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토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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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항노화에 대한 연구가 엄청나게 진행되고 있지만, 연구가 진행될수록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연의 순리대로 잘 먹고 잘 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적당히 운동하고 잘 쉬고 원만하게 성생활을 유지하면서 자율신경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아프지 않고 나이들기 위해 기억해야 할 세 가지 원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적게 먹고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은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가장 많이 묻습니다. 그러나 좋은 음식을 찾아서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을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적게 먹는 것’은 장수 식단에서 변하지 않는 원칙입니다. 장수하는 사람들이 많은 지역을 ‘블루존’이라고 합니다. 이 블루존에 사는 사람들에게서는 몇몇 공통적인 습관이 발견됐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적게 먹는 소식(小食)이었습니다.

소식은 몸 안의 독소를 없애고 자율신경계를 회복하기 위한 디톡스 식단의 기본이기도 합니다. 과식하면 몸이 무거워지고 오장육부가 지칩니다. 또 혈액이 탁해지고 활성 산소를 늘려 노화가 촉진됩니다. 소식하면 소화작용에서 발생하는 활성 산소가 줄어들고, 몸은 가볍고 혈액은 맑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음식의 총량을 줄이는 소식도 좋고 간헐적으로 식사를 중단하는 간헐적 단식도 좋습니다. 단 간헐적 단식은 건강한 사람에게만 권장되며, 간헐적 폭식과 혼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단식 후 먹는 식사량도 조절해야 합니다.

이렇게 식사량을 줄이면 하루 활동을 마친 후 남는 에너지가 줄어 비만을 예방하고 염증도 가라앉아 노화를 늦춥니다. 식사는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되, 배부를 때까지가 아니라 배고프지 않을 만큼만 해야 한다는 점 잊지 마세요.

많이 움직이고

‘운동’이라고 하면 땀을 흘리면서 근육 키우는 상상을 하기 쉽지만, 노화를 지연하기 위한 운동은 흔히 생각하는 운동과는 좀 다릅니다. 운동보다는 ‘많이 움직이기’로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운동을 직업으로 삼았거나 신체가 건강한 사람이라면 괜찮겠지만 ‘강도 높은 운동’이 절대적으로 몸에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노화 지연 운동의 핵심은 ‘남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이니까요. 최근 한국인의 노화 속도가 빨라진 이유로 TV, 컴퓨터 모니터, 스마트폰을 보면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는 습관이 꼽힙니다.

2020년 보건복지부 국민건강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이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8.6시간에 이릅니다. 12시간 앉아 있는 사람도 21%나 된다고 하고요. 그 결과 근육량이 줄어들고 체내에 에너지가 계속 쌓이면서 지방이 늘어나 비만에 이르고 심하면 척추마저 휘어집니다.

사람의 자세는 근골격계 질환에만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면 신진대사와 혈액순환도 나빠지고 심리적으로 우울감, 불안감 등을 늘리며 몸 전반의 노화를 촉진합니다. 그러니 노화를 늦추려면 몸을 되도록 많이 움직여야 합니다.

관절의 연골이 심하게 마모될 정도로 강도를 높이거나 근육에 과부하가 올 정도로 장시간 운동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평소 움직이는 습관이 없다면 의식적으로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스트레칭하며 근력을 키우고 몸을 되도록 많이 움직이며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는 습관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습관이야말로 어떤 영양제, 마사지, 물리치료보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을 잘 유지하는 동시에 노화까지 늦추는 비결입니다.

적정 체온 유지

체온이 1도 올라가면 면역력이 무려 30% 증가하고 기초대사량도 높아집니다. 몸이 따뜻하다는 것은 체내 효소가 많고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이 원활하다는 뜻이지요. 장의 연동운동, 소화 기능이 좋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체온은 건강을 관리할 때 꼭 챙겨야 하는 요소입니다. 체온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다면 우선 내가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고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평소 체온이 낮은 경우 지속적으로 저강도 운동을 해서 근력과 체력을 키우면 체온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신욕이나 족욕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40℃ 정도의 따뜻한 물에 20~30분 동안 몸이나 발을 담그면 말초신경을 자극해 혈액순환과 신진대사가 원활해져 체온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생강, 단호박, 찹쌀, 꿀, 인삼 등은 모두 체온을 올리는 효과가 있어 한약으로도 많이 처방합니다. 주로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인한 시린 몸이나 냉증에 처방하는 약재들인데, 가정에서도 차, 식사, 건강기능식품으로 손쉽게 섭취할 수 있는 재료이니 참고하세요.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안티에이징시크릿. 생활습관만 바꿨을뿐인데, 직장인 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등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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