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광진구 자양동에서 김병민 광진구갑·오신환 광진구을 국회의원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광진구 자양동에서 김병민 광진구갑·오신환 광진구을 국회의원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종섭 논란·조국 바람으로 국민의힘에 '겹악재'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제22대 총선 투표일이 코앞이다. 앞으로 선거 국면은 더 요동칠 것이고 선거 당일인 10일에야 표심을 결정하는 유권자도 있을 것이다. 공표 금지기간 전에 실시되고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 지난 4월 3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언제라도 발표가 가능하지만, 4월 4일부터 투표일까지 사이의 날짜가 포함된 여론조사 결과는 선거일인 10일 오후 6시까지 발표할 수 없다. 아무리 각종 여론조사 결과로 판세를 전망했다고 하더라도 최종 선거 결과는 단순히 여론조사에 응답한 유권자가 아니라 실제 투표자가 어떤 후보자에게, 그리고 어떤 정당에 투표했는지가 핵심 중의 핵심이다.

이번 총선에서 최대 격전 무대는 한강 벨트와 낙동강 벨트다. 직접적으로 걸려 있는 의석수는 30~40여 석 남짓이지만, 이 지역에서 판세가 어떻게 돌아가느냐에 따라 전체 선거 결과의 과반 정당 탄생 여부나 제1당이 어디가 될지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논란,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의료계의 반발로 선거기간 내내 위기 국면이다. 한 위원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총선 상황과 관련해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때처럼 여전히 9회 말 2아웃 2스트라이크라는 마음”이라며 “선거 운동이 이제 시작된 만큼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국민 눈치를 보는 민심 순응 세력”이라며 “민심을 무시하고 거부하는 세력과 다르다는 점을 국민들이 알아봐 주시리라 기대한다”며 부정적으로 발표되고 있는 판세 전망에 대해 심기일전하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한 위원장은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결정되고 난 이후 3개월여 가까이 거의 혼자서 집권 여당 선거판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 피로감은 막대하다. 조국혁신당 바람이 총선의 최대 격전지가 될 한강과 낙동강까지 불어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에 대한 지지층의 걱정은 깊어졌다.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 이후, 국민의힘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강 벨트와 낙동강 벨트가 더욱 중요해지면서 빅데이터 민심 흐름을 분석해 봤다. 먼저 한강 벨트와 낙동강 벨트에 대한 빅데이터 언급량이다.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 캐치애니(CatchAny)로 지난 3월 1~31일 빅데이터 언급량을 도출해 봤다. 한강 벨트에 대한 빅데이터 언급량은 1972건이고 낙동강 벨트에 대한 빅데이터 언급량은 1764건으로 나왔다(그림1).

언급량보다 더 중요한 건 추세인데 3월 초만 하더라도 잠잠했던 한강과 낙동강 벨트의 언급량이 지난 3월 25일 이후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 주변을 둘러싼 수도권 민심과 낙동강 벨트가 가로지르는 부산, 울산, 경남 민심이 더 요동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역대 선거를 보더라도 보수 정당 또는 민주당의 선거 승리를 판단하는 결정적인 지역은 수도권과 PK(부산‧경남) 그리고 굳이 추가한다면 충청권 정도였다. 이번 선거는 무려 122석이 걸려 있는 수도권에서 승패가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PK 연고가 있는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가 선거판 전면에 등장하면서 낙동강 벨트가 접전지로 변모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번에는 캐치애니로 지역 민심이 요동쳤던 지난 3월 23~31일 기간 동안 빅데이터 연관어를 도출해 봤다. 한강 벨트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민주당’, ‘국민의힘’, ‘국민’, ‘위원장’, ‘한동훈’, ‘벨트’, ‘이재명’, ‘한강’, ‘대사’, ‘조국’, ‘이종섭’, ‘조사’, ‘정치’, ‘정부’ 등으로 올라왔다. 낙동강 벨트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민주당’, ‘국민의힘’, ‘국민’, ‘한동훈’, ‘조국’, ‘위원장’, ‘이재명’, ‘벨트’, ‘조사’, ‘대사’, ‘정치’, ‘더불어민주당’, ‘이종섭’, ‘지지’ 등으로 나왔다(그림2).

한강 벨트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보면, 여론에 최근 이 전 장관 논란, 조국혁신당의 부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효과가 한강 벨트에 더 거세게 불어왔어야 되는데,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발 악재가 찾아왔던 것으로 해석된다. 낙동강 벨트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전 장관 논란 등이 낙동강 벨트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이는데 조국혁신당의 급부상까지 국민의힘에 겹악재가 불어 닥친 양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부산 진구를 방문, 서은숙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부산 진구를 방문, 서은숙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범한강·낙동강 벨트 합하면 '187석'...관건은 '세대별 투표율'

여론조사 결과대로 선거 득표율이 연결될지는 '미지수'

한강 벨트와 낙동강 벨트가 중요한 이유는 의석수 규모부터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한강을 둘러싼 수도권은 서울 48석, 경기 60석, 인천 14석으로 모두 122석이나 된다. 낙동강 벨트는 부산 18석, 경남 16석, 울산 6석까지 PK 지역만 40석이고, 대구 12석, 경북 13석을 합하면 여론의 영향을 받는 수는 65석으로 늘어난다. 범한강 벨트와 범낙동강 벨트를 합하면 무려 187석이나 된다. 한강 벨트와 낙동강 벨트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누가 거두느냐에 따라 판세가 결정되는 셈이다.

2008년 총선은 보수 정당인 한나라당이 싹쓸이를 했고, 2020년 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이 위성 정당의 비례 의석까지 포함해 민주당의 선거로 만들었다. 이번 총선도 ‘벨트 대전’이 펼쳐지고 있다. 양대 정당의 선거 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주요 지역이 모두 수도권과 PK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주로 서울지역, 특히 한강 벨트에 공을 들이고 있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뿐만 아니라 선거 영향력이 광범위하게 미치는 경기지역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낙동강 벨트는 한 위원장과 이 대표 모두 매우 공을 들이고 있다. 심지어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경남 거제를 비롯해 자신의 지인들이 출마하고 있는 지역구에서 민주당을 응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바로 낙동강 벨트 지역이다.

한강 벨트와 낙동강 벨트에서 벌어지는 진영 간 총력전 와중에 선거 막바지 가장 큰 변수는 세대별 투표율이다. 시사저널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월 18~19일 실시한 조사(수도권 1009명, 유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 응답률 9.3%,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서울, 인천, 경기 수도권 지역 유권자들 대상으로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데 투표할 것인지, 투표하지 않을 생각인지’ 물어봤다. 수도권에서 적극 투표층은 83.6%로 나왔고, 가급적 투표층은 11.9%였다. 20대는 적극 투표층이 65.3%, 30대 75.1%, 40대 89.7%, 50대 89.7%, 60대 89.8%, 70대 이상 93.3%로 나타났다(그림3).

전체 응답결과 적극 투표층은 응답자 10명 중 무려 8명이 넘는다. 실제 투표율도 그렇게 될까. 역대 총선과 비교해보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해진다. 2016년 총선 투표율은 58%, 4년 전인 2020년 총선은 66.2%였다. 대체로 여론조사에서 구해지는 값에 -20%를 하게 되면 실제 투표율과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렇게 보면 20대는 45.3%, 40대는 69.7%, 70대 이상은 73.3% 정도로 조정이 가능해진다.

실제로 2016년 20대 총선과 2020년 21대 총선의 세대율 투표율을 비교해보면 명약관화하다. 2016년 국회의원 선거 전체 투표율은 58%였다. 세대별로 보면 20대가 52,7%, 30대 50.5%, 40대 54.3%, 50대 60.8%, 60대 71.7%로 나타났다. 30대 투표율이 가장 낮았다.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제1당이 되면서도 123석에 그친 이유는 지지층들이 나오긴 했지만 아주 많이 나오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새누리당이 선거 참패를 하기는 했지만 60대 투표율은 매우 높았다.

2020년 민주당이 무려 180석 의석을 차지하게 됐던 배경에 투표율이 있었다. 2020년 총선 투표율은 역대급인 66.2%나 되었다. 20대는 58.7%, 30대 57.1%, 40대 63.5%, 50대 71.2%, 60대 80%나 된다(그림4). 민주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한 40대와 50대는 직전 총선 대비 무려 10%p나 투표율이 더 높아졌다.

그렇다면 여론 조사 결과대로 선거 득표율이 그대로 연결될까. 알 수 없다. 왜냐하면 가장 중요한 연령대별 투표율이 포함되지 않아서다. 아무리 40대 지지율이 높은 후보자라고 하더라도 지지층들이 투표소로 오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선거 여론조사로 발표된 결과를 분석해 보자.

국제신문과 부산MBC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월 21~24일 실시한 조사(경남 양산을 500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 응답률 17.6%,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물어봤다.

김두관 민주당 후보 49%, 김태호 국민의힘 후보 37%로 가상대결 결과가 나왔다. 김 후보가 12%p 앞서는 수치다. 낙동강 벨트의 핵심 지역으로 꼽히는 경남 양산을은 초접전이 예상되거나 근소하게 김 후보의 우세가 점쳐졌던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 후보가 약진하는 모습이다. 적극 투표층에서 김 후보가 14%p 더 앞서는 결과다. 연령별로 보면 40대는 76%, 30대 58%, 50대 51%, 18~29세 46% 순으로 김 후보를 지지했다. 그렇지만 세대별 투표율이 유지돼야 가능한 결과를 의미한다.

사전 투표제도가 시행되면서 양쪽 진영 모두 최종 투표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에도 얼마나 지지층들이 많이 투표소로 나서는지가 핵심이다. 2020년 방송 3사 출구조사의 심층 분석을 통해 세대별로 어떤 정당에 얼마나 투표했는지를 분석해 봤다. 2020년 총선 세대별 지역구 투표 현황을 분석해 보면, 20대의 절반이 넘는 56.4%가 민주당 후보자에게 투표했고, 보수정당이고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 투표한 비율은 32%로 나타났다.

30대는 민주당 61.1%, 미래통합당 29.7%로 나왔고 40대는 3명 중 2명 정도인 64.5%가 민주당 후보자에게 표를 줬다. 60대 이상은 유권자 10명 중 6명 정도인 59.8%가 미래통합당 후보자에게 투표했고 32.7%는 민주당 후보자에게 힘을 실어줬던 것으로 결과가 나온다(그림5). 결국 선거 여론조사가 아니라 최종적인 투표율이 결합된 값이라야 선거 예측이 가능해진다.

선거판세 격동속으로..."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의 전설적인 명문 구단인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에서 주전 포수 안방마님 자리를 굳건히 지켰던 레전드 선수 요기 베라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명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야구는 9회 말 2아웃부터라고 한다. 우리는 다 졌다고 생각한 게임도 단 한 방으로 전세를 역전하는 장면을 수도 없이 목격해왔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 실시된 조사의 결과 또한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엠브레인퍼블릭‧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이 지난 4월 1~3일 실시한 NBS조사(전국1004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8%,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38%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 대비 2%p 오른 수치다.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1%p 하락한 55%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의 경우 국민의힘은 39%, 민주당은 29%로 조사됐다.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 대비 5%p 오른 반면, 민주당은 3월 1주 차 조사 이래 1개월째 횡보하고 있다. 개혁신당은 2%, 새로운미래와 녹색정의당은 각각 1%의 지지율을 보였다.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의 경우 국민의힘의 비례위성 정당인 국민의미래가 31%로 가장 높았다. 조국혁신당은 23%, 민주당의 비례위성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15%로 뒤를 이었다.

또한 이번 총선에서 ‘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정부 지원론’에 대한 공감은 46%,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정부 심판론’에 대한 공감은 47%로 집계됐다. ‘정부 지원론’은 직전 조사 대비 2%p 올랐고, ‘정부 심판론’은 2%p 내렸다. 정권 안정과 정권 심판 비율이 거의 비슷해진 셈이다.

다른 지표들도 여권에 다소 유리하게 움직였다. 지역구 국회의원 투표 의향은 국민의힘 39%, 민주당 37%, 개혁신당 2%, 새로운미래·녹색정의당 각 1% 순이다. 전주보다 국민의힘은 7%p, 민주당은 5%p 상승했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지지층이 결집한 가운에 여권이 더 힘을 모은 모양새다. 여권이 다소 반등한 흐름이지만 중도층은 야권 성향으로 기울었다. 중도층은 견제론(60%)이 지원론(34%)보다 26%p 높다. 지역구 투표 의향은 민주당 43%, 국민의힘 25%다. 제1당 예상은 민주당이 53%에 달했다. 국민의힘은 30%다. 지난 조사와 비교하면 민주당 1당 전망은 8%p 상승했고, 국민의힘 1당 전망은 7%p 하락했다.

4.10 총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4일 서울 시내에서 시민들이 한 후보의 유세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10 총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4일 서울 시내에서 시민들이 한 후보의 유세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투표일을 앞두고 지난 한 달여 동안 선거 국면은 요동쳤다. 3월 초만 하더라도 민주당의 이른바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 파장으로 국민의힘이 기세등등 했었다. 그렇지만 윤 대통령실발 ‘이황물의(이종섭‧황상무‧물가‧의대 증원)’ 논란이 폭발하면서 민주당이 다시 주도권을 잡는 흐름으로 포착됐다.

그러나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가면서 경기도 지역에 출마한 민주당 양문석 후보자의 딸을 통한 11억 원 대출 논란, 공영운 후보자의 자녀 부동산 증여 관련 논란, 김준혁 후보자의 특정 여대 관계자에 대한 성상납 발언 파장 등으로 표심이 다시 요동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경기도 하남 갑 지역구에 출마한 추미애 후보자가 민주당이 1당이 될 경우, 국회의장이 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선거 판세는 다시 격동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요기 베라의 명언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