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주 11조5000억원 목표 '정조준'…위기대응 '로드맵' 운영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 사진=대우건설 제공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 사진=대우건설 제공

[데일리한국 이연진 기자] 최근 국내 부동산 경기가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건설사 수장들에게 어려운 숙제가 주어진 상황이다. 고금리, 원자잿값 상승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만큼 산적한 악재를 돌파하고 영업이익을 확보해야 하는 위기능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2023년 국내 시공능력평가 기준 TOP3 안에 진입한 대우건설을 이끄는 백정완 사장은 건설시장의 한파와 불확실성을 정면 돌파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수익성이 보장되는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을 선별해 수주를 확대하고, 해외에서는 거점국가의 사업 확장과 신규 국가 발굴에 주력해 위기에 물러서지 않고 전진하는 전략을 택했다.

◇ 재건축현장 경험 바탕으로 도시정비사업 현장 지휘

백 사장은 부동산 시장 위기 속에서도 올해 수주 11조5000억원, 매출 10조4000억원의 사업 성과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에서는 강남 등 수익성이 높은 도시정비사업 수주고를 올리고, 해외에서 신규 신흥 시장을 개척하면서 대규모 토목·플랜트 사업을 수주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내 도시정비사업에서 목표치를 초과달성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백 사장이 직접 정비사업 현장을 방문하는 등 선두에 나서 진두지휘를 한 결과다. 

백 사장은 대학 졸업 직후인 1985년부터 현재까지 대우건설에만 몸을 담은 '정통 대우건설맨'이다. 40여 년 가까운 시간 동안 국내 정비사업 현장 소장을 비롯해 주택CM 팀장과 리비아 등 해외 현장에 근무한 이력이 있다. 그만큼 건설 시장 상황과 여건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CEO다. 

이런 수장의 진두지휘를 통해 대우건설은 지난해 연간 경영실적 잠정집계 결과(연결기준) 매출 11조6478억원, 영업이익 6625억원, 당기순이익 5215억원의 누계 실적을 기록했다. 2023년 매출 목표 10조9000억원 대비 106.9%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사업부문별로는 주택건축사업부문이 7조2051억원을 달성, 국내 경기 침체 속에서도 선방했다. 이어 토목사업부문 2조4151억원, 플랜트사업부문 1조6202억원, 베트남 하노이 THT 개발사업 등에서 매출을 올렸다.

백 사장은 올해 다소 보수적으로 정비사업 수주에 나서고 있는 다른 건설사와 달리 도시정비사업에 적극적으로 도전해 견고한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 사진=대우건설 제공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 사진=대우건설 제공

◇해외 개발사업 확대로 사업 다각화…디벨로퍼 변신 추진 

대우건설은 올해 해외에서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단순 도급 사업을 넘어 도시개발사업에 도전하는 등 사업의 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미 국내외 도시개발사업 경험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건설 개발사업 분야에서 거둔 성과를 더욱 확장하겠다는 의지다. 

대우건설이 올해 해외 건설사업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정원주 회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됐다. 정 회장은 국내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지자 해외건설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며 '세계 건설 디벨로퍼'로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정 회장은 지난 2월 인도를 방문해 현지 기업 관계자들을 면담하고 시장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등 지난해 해외 10여개 국가 시장을 점검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대우건설은 뉴저지를 중심으로 한 북미지역,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아프리카지역, 싱가포르·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지역 등 3곳을 축으로 해외 개발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의 방침에 발 맞춰 백 사장은 대우건설 조직체계를 해외 수주 맞춤형으로 개편하고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백 사장은 해외 건설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 11월 공공지원단을 신설하고, 해외사업단을 CEO 직속 편제로 조정하는 등 대규모 인사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지난해 해외건설 신규 수주액은 16억8565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51.3% 증가한 수치다. 주요 거점 지역인 아프리카에서 8억5861만달러를 수주했고, 중동에서 8억567만달러의 신규 수주액을 확보했다.

대우건설은 2년 연속 해외건설 수주 10만달러 이상을 기록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도 해외 건설시장에 집중해 매출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백 사장은 신재생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전통 건설시장에서 벗어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신재생 친환경 에너지 분야 강화를 위해 육상·해상 풍력발전, 소형모듈원전(SMR) 등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최근에는 UAM(도심항공교통) 사업 진출도 노리고 있다. 

백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고 도급을 넘어 개발사업을 선별 추진해 사업의 폭을 넓혀야 한다"며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 건설 연계 사업은 물론 탈(脫)건설 사업에도 철저한 검토와 분석을 통해 대우건설의 성장 동력을 발굴해 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미래 먹거리 사업과 관련해서는 "베트남을 비롯해 캐나다, 미국 등 북미지역 개발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풍력발전, 자원순환 수소 등 친환경사업 참여를 타진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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