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경만 KT&G 사장. 사진=KT&G 제공
방경만 KT&G 사장. 사진=KT&G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KT&G가 본격적으로 방경만 사장 체제에 들어섰다. 새 사장 체제는 백복인 체제 이후 9년 만이다. ‘KT&G맨’으로 사장 선임 이전부터 회사 에서 다수의 성과를 낸 만큼, 그의 경영능력에 거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방 사장 앞에는 여러 과제들이 산적하다. 담배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원가부담은 계속되고, 국내 흡연인구는 계속해서 줄고 있는 등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어려운 대외적 경영환경 속에서 방 사장이 성장세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최다 득표’라는 주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KT&G 사장에 오르면서 경영 리더십을 발휘할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에쎄 체인지 신화…KT&G 새 수장으로

방 사장은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햄프셔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8년 KT&G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에 공채로 입사한 후 브랜드실장, 글로벌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사업부문장 등 회사의 핵심 분야를 두루 거치며 경험을 쌓았다.

특히 브랜드실장 재임 시 ‘에쎄 체인지’를 선보인 것은 대내외적으로 잘 알려진 성과다. 에쎄 체인지는 현재 국내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로, 국내 시장 점유율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본부장 재임시에는 해외시장별 맞춤형 브랜드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진출 국가 수를 40여개 국가에서 100여개 국가로 늘리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 해외 궐련사업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성과 창출을 내기도 했다.

또 총괄부문장으로서 3대 핵심사업(해외궐련·궐련형 전자담배·건강기능식품) 중심의 중장기 성장전략 수립과 신주주환원정책 추진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실제로 방 사장이 2021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된 이후 KT&G의 3대 핵심성장사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까지 18.9% 성장했다. 해외궐련과 궐련현 전자담배를 합한 지난해 글로벌 담배사업 영업이익은 2021년 대비 55.6% 성장세를 보였다. 

그가 회사 내부에서 보여준 경영능력은 주주들의 지지를 받는 데에도 충분했다. 

방 사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후보 2명을 포함해 후보자 3명 중 상위 2명을 사내·외 이사로 선임하는 집중투표제 결과 주주들의 압도적 지지로 최다 득표를 기록하며 사장에 선임됐다.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도 사장 후보 최종 선임 당시 “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시장 한계를 뛰어넘어 KT&G가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역량을 발휘할 최적의 후보로 판단했다”며 방 사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3대 핵심사업으로 글로벌 톱티어 노린다

하지만 방 사장 앞에 놓인 해결과제가 녹록치 않다. 특히 재임 시 이뤄내야 하는 가장 큰 과제는 수익성이다.

KT&G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5조8626억원으로 전년 대비 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이 기간 영업이익은 1조1673억원으로 7.9% 감소했다. 수원 부동산개발사업이 종료되는 등 일회성 요인 영향이 컸다.

하지만 결국 궐련 담배 수요는 계속해서 줄고, 잎담배 등 원자재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어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수익성 개선이 쉽지만은 않다. 

이에 KT&G가 찾은 해답은 해외 시장이다. KT&G의 경영 목표는 해외궐련·궐련형 전자담배·건강기능식품 등 3대 핵심사업을 키워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이미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궐련과 관련해선, 해외법인 대상의 전사적인 역량 집중을 통해 사업체계 및 전략 정교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규 시장에 대한 개척 활동도 적극 진행 중이다. 

글로벌 시장 확대 대비를 위해 공장도 짓고 있다. KT&G는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투자부와 인니 동자바 주에 수출 전초기지인 신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 지원 협약을 맺었다. 

같은 해 10월에는 카자흐스탄에서 궐련 담배와 전자담배 전용스틱을 생산하는 하이브리드형 신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카자흐스탄 신공장은 2025년, 인도네시아 신공장은 2026년 가동이 목표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지역의 생산거점으로, 카자흐스탄은 유라시아 사업성장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영역에서는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KT&G는 2020년 1월 PMI와 궐련형 전자담배 ‘릴’ 제품 수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해 1월 15년간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는 사업은 지난해 말 기준 폴란드, 이탈리아, 카자흐스탄, 체코, 그리스 등 총 31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주력시장인 중화권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 강화하는 한편, 미국, 일본, 동남아 등 시장을 개척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지화 중심 판촉 및 제품 개발을 통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3대 핵심사업 전략은 방 사장 체제에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방 사장은 취임 이후 차기 경영전략으로 ‘T·O·P(Trust, Origin, Professional)’를 제시했다.

T·O·P는 적극적 소통으로 이해관계자 신뢰(Trust)를 제고하고, 퍼스트 무버(First-Mover)로서 근원적(Origin) 경쟁력을 확보하며, 성과와 성장을 위해 글로벌 전문성(Professional)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이를 바탕으로 신선하고 파격적인 시도를 거듭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방 사장은 “KT&G는 3대 핵심사업을 성장 발판으로 삼아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그 성장의 과실을 공유함으로써, 회사 가치를 높이고 주주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더욱 단단한 신뢰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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