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대 전경. 사진=한국항공대
한국항공대 전경. 사진=한국항공대

[주간한국 박현영 기자] 한국항공대학교는 올해 입시부터 전공 없이 학생을 선발하는 ‘무전공(전공자율선택제)’ 모집을 전면 실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무전공 모집은 ‘자유전공학부 확대’와 ‘단과대학별 입학정원 통합선발’을 통해 2025학년도 신입생부터 모든 학생이 전공자율선택제로 입학한 후 2학년 진급 시에 전공을 선택하도록 마련됐다. 단, 항공운항학과, 스마트드론공학과, AI 자율주행시스템공학과의 3개 특수학과 및 첨단학과는 기존처럼 학과별로 신입생을 모집한다.

한국항공대는 전공자율선택제를 확대함으로써 학생의 전공 선택권을 높이고 급변하는 4차 산업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융합 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학과 간 벽 허물기를 강조하는 교육부의 정책 기조와도 일치한다. 앞서 교육부는 2024년 대학혁신지원사업 인센티브 평가부터 전공자율선택제 추진실적을 중점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은 “우주항공청 개청과 함께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우주항공 시대에 진입하면서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항공우주 종합대학으로서 첨단 융‧복합 산업인 항공우주산업의 특성을 잘 살린 전공자율선택제를 도입해 미래형 융합인재를 양성하는 것으로 산업 현장의 수요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항공우주 종합대학 특성 살려 2025학년도 신입생부터 2개 전공 이수 융합교육 의무화

자유전공학부는 전체 모집 정원 대비 20%로 인원이 늘어난다. 자유전공학부로 입학한 학생은 2학년 진급 시 항공운항학과를 제외한 모든 학과와 전공을 단과대학에 상관없이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단과대학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단과대학별 입학정원 통합선발이 새로 도입된다. 공과대학, AI융합대학, 항공‧경영대학 소속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2학년 진급 시 각 단과대학 내의 모든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항공우주산업은 한 국가의 모든 기술 및 산업 역량을 종합적으로 구현하는 시스템 산업이다. 항공우주 종합대학인 한국항공대의 3개 단과대학도 항공우주산업 발전에 필요한 모든 전공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전공의 교육 커리큘럼 간에 긴밀한 연계성을 보유하고 있다. 공과대학은 항공기 및 위성의 시스템‧제어‧소재‧정비를, AI융합대학은 항공기 및 위성의 전기전자‧AI‧SW를, 항공경영대학은 항공기운용‧공항관리‧물류서비스를 각각 다루고 있어 융합 교육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국항공대는 이같은 특유의 강점을 활용해 전공자율선택제로 입학한 2025학년도 신입생부터 제1전공과 제2전공을 이수하는 것을 졸업요건으로 의무화한다. 두 개의 전공은 동일한 학점을 이수하도록 해 기존의 주전공, 복수전공 개념과 차별화를 뒀다. 학생들은 각자의 진로에 따라 단과대학 내의 유사한 전공을 선택해 전공 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고, 서로 다른 단과대학의 전공을 조합해 차별화된 융합인재로 성장할 수도 있다.

단과대학별 입학정원 통합선발로 입학하거나 특수학과, 첨단학과로 입학한 신입생도 제2전공은 소속 단과대학에 구애받지 않고 선택할 수 있다. 단, 특수학과인 항공운항학과(항공‧경영대학 소속)는 제2전공으로 선택할 수 없어 전과를 통해 제1전공으로만 이수할 수 있다. 반면, 첨단학과인 스마트드론공학과(공과대학 소속)와 AI 자율주행시스템공학과(AI융합대학 소속)는 제2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 교과과정도 전면 개편한다. 항공우주산업의 발전속도에 맞추고 최근 인력난을 겪고 있는 관련 산업의 전문 인재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각 전공의 커리큘럼을 새롭게 구성한다.

한편 올해 교육부 정책발표에 따라 전공자율선택제 신설 혹은 확대를 추진하던 수도권 각 대학은 교내 구성원 간 의견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면서 예상보다 축소된 규모를 발표하고 있다. 반면 한국항공대는 전공자율선택제 전면 도입 계획이 담긴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내놓았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은 “각 학과가 저마다의 곳간을 쌓고 타 학과에 개방하지 않는 ‘사일로(Silo‧학과 이기주의) 현상’을 없애기 위해 구성원 간에 소통을 활발히 한 덕분에 개별 학과의 이익보다는 대학 전체의 발전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있었다”며 “학과 간 벽을 과감히 허물어뜨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의 속도에 맞춘 교육을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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