 회장은 KB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인수합병(M&A)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 디지털 역량 강화 집중, 넘버원 디지털금융그룹 제시

양 회장은 KB금융 회장 취임 직후 디지털 역량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11월 'KB테크포럼'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서 양 회장은 “IT와 디지털은 더 이상 은행의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수단이 아니라 은행의 비즈니스를 최전선에서 이끌어 나가야 하는 핵심 부문이 됐다"며 "모든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관점을 대면에서 비대면 중심으로 전환하고 이에 맞춰 상품, UI·UX 등 모든 고객 경험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관점에서 IT와 디지털 인재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그 역량을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B금융은 내부통제 시스템과 프로세스 전반을 디지털화한다. 양 회장은 지난해 9월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됐던 당시부터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내부통제 시스템과 프로세스 전반을 디지털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내부통제 디지털화'를 논의하기 위한 '지주 내부통제위원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을 위해 디지털 조직을 강화했다. 디지털, 인공지능(AI)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디지털 부문'을 신설하고, 산하에 DT 본부와 AI본부를 둬 디지털플랫폼, AI, 데이터 영역의 역할을 명확하게 한다. 디지털 부문은 생성형 AI 등 신기술의 실질적인 가치창출을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디지털 금융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KB금융은 '2024년 상반기 그룹 경영진워크숍'에서 KB금융의 중장기 지향점으로 '평생금융파트너로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넘버원(No.1) 디지털금융그룹'을 제시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2024년 상반기 그룹 경영진워크숍'에서 총평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2024년 상반기 그룹 경영진워크숍'에서 총평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 올해 경영 목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금융’

양 회장은 취임사와 올해 신년사를 통해 KB금융의 4가지 경영 방향을 △사회와 끊임없이 상생하는 경영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는 경영 △직원에게 ‘자긍심과 꿈’을 주는 경영 △주주의 ‘지지와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경영 등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제는 기업도 재무적 가치뿐만 아니라 ‘고객과 사회적 가치를 균형 있게 추구하는 기업’만이 지속 가능한 전진이 가능하다고 믿는다”며 “이것이 ‘대한민국 금융의 스탠더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양 회장은 올해 경영 목표를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금융'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양 회장은 "KB가 지난날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국내외 시장에서 진정한 강자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로 만드는 ‘방법’, 즉 ‘경쟁과 생존’이 아닌 ‘상생과 공존’으로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강조했다.

이에 KB금융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ESG본부를 KB금융의 상생금융을 총괄하는 'ESG상생본부'로 확대 개편해 사회 공헌 활동을 넘어 소상공인, 서민 등 소외계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금융·비금융 모델을 구축·실천해 나간다.

KB금융은 지난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에너지 비용, 임대료 등을 지원하는 총 2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금 세부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KB금융은 지난해부터 매년 200억원씩 3년간 총 600억원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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