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000명 방문, 삼각지역 '전쟁기념관역' 병기해야
서른살 된 전쟁기념관, 국민께 다가가는 기관으로
'전쟁을 잊은 민족에게 평화는 없다' 삶으로 표현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 회장. 사진=윤정희 기자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 회장. 사진=윤정희 기자

[데일리한국 윤정희 기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A nation that forgets its past has no future).'

모든 국민에게 익숙한 명언이지만 화자가 신채호인지, 처칠인지 학계의 의견은 분분하다. 문헌에는 나오지 않지만 역사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그의 삶이 명언과 닮아있어 모두가 그렇게 인정하는지도 모른다.

'전쟁을 잊은 민족에게 평화는 없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센터장에서 최연소 국방차관을 지냈으며, 제 20대 국회의원을 거쳐 전쟁기념사업회장의 직무를 수행중인 백승주 회장. 그는 안보전략과 북한관련 연구에 힘쓴 안보전문가로 손에 꼽히는 인물이다.

기자는 용산에 위치한 전쟁기념관에서 백 회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지하철 6호선 삼각지역에서 내려 12번 출구를 빠져나왔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이렇게 넓은 공간이 있었나 할 정도로 넓은 주차장과 녹지, 나지막한 건물들로 이뤄져 있었다.

'삼각지'는 한강·서울역·이태원 방면으로 통하는 삼거리 땅이란 데에서 유래됐다. 일제가 러일전쟁 직후 건설한 경부선 철도와  한강로가 삼각형 모양을 이룬데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최근 백 회장은 삼각지역에 ‘전쟁기념관역’을 병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루 8000여명이 전쟁기념관을 방문하는데, 대부분의 관람객이 삼각지역을 이용합니다. 삼각지역에 전쟁기념관이라는 명칭을 추가해 관람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에게 ‘왜 우리가 전쟁을 기억하고 기념해야 하는지’ 알리고 싶습니다."

전쟁기념사업회는 전쟁기념사업회법에 따라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중점을 둔 사업은 다음 세대와 장병, 세계인들에게 '한국전쟁'을 기억하게 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에 산재한 한국전쟁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6·25전쟁 아카이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참전국 주재 대사관의 무관, 그리고 현지의 6·25전쟁·한국 전문가와 함께 자료를 수집하고, 각 나라별로 성과를 공유하는 세미나를 개최하기 위해 ‘국제자문단’을 구성하고 있다.

백 회장은 "6·25전쟁을 매개로 시작하는 사업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한국 관련 여러 사안을 다루는 친한 전문가 단체로 발전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래세대의 안보의식과 국군장병의 정신전력 강화를 도울 수 있는 전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를 더욱 확대해 전쟁기념관을 관람하고 나서 국가가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를 깊게 느끼고 마음에 울림을 주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세계인이 함께하는 대표문화공간 조성을 위해서도 온힘을 다하고 있다.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으로 인해 전쟁기념사업회와 전쟁기념관을 방문하는 외국 인사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6·25전쟁 참전국의 인사들은 이 곳을 꼭 찾고 있습니다."

전쟁기념사업회는 전쟁 당시 희생된 자국 병사들을 추모하기 위한 여러 사업과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대해 외국 인사들이 감사를 표하기 위해 전쟁기념관을 방문하고 있는 것이다.

백 회장은 외국인들이 참전기념비와 전사자 명비를 보며 큰 감동을 받는 것에 주목했다. 추모시설과 추모행사를 통해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우호적인 감정을 가지고, 이를 발전시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6·25전쟁 유엔참전용사들의 헌신을 기리고, 이를 통해 참전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전쟁기념사업회가 끊임없이 노력하는 배경이다.

"올해로 개관 30주년을 맞은 전쟁기념관은 군인에게는 정신전력 강화의 공간으로, 국민에게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미래세대에게는 평화 통일의 마음을 갖게 하는 교육공간으로 기능해야 합니다."

백 회장은 국민들에게 보다 친밀한 전쟁기념관으로 다가서기 위해 '비즈니스 마인드'를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으로서 마땅히 국민께 서비스한다는 마음으로 편안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W아카데미’, ‘용산특강’, ‘나지포럼(나라를 지키는 포럼)’ 등 다양한 전시, 교육, 문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백승주, 그의 삶의 궤적은 대한민국의 다음세대가 6·25전쟁을 기억토록 해 미래의 평화로운 조국에서 번영하길 바라는 '행정가, 정치인, 학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고, 또 걸어가고 있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